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푸른 돌
은모든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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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모든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세 개의 푸른 돌」을 읽었습니다.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었으나 푸름이를 낳고 몸이 나빠져 투병중이던 엄마가 세상을 떠난 충격으로 이리저리 방황을 하게 된 아빠의 보호자로 서른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걸려오는 아빠의 연락을 가볍게 무시하지 못하는 푸름(루미)과 한때 아역 배우로 나름 스타덤에 올랐으나 구설수에 휘말려 더 이상 화면 속에 등장하지 못하고 설상가상 아빠의 사업이 기울어지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유년 시절을 겪고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작은 영화에 출연하였지만 다른 배우의 구설수로 인해 개봉이 수차례 밀리게 되며 또다시 불안해지는 현, 그리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늘 밝음을 유지하였고 그만큼 부유하게 살아왔으나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생각은 하지 못한 채 그저 남들이 추천하는 것들을 막연하게 하였고 갑작스럽게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얼마 안 가 현과의 연락(루미하고는 일찍이 멀어짐)을 끊어버린 반희 이렇게 세 사람의 이야기가 소설 제목 「세 개의 푸른 돌」이 물 위에 떠있는 것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고 루미가 수영 연습을 하려고 했지만 수영장에서 미아가 되었던 트라우마로 인해 물 속에 가라앉아 허우적대고 현과 함께 물에 뜨는 연습을 하다가도 트라우마 때문에 결국 현의 팔다리에 멍이 들게 하는 등 수영을 배운 적이 없는 저에게 두려움을 주지만 이 세 사람이 서로의 부표가 되어 서로를 지탱해줄 것이라고 믿어지기에 저도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러한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면 201쪽 루미와 함께 현이 물에 떠오르기 위해 연습하다 루미가 몸부림쳐서 얼굴을 맞게 된 현이 떠오르는 생각과 사실.
‘어떤 기억은 지나치게 강력해서 휘발되어버리고, 또 어떤 기억은 설마 그런 일이 정말 나한테 있었던 것일까 믿기지가 않아서 거듭 떠올리는 사이에 불투명해져버린다. 탁해진 기억 위로 덮개를 덮어두고 거들떠보지 않으려 애쓰는 사이에 부옇게 먼지까지 쌓이고 나면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더 적어져만 간다.‘ 같은 문장을 떠올리며 혹여나 제게 있을 트라우마같은 것에 매몰되지 않고 집에만 은둔생활하였으나 우연히 들린 국숫집에서 공휴일과 주말에 배달하는 일까지 하게 된 루미의 아빠처럼 조금씩 움직여보려고 합니다.
(주로 이야기가 루미와 현에게 집중되어 있고 맨 첫번째 장과 마지막 장에만 반희의 시점이 나왔고 갑작스럽게 결혼한다고 해서 조금 아쉬운 마음에 들었는 데 책 속에 동봉 된 바닷가에 세 개의 파라솔과 선베드가 나란히 자리잡은 사진이 인상적인 스핀 오프 QR코드를 스캔하니 반희와 중원의 첫 만남이 그려져있었고 중원이 키우는 진돗개 두 마리인 ‘마시‘(멜로), ‘서리‘(태)와 함께 산책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저 역시 중원과 반희처럼 진이 다 빠지는 것을 넘어 그 날은 거의 아무일도 하지 못할 것이겠죠. 그리고 원래의 제목이 「푸른 돌, 검은 말」이었으며 지난 4월에 연재를 마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은모든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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