죽음과 크림빵 새소설 19
우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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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 어덜트‘라는 새로운 부제가 추가된 자음과모음 새소설 시리즈의 19번째로는 「시티-뷰」로 혼불문학상을 수상하며 꿈틀대는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우신영작가님의 「죽음과 크림빵」입니다.
이야기는 고산시의 고산대학교의 국어국문학과 교수인 허자은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정교수 자리에 공석이 생기게 되고 그 공석을 곽용권이 추천한 노상현이 메꾸게 되는 이야기인데 그 속에서 곽용권을 포함한 나머지 교수들을 무조건적으로 보필하던 조교 이종수가 허자은 교수의 유품 중 하나인 오래된 노트북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입 속의 검은 잎‘같은 심연을 드러내고 대학교라는 곳이 교양을 학문하는 곳이지만 그 고상한 교양을 내세우며 욕망을 가지는 교수를 포함한 부교수, 조교, 학부생들의 적나라한 모습이 너무 불쾌하고 노골적인 성적묘사 속에서 피어나는 고급적인 단어선택들이 인상적이었던 전작 「시티-뷰」처럼 이 소설 또한 그러했지만 이종수 조교처럼 그리고 이종수의 뒤를 잇게 된 글을 쓰는 대신 온 몸에 타투와 피어싱을 새기며 기록하던 정하늬처럼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읽고 나서의 느낌은 그저 구청의 위생점검에 적발되며 점차 하향세에 접어들어 조만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예정(부모가 한날 한시에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이하여 허자은에게는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하여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유일한 혈육인 오빠 허자곤이 있음.)인 낙원떡집(부모가 돌아가시자 오빠 허자곤이 가업을 물려받음.)의 딸이자 화장하지 않고 선산에 뭍힌 허자은이 이제는 답답했던 몸과 마음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며 진정한 ‘낙원‘에 머물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우신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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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정원
이안리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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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물의 안락사와 방사 사이에서 고민하며 동물권에 대한 중편소설 (플렉시테리언)으로 당선되어 등단하신 이안리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각자의 정원」이 출간되었고 읽어 보았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이제 아홉살인 재이라는 소년이 그린벨트로 지정된 깊은 산과 강이 흐르는 마을의 타운하우스에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 엄마와 중학생이지만 홈스쿨링을 하는 형과 함께 살며 다섯걸음 정도 떨어진 옆 타운하우스에 사는 병원에서 근무하였으나 불미스러운 일로 해고 당한 율리의 엄마와 동갑 내기 소녀 율리와 함께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놀거나 서로의 집에 거리낌없이 놀러다니며 생활하고 있는 데 율리의 아빠는 한 달에 한 번 면접교섭권으로 율리를 만나러 가고 율리의 엄마는 어둑해지면 그린벨트가 지정된 산으로 올라가 율리와 함께 비밀스러운 임무를 수행하는 도중에 호기심많고 대담한 재이의 가족에게는 한 가지 비밀이 있는 데 그곳의 재이의 형과 엄마를 포함한 재이 엄마의 가족들이 별안간 아무런 기척도 없이 ‘포크‘로 변하여 빠르면 몇 분이나 몇 시간 후에 오래 걸리면 하루에서 며칠까지 포크 상태로 있다가 다시 돌아온다는 놀라운 집안 내력으로 인해 재이의 아빠는 집을 나와버렸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포크로 변하는 엄마와 형이 다시는 자신의 곁으로 돌아오지 않을까봐 그리고 재이 자신도 언젠가는 포크가 되어버리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면서도 우연히 율리와 율리의 엄마가 밤에 몰래 나가는 것을 알게되며 그 임무에 동행하게 되면서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찬성과 반대의 입장에서 팽팽하게 대립하는 어른인 마을 사람들과 그 곳에 출몰하는 멸종위기종인 천연기념물 수달의 흔적을 찾아나서며 점차 성장하는 재이의 모습이 인상적이면서도 소설 속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닌 현실 속 상황에 마음이 무거워지지만 책 표지의 문을 열고 노오란 빛이 감도는 숲으로 들어가는 소년의 모습과 책 날개에 펼쳐진 아름답고 울창한 숲의 이미지처럼 우리 모두가 성장해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불확실하지만 사랑을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들을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에 저장하며 글을 쓰실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안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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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공현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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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현진작가님의 첫 소설집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를 읽었습니다.
2023년 「동아일보」신춘문예 등단작인 (녹)은 시간 강사인 노 선생의 아이인 태오를 돌보는 일을 자처하던 ‘녹‘이 불의의 사고로 자신의 아이인 바잇을 떠나보내게 되어 노 선생의 학교 정문에서 ‘노교수를 고발, 자신은 아이를 잃었고, 그것이 노교수의 책임‘이라는 문구를 쓴 8절 스케치북을 들며 고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만 매 달 몇 만원씩 모자르게 입금하며 다음 달에 한꺼번에 다 주겠다며 연락을 끊는 노 선생의 전남편을 보며 너무 괘씸하게 여겨지는 것은 저 역시도 정당하게 받아야 되는 돈을 제 날짜에 온전히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했습니다.
표제작인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의 직접 목격하지는 않았지만 외국인 근로자였던 카샤의 죽음을 알게 되었고 그러한 일이 발생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공장을 가동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끼는 주호에게 자신이 직접 장을 보며 손수 고른 소중한 식재료로 요리를 해주게 되는 모습을 보며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테지만‘ 마냥 두려워하는 것보다는 함께 멸망을 맞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신도가 열 명도 채 되지 않은 교회에 온 가족들이 예배를 보는 (돌아가는 마음)을 읽으며 얼마전에 읽었던 정기현작가님의 첫 소설집 「슬픈 마음 있는 사람」속 가족들이 떠올랐는 데 집을 박차고 나간 언니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와 결혼식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모습에 눈길이 가지만서도 매번 실수를 저지르는 황 대리의 모습에서 Eileen Corse의 그림이 인상적인 겉표지와 그 것을 늘여놓아 조금 신경이 쓰이는 내지 디자인, 그리고 뒤죽박죽인 ‘수록 작품 발표 지면‘ 같은 것을 보며 작가님이 속상하실 것 같지만 곧 수정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모집한 밴드에서 왕따를 당하며 잘린 보컬에 소질이 그다지 없는 석주와 매번 돈이 없으며 여행사에서 상담 업무를 도맡아하는 (이름을 짓기 직전)의 비정규직 선미가 버텨내고 있는 현실과 비록 자신은 요양보호사 시험에 떨어졌지만 기꺼이 꽃다발을 들고 일흔을 넘긴 나이에 합격한 선자 씨를 축하하러 가는 (선자 씨의 기적의 공부법)의 훈훈한 모습을 보며 저도 운전면허시험에 다시 도전해볼까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원래도 이상했지만 어렵게 가진 솔이를 과 엠티에서 잃게 되자 무속신앙과 종교에 맹신하게 되어 더욱더 이상해진 (권능)의 초희 이모와 그저 방관하는 엄마, 쓰레기 집에서 살아남으며 만두가게를 차린 (우리는 숲)의 미영과 가영자매, 인류가 사라진 곳에서 홀로 살아나마 인류가 사라진 풍경을 보고 기록하는 (모두가 사라진 이후에 - 3인칭의 세계)의 하나, 그리고 이소 문학평론가님의 작품해설(어차피의 세계에서)을 읽으며 마치 자신이 태어나고 살고 있는 나라의 언어만 할 줄 아는 (모두가 사라진 이후에 - 3인칭의 세계)의 하나를 낳으신 부모처럼 생경한 마음이 들었지만 언젠가 뒤쪽에서 헤엄치는 공현진작가님과 하나의 길에서 마주칠 ‘우리‘의 모습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공현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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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현진작가님의 첫 소설집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를 읽었습니다.
2023년 「동아일보」신춘문예 등단작인 (녹)은 시간 강사인 노 선생의 아이인 태오를 돌보는 일을 자처하던 ‘녹‘이 불의의 사고로 자신의 아이인 바잇을 떠나보내게 되어 노 선생의 학교 정문에서 ‘노교수를 고발, 자신은 아이를 잃었고, 그것이 노교수의 책임‘이라는 문구를 쓴 8절 스케치북을 들며 고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만 매 달 몇 만원씩 모자르게 입금하며 다음 달에 한꺼번에 다 주겠다며 연락을 끊는 노 선생의 전남편을 보며 너무 괘씸하게 여겨지는 것은 저 역시도 정당하게 받아야 되는 돈을 제 날짜에 온전히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했습니다.
표제작인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의 직접 목격하지는 않았지만 외국인 근로자였던 카샤의 죽음을 알게 되었고 그러한 일이 발생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공장을 가동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끼는 주호에게 자신이 직접 장을 보며 손수 고른 소중한 식재료로 요리를 해주게 되는 모습을 보며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테지만‘ 마냥 두려워하는 것보다는 함께 멸망을 맞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신도가 열 명도 채 되지 않은 교회에 온 가족들이 예배를 보는 (돌아가는 마음)을 읽으며 얼마전에 읽었던 정기현작가님의 첫 소설집 「슬픈 마음 있는 사람」속 가족들이 떠올랐는 데 집을 박차고 나간 언니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와 결혼식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모습에 눈길이 가지만서도 매번 실수를 저지르는 황 대리의 모습에서 Eileen Corse의 그림이 인상적인 겉표지와 그 것을 늘여놓아 조금 신경이 쓰이는 내지 디자인, 그리고 뒤죽박죽인 ‘수록 작품 발표 지면‘ 같은 것을 보며 작가님이 속상하실 것 같지만 곧 수정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모집한 밴드에서 왕따를 당하며 잘린 보컬에 소질이 그다지 없는 석주와 매번 돈이 없으며 여행사에서 상담 업무를 도맡아하는 (이름을 짓기 직전)의 비정규직 선미가 버텨내고 있는 현실과 비록 자신은 요양보호사 시험에 떨어졌지만 기꺼이 꽃다발을 들고 일흔을 넘긴 나이에 합격한 선자 씨를 축하하러 가는 (선자 씨의 기적의 공부법)의 훈훈한 모습을 보며 저도 운전면허시험에 다시 도전해볼까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원래도 이상했지만 어렵게 가진 솔이를 과 엠티에서 잃게 되자 무속신앙과 종교에 맹신하게 되어 더욱더 이상해진 (권능)의 초희 이모와 그저 방관하는 엄마, 쓰레기 집에서 살아남으며 만두가게를 차린 (우리는 숲)의 미영과 가영자매, 인류가 사라진 곳에서 홀로 살아나마 인류가 사라진 풍경을 보고 기록하는 (모두가 사라진 이후에 - 3인칭의 세계)의 하나, 그리고 이소 문학평론가님의 작품해설(어차피의 세계에서)을 읽으며 마치 자신이 태어나고 살고 있는 나라의 언어만 할 줄 아는 (모두가 사라진 이후에 - 3인칭의 세계)의 하나를 낳으신 부모처럼 생경한 마음이 들었지만 언젠가 뒤쪽에서 헤엄치는 공현진작가님과 하나의 길에서 마주칠 ‘우리‘의 모습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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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푸른 돌
은모든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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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모든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세 개의 푸른 돌」을 읽었습니다.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었으나 푸름이를 낳고 몸이 나빠져 투병중이던 엄마가 세상을 떠난 충격으로 이리저리 방황을 하게 된 아빠의 보호자로 서른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걸려오는 아빠의 연락을 가볍게 무시하지 못하는 푸름(루미)과 한때 아역 배우로 나름 스타덤에 올랐으나 구설수에 휘말려 더 이상 화면 속에 등장하지 못하고 설상가상 아빠의 사업이 기울어지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유년 시절을 겪고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작은 영화에 출연하였지만 다른 배우의 구설수로 인해 개봉이 수차례 밀리게 되며 또다시 불안해지는 현, 그리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늘 밝음을 유지하였고 그만큼 부유하게 살아왔으나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생각은 하지 못한 채 그저 남들이 추천하는 것들을 막연하게 하였고 갑작스럽게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얼마 안 가 현과의 연락(루미하고는 일찍이 멀어짐)을 끊어버린 반희 이렇게 세 사람의 이야기가 소설 제목 「세 개의 푸른 돌」이 물 위에 떠있는 것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고 루미가 수영 연습을 하려고 했지만 수영장에서 미아가 되었던 트라우마로 인해 물 속에 가라앉아 허우적대고 현과 함께 물에 뜨는 연습을 하다가도 트라우마 때문에 결국 현의 팔다리에 멍이 들게 하는 등 수영을 배운 적이 없는 저에게 두려움을 주지만 이 세 사람이 서로의 부표가 되어 서로를 지탱해줄 것이라고 믿어지기에 저도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러한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면 201쪽 루미와 함께 현이 물에 떠오르기 위해 연습하다 루미가 몸부림쳐서 얼굴을 맞게 된 현이 떠오르는 생각과 사실.
‘어떤 기억은 지나치게 강력해서 휘발되어버리고, 또 어떤 기억은 설마 그런 일이 정말 나한테 있었던 것일까 믿기지가 않아서 거듭 떠올리는 사이에 불투명해져버린다. 탁해진 기억 위로 덮개를 덮어두고 거들떠보지 않으려 애쓰는 사이에 부옇게 먼지까지 쌓이고 나면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더 적어져만 간다.‘ 같은 문장을 떠올리며 혹여나 제게 있을 트라우마같은 것에 매몰되지 않고 집에만 은둔생활하였으나 우연히 들린 국숫집에서 공휴일과 주말에 배달하는 일까지 하게 된 루미의 아빠처럼 조금씩 움직여보려고 합니다.
(주로 이야기가 루미와 현에게 집중되어 있고 맨 첫번째 장과 마지막 장에만 반희의 시점이 나왔고 갑작스럽게 결혼한다고 해서 조금 아쉬운 마음에 들었는 데 책 속에 동봉 된 바닷가에 세 개의 파라솔과 선베드가 나란히 자리잡은 사진이 인상적인 스핀 오프 QR코드를 스캔하니 반희와 중원의 첫 만남이 그려져있었고 중원이 키우는 진돗개 두 마리인 ‘마시‘(멜로), ‘서리‘(태)와 함께 산책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저 역시 중원과 반희처럼 진이 다 빠지는 것을 넘어 그 날은 거의 아무일도 하지 못할 것이겠죠. 그리고 원래의 제목이 「푸른 돌, 검은 말」이었으며 지난 4월에 연재를 마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은모든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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