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월; 초선전
박서련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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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에서 먼저 선보였던 박서련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폐월 ; 초선전]을 7월의 마지막에 읽었습니다.
자신을 팔아먹으려는 부모에게서 도망쳐 거지떼에 합류하다 어수선한 정세에 죽을 위기에 왕윤의 눈에 띄어 양녀가 되었다가 미천한 신분이 들통나자 바로 가기가 되었다가 양아버지의 계략에 따라 동중영에게 접근하여 동중영의 마음을 얻다가도 동중영과 여봉선 그리고 양아버지인 왕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사람들의 입과 손으로 쓴 글을 통해 이야기 속에 죽지 않고 살아남는 초선의 파란만장하지만 자연과 흘러가는 세월을 고스란히 맞으며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저 또한 초선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자유로우면서도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특히 ‘후後가 있으려면 우선 전前이 있어야 한다. 뒤가 있는 것에는 반드시 앞이 있다.
내일도 자기가 살아 있을 것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후가 있고, 그런 사람이라야 전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
시간이 얼마간 흐르고서야 나는 이것을 알아차렸다. 내게도 이제는 후가 생겼다는 것.
하루는 남의 옷을 입었어도 곧 몸에 맞는 옷을 지어 입을 내일이 온다는 것.(39쪽)‘ 이라는 문장을 제 마음 속에 새기며 제게도 있을 전前과 후後가 있는 것을 의심하지 않고 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박서련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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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콰마린
백가흠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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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흠작가님의 아홉번째 소설책이자 네번째 장편소설인 [아콰마린]이 백다흠편집자님이 계시는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편집은 김민주편집자님이 하셨습니다.)이 되어 읽었습니다.
서울 청계천 한복판에서 잘린 손이 발견되었고 그 신원은 알 수 없지만 여성의 것으로 추측된다는 것만 파악이 된 채로 오십대 중반의 케이가 반장으로 있는 미담반(미스터리사건 전담반)으로 인계가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데 여기부서에는 케이를 포함하여 퇴직이 1년도 안남은 정 형사와 아버지가 형사였으나 실종이 되었고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 경찰이 된 김세영등 주로 사연이 있는 인물들이 이 부서에 소속이 되어있으며 미궁에 빠져 장기미제 사건으로 되기 전의 사건들을 수사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 와중에 심상치 않은 일이 팀원들 사이로 벌어지면서 드러나는 추악한 진실과 밝혀지는 과오, 그리고 그 위로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거부할 수 없는 큰 배후의 조직이 미스터리라는 장르 속에 잘 배합되어 있어 금세 읽어나갔고 읽고 나서는 이 사건만 마무리되면 미련없이 은퇴하고자하는 케이와 퇴직을 앞둔 정 형사 그리고 트라우마로 남은 케이와 예전에 함께 근무했으나 벌써 은퇴하여 남은 여생을 안락하게 보내고 있을 사람들이 떠올랐고 지금 20여년 정도 소설을 쓰시고 계명대에서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신 작가님 또한 언젠가는 정년퇴직을 하실테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또한 시간이 지나면 이들처럼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는 데 만약 제게도 철 모를때 저질러버려 후회로 가득찬 과오를 참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그것이 작두로 댕강 잘라내는 것이라도 진정으로 용서와 구원을 받을 수 있다면 잠시 망설이겠죠. 그리고 결국에는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 과오에 대한 용서를 받아주는 사람이 이미 이 세상에 없는 경우에는 누구에게 용서를 할 수 있을 지, 그래서 다들 하나님이나 자신이 밑고 있는 신에게라도 참회를 하는 것이겠지만 그게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백가흠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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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도 위픽
현호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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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시리즈 연재작 중 유일하게 연재했을 당시의 제목이 변경된 37번째 작품은 현호정작가님의 [삼색도 三色桃]임.
연재당시의 제목은 [일지삼색 화자백홍 一枝三色 花自白紅]이며 서거정의 한시 [삼색도 三色桃]에서 빌려왔다고 하였음.
혼인부터 합방까지 정해진 삶을 살아야했고 역시나 한 번 정해진 신분은 어지간해선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조선에서 살던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했던 세자빈 태애와 궁녀 소쌍, 그리고 소쌍과 서로 아끼고 사모하는 단지 이렇게 세 사람이 조선 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코끼리를 왜국에서 선물 받아 키우고 있다하여 코끼리를 보기 위해 남몰래 궁궐 담장을 넘어가게 되는 이야기인데 세자인 향에게 세 명의 승휘가 생겨 자신에게 온전한 사랑을 주지 못하자 승휘에 대한 흉을 보고 승휘 중 한 승휘가 향의 아이를 임신하자 궁이 떠나가라 대성통곡하여 아이가 유산아 되는 등 그렇게 자신을 거들떠보지 않던 향을 미워하고 증오하고 또한 궁녀들과는 다른 소쌍의 매력에 빠져 같이 코끼리를 보기 위해 동행하는 단지에 대한 시기질투를 느끼면서도 점차 시간이 흐르고 코끼리가 모습을 드러내며 향의 대한 사랑의 감정이 느껴지는 다소 이랬다저랬다하는 태애의 모습이 나쁘게 보이진 않고 세자빈이지만 그녀도 겨우 스물 다섯밖에 되지 않은 여인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었고 더불어 단지의 가슴 아픈 사연도 마음에 와닿았으며 특히 마지막에 태애가 코끼리 위에 올라 타 멀라서 벗어난 궁궐과 조선이라는 땅을 바라보는 부분은 제 마음 속에 비교적 오래남을 명장면이지 않을까 싶음.
현호정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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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나래 반려동물 납골당 위픽
송경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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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시리즈의 36번째는 제목이 흥미로웠던 송경아작가님의 [무지개나래 반려동물 납골당]임.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이 많고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생활하다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반려동물 장례식을 치루고 화장하여 납골함을 만들어서 납골당에 안치하는 경우도 제법있다는 것을 대략적으로 알게 되었는 데 이 단편은 표면적으로만 그렇고 지금으로부터 18~20년 후의 지구에 차원 문이 곳곳에서 열려 전설속에서나 나올 법한 구미호, 페어리, 봉황, 루실카등 그런 존재들이 지구에 침략하기 위해 차원 문에서 나오거나 삶의 터전을 잃어 난민 신청하기 위해 나오는 등 다소 판타지같은 이야기이지만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여 집회를 여러 시위를 하는 모습에서 과거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에서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는 상황에 너무 충격적이었음.
그리고 두 사람의 어머니의 성을 각각 물려받은 박김소현이 자신의 어릴적 저질러버린 과오로 인해 처음으로 사귀었던 민준호에게 그 죄를 고백하고 죄책감에 결국 이별을 고할때 준호가 단편소설 [마테오 팔코네]의 내용을 이야기하며 ˝ 난 너와 정말 헤어지기 싫지만, 무슨 이유로든 네가 나와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 네 마음속에 있는 두 사람이 언젠가 평화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 내가 너에게 평화를 줄 수 있는 그릇이 못 되어서 미안해.(47~8쪽)˝라며 소현을 꼭 안아주며 떠나는 부분에서 조금 울적했으며 그 이후 준호가 더 이상 나오진 않지만 근황이 궁금했음.
송경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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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 정리 위픽
이경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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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수많은 선택지가 있었지만 보고 싶은 소연이에게 아빠가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위픽 시리즈의 35번째 이경희작가님의 [매듭 정리]를 선택하였고 끝까지 읽은 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을 선택하였고 그 순간 이 글을 쓰지 않고 이 단편을 읽지 않고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던 저의 세상과 우주는 이미 사라져버렸다는 것을 읽으며 알게 되었고 많은 생각이 들었음.
매번 약속 시간마다 늦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수 없었고 5분만 일찍 나올 수 없냐며 타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던 아내와 결혼한 소설가 남편, 딸 소연이를 낳고 뭐가 급했던지 자신과 소연의 곁을 떠난 아내와 그런 아내를 이미 만나 교감을 나눈 소연이 선택할 수 밖에 없고 선택하게 된 길을 제가 소연의 아빠여도 결코 막을 수 없고 매듭을 지어 자신이 했던 선택의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아내와 소연이를 보며 먹먹한 마음이 들었음.
이경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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