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스피드
김봉곤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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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앞서 파랑새에서 김봉곤작가님의 첫 소설집 제목을 「여름, 스피드」와 「디스코 멜랑콜리아」 중에서 하나를 골라달라는 소식을 보았을 때 사실 제목만 보고 「여름, 스피드」보다는 「디스코 멜랑콜리아」가 더 인상적이어서 투표를 하려고 했지만 계정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못했어요.
그리고 「여름, 스피드」가 출간되기 전에 지금의 표지와 함께 다른 표지가 하나 더 있었는 데 뭐랄까, 조금 노골적이었다고 해야할까 싶었는 데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그 표지도 노골적이었지만 괜찮았던 것 같았어요.
사실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을 읽으며 앞서 읽었던 퀴어소설들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진한 사랑들을 담고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저는 사실 그런 것보다 단편들 속에 소품처럼 등장하는 예를 들면
브룩스 브라더스의 셔츠(컬러지 포크 - 30쪽), 미색 면바지에 유니버시티 스트라이프 셔츠 그리고 남색 타이(여름, 스피드 - 73쪽), 아메리칸어패럴에서 산 팬티(여름, 스피드 - 81쪽), 볼링셔츠, 캔디 스트라이프(디스코 멜랑콜리아 - 95쪽), 치노 팬츠(라스트 러브 송 - 149쪽), 샛노란 AA 헤어밴드(밝은 방 - 155쪽),하와이안 꽃무늬 피케셔츠(Auto - 190쪽)같은 단어들을 보면서 나름 젊은 세대(나이만 봤을 때)라고 자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제가 너무 모르고 살았던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괴리감이 들더군요.
솔직히 요즘에는 어쩌다가 여름이나 겨울에 한번씩 유니클로나 조금 더 갈 때는 H&M 같은 곳에서 티셔츠를 구매하거나 SQUERE 101에서 겨울에 입을 옷을 사지만 그냥 제 몸에 맞고, 무난하며 가격도 적당한 것을 구입을 했었고 바지는 작업복을 전문으로 파는 가게에서 회색바지 한종류에 38~44사이즈 사이에서 3벌정도 구매하여 키가 작아 기장도 작으므로 근처 수선집에서 밑단을 줄이는 식으로 바지를 구매하는 저로서는 단편 속에 실린 그런 단어들을 보며 제가 패션 센스는 물론 옷욕심이 없어도 너무 없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욕심은 끝도 없는 데 말입니다.
사실, 어제 옷을 후아유? 매장에서 반바지 2벌, 티셔츠 3벌을 4만원안팎으로 구매했었는 데 남포문고에서 앞서 알라딘에서 출간당시에 구매를 하고 읽었던 강화길, 정영수, 김민정(소설가), 이유, 김덕희, 이은희, 최영건, 금태현작가님의 첫 책(온라인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지만 1쇄본만 고집하는 미친고집때문에 오랜만에 오프라인 매장에 가게 되었네요.)을 8권이나 구매를 하는 데 9만 9천원이라는 거금을 지불한 것만 봐도 미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름, 스피드」에 관한 내용은 온데간데없고 사적인 이야기로만 빠진 것같아 김봉곤작가님께 죄송한 마음만 드는군요.
그렇지만 매력적인 소설임에는 틀림없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김봉곤작가님, 감사합니다!
(파랑새에서 보니 아직 한달도 되지 않았는 데 벌써 4쇄가 나왔더군요. 그러고보니 영풍문고에는 이 책이 없었고 남포문고에 1쇄본 3권 남았는 데 나중을 위해 구매해야 할까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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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 수 없는 강
정소성 지음 / 실천문학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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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인 1985년에 중편 (아테네 가는 배)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신 정소성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건널 수 없는 강」을 읽었습니다.
사실 저는 정소성작가님의 작품은 커녕 작가님의 성함도 이번에서야 처음 알게 되었는 데 읽으면서 뭐랄까, 분명 제 안에는 없을 것이라고 여겨왔던 분명히 나의 천성에서는 없다고 자부까지 했던 분노가 조금씩 조금씩 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혜리라는 인물이 남성편력이 심해서이기도 하고 뭐, 혜리의 입장에서는 본능에 충실한 죄밖에 없는 데 말이죠. 사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CCTV나 스마트폰이 아니었다면 이 소설의 시대적배경이 80~90년대인 것 같은 착각이 들었기도 했는 데 개인적인 분노로 작용했던 것은 혜리가 본능에 이끌려 남자들을 만나고 그 남자들 사이에서 아이를 여러번(그 중에 2번은 아이를 지우고 1번은 유산이 되었지만)낳음에도 본능에 충실하여 다른 남자와 살림을 차리고 도망을 하고 심지어는 사랑이라는 감정이었는 지는 몰라도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노환으로 죽자 아이를 절에 버리고 돌아서는 모습이 이 것이 아무리 허구로 쓰여진 소설이라고 해도 납득할 수가 없더군요.
단순히 여성혐오가 아니라 남겨진 아이들이 안타까웠어요. 꼭 저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죠.
그리고 이렇게 아이를 버리고 떠난 것이 이 소설에서만 두 번째라는 것에 충격을 주고 있는 데 앞서 절에 아이를 버리고 간 것은 용서할 수는 없지만 이해라도 할 수 있겠지만 같이 살림을 합치던 남자와 그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두고 다른 남자에게 눈맞아서 도망치듯 떠나며 두 번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는 것에 더 큰 충격과 분노가 치밀어올랐습니다.
그래서인지 소설의 후반부에는 그냥 훑어보기만 했어요.
작가님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히 남성편력이 심한 여성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서도 순간적으로 치밀어오르는 분노때문에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진심을 제가 헤아리지 못한 것이겠지요.
아무튼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해주었던 소설이었던 것에는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정소성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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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의 식탁 오늘의 젊은 작가 19
구병모 지음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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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19번째이자 「아가미」, 「파과」, 「한 스푼의 시간」의 구병모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인 「네 이웃의 식탁」을 읽었는 데 저는 아직 아이도 없고 결혼은 커녕 연애도 아직 못해 본 모태솔로이지만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그 사람 사이에서 아이를 낳고 「네 이웃의 식탁」에 등장하는 공동체에 한 일원으로 역할 분담하며 살아간다면 이들처럼 되지 않을 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두고 다른 남자의 아내에게 추파를 던지는 남편이나 육아와 자신의 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버겁게 살아가는 아내들,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남편을 두고 자신 또한 비정규직 생활과 육아도 해야하는 아내, 겉으로 보기에는 잡지나 TV프로그램에 나올법한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하고 있는 가족도 있는 가하면 부족하고 없는 살림 조금이나마 아끼기 위해 가격을 후려치는 것은 기본이며 상식을 벗어나는 요구까지 서슴치 않는 아내의 모습도 이 소설에 등장하더군요.
결말을 읽으면서 바로 떠올리지가 않아서 조금 생각을 했었는 데 이런 결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죠, 다른 것은 몰라도 그 것은 다른 반전이 나올 수 없겠지요. 그래서 이렇게 된 것이겠지요.
그러고보니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초기의 작품들의 표지가 전부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네요.
구병모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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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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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최은영작가님의 첫 소설집인「쇼코의 미소」를 처음에 실린 등단작 (쇼코의 미소)와 미발표작이었던 (씬짜오, 씬짜오) 까지는 읽는 것에 큰 무리가 없었는 데 (한지와 영주)부터 (먼 곳에서 온 노래)를 읽을 때부터 갑자기 책 속에 실린 활자를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정영문,김태용작가님의 작품을 읽는 것도 아닌 데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그 후 약 2달간을 북플활동도 하지 못했어요. 너무 힘들어서 그 당시 문학동네 인터넷카페에도 글을 올렸던 기억도 납니다.
사실 이후에도 최은영작가님의 단편들을 만나 볼 기회가 있어서 읽어보기는 했지만 작가님의 단편들로만 온전하게 만나 보게 된 것은 「쇼코의 미소」이후 2년만입니다.
「내게 무해한 사람」을 읽었을 때에는 「쇼코의 미소」보다 잘 읽혀지고 따로 힘들게 읽지는 않았습니다.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을 보면 두 번 다시는 못볼 것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 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느꼈다같은 실제로도 두 번 다시 보지 못하는(않는) 과거의 인연들이 많이 등장하던 데 (그 여름)의 수이와 이경, (601, 602)의 효진과 주영, (아치디에서)의 하민과 랄도, (모래로 지은 집)의 공무와 모래 그리고 나비, (고백)의 진희의 고백을 비난하고 군인이 된 주나와 진희의 고백에 얼굴이 일그러진 미주까지......
「쇼코의 미소」를 읽었을 때에는 마냥 순하고 맑은 느낌이었는 데 「내게 무해한 사람」을 읽을 때에도 자극적이지는 않았지만 어떤 관계에서 조금씩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하고 그 균열이 너무나도 벌어져서 마침내 ‘모래로 지은 집‘처럼 무너져버리고 두 번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은영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을 기다리면서......
최은영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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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7-09 1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는 것으로.
 
놀러 가자고요
김종광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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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종광작가님의 작품은 「군대 이야기」가 처음이었는 데 잘 읽히지가 않았고 앞서 나왔던 「처음의 아해들」또한 빌리기만 하고 다 읽지는 못 했던 기억이 났었고 「똥개행진곡」 또한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정식적으로 읽은 것은 문지푸른문학 시리즈던인「별의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매우 오랜만에 김종광작가님의 작품을 읽어보는 데 「처음의 아해들」이후로 나온 신작 소설집이고 제목이 「놀러 가자고요」라고 합니다.
표제작 (놀러 가자고요)를 포함하여 9편의 단편이 실렸는 데 곳곳에서 느껴지는 향토적인 색채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홉 살배기의 한숨)과 (장기호랑이) 또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별의별」에서도 판돈이라는 인물이 나온 것 같아요.
솔직히 농촌 출신이 아니면서 지금도 도시에 살고 있어서 향토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이 소설이 낯설기도 했지만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저도 언젠가는 김종광작가님의 소수정예 독자가 될 수 있겠지요. 김종광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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