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탕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7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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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작가님의 작품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빌린「한낮의 시선」에서부터 읽기 시작했는 데 벌거벗은 아버지의 형상이 아직까지도 제 머리 속 깊숙하게 남아있는 데요. 「에리직톤의 초상」과 「독」부터「사랑의 생애」,「모르는 사람들」, 「만든 눈물 참은 눈물」까지 꾸준하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현대문학 핀시리즈 소설선 17번째인 「캉탕」을 만나보게 되었는 데 역시나 이승우작가님의 작품은 꾸준하게 어떤 강렬한 형상을 떠올리게 해주시는 데 이번에는 「모비딕」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 인물들을 동일시하는 인물들이 등장해서 제가 「모비딕」을 읽지 않아서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지만 인상적이었어요.
실제로 이 세상에 「캉탕」이라는 항구마을이 존재한다면 저도 저 멀리 제가 갈 수 있는 곳까지 멀리 가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하는 데 그 곳에서 종일 제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잡생각(=망상)을 떨쳐낼 수 있게 몇시간이 걸리든 쏘다니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명을 치료하기 위해 친구이자 의사인 J의 조언으로 외삼촌인 핍이 바다에서 내리고 두번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 않은 「캉탕」으로 떠난 한중수가 핍을 만났을 때 생각하던 모습과는 사뭇달라서 당황스러웠지만 지내면서 점차 익숙해져가고 한편 과거에는 최기남이었으나 스스로 핍이라는 이름을 가진 J의 외삼촌을 바다에서 내리게 한 전설 속에 나오던 세이렌이자 구원자인 나야를 지극정성으로 병원에 매일 가서 책을 읽어주고 또 사제가 되었으나 그 자격을 박탈당하고 곧 돌아가야 하는 타나엘, 그리고 핍이 운영하던 피쿼드를 인수받은 일등항해사까지
마치 비디오 테이프에 녹화된 영상을 보는 듯 했어요.
읽으면서 이렇게 영상이 끝나면 처음으로 되돌아가 「캉탕」의 시간이 반복되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 저도 모르게 그 시간 속에 언제나 머물고 싶은 충동도 들었고 아주 잠깐이지만 파다가 되어 몸을 내던지고 싶은 마음도 아주 잠깐 들었습니다.
이승우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곧 나올 하성란작가님의 작품도 빨리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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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film 2019-11-11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11월 22일 삼청동 과수원에서 열리는 하성란 작가님 북토크 놀러오세요!
https://booking.naver.com/booking/5/bizes/259106/items/3217897?preview=1
 

출간당시에 읽어보려고 구매했는 데 읽어보지 못한 채로 제가 자주 가는 작은 도서관에 드렸는 데 이렇게 늦게 나마 빌려보게 되네요.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셨던 정찬작가님의 신작장편「골짜기에 잠든 자」와 동인문학상 후보에 오르신 조해진작가님의 신작장편 「단순한 진심」그리고 올해 이상문학상을 받으셨지만 이번 소설집에 실리지는 않은 윤이형작가님의 네번째 소설집 「작은마음동호회」를 2주안으로 읽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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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대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6
최윤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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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작가님의 「오릭맨스티」이 결말부분이 생각났어요. 산사태가 일어나 그들의 차를 모조리 덮어버리는 와중에도 격정적인 사랑을 멈추지 않았던 그들의 모습이 8년이 지났지만 결코 잊혀지지 않았는 데요.
이번에 현대문학 핀시리즈 소설선 16번째인 「파랑대문」으로 돌아오셔서 시간이 걸렸지만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다 읽고 나서 든 단편적인 생각은 참 이기적이고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픈 형의 재산을 조금씩 뻬돌리고 빨리 죽기 만을 바라던 주정뱅이 아버지, 야반도주를 밥먹듯이 하던 아버지의 불법적인 행동을 묵인하며 나중에는 그 행위를 스스로 자처하기까지, 게다가 사촌동생인 S와 상미를 갈라놓기 위해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상미에게 강압적으로 행하던......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런 정우와 결혼한 아니 결혼할 수 밖에 없던 상미가 결혼의 조건으로 내밀던 S에게 용서를 진심으로 구하는 것을 나중에서야 하게 되는 데 직접 대면하지도 않고 USB로 남겨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도마뱀같이 꼬리자르기 도망쳐버리는 이기적인 정우를 상미나 S가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을 까요?
사실 상미에게는 미안하지만 상미에게 결혼 하고 10년만에 찾아온 ‘롤로‘로 인해 행복해지고 더 나은 미래와 희망을 갖게 되는 정우에게 상미가 아닌 제가 속에서 분노가 차오르는 것 같았어요. ‘롤로‘도 그런 이기적이고 자신의 아버지와 빼닮은 정우의 자식으로 태어나기 싫어서 찾아왔다가 되돌아갔을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
원래는 8월에 구매하여 읽으려고 했는 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그리고 읽게 된 와중에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연쇄적으로 일어났던 충격적인 사건의 진범이 밝혀졌는 데 아니나 다를까 교도소에서 무기수로 살고 있다고 하는 데 그 진범도 지금쯤이면 편안해지지 않았을 까 아니 공소시효가 끝났을 무렵부터 편안해졌겠죠.
최윤작가님이 생각하시고 쓰신 소설인 데 왠지 다른 느낌으로 제 멋대로 읽어버리고 받아들인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그래도 최윤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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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의 영화 - 공선옥 소설집
공선옥 지음 / 창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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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읽었던 것이 언제였을 지 생각해보았는 데 수영구도서관 망미분관에서 「영란」이라는 장편소설을 빌려본 것이 생각이 났었어요. 그때가 2010년경이었고요.
그리고 나서 2011년 장편소설 「꽃 같은 시절」을 영광도서에서 구매를 했던 걸로 기억이 나는 데 이 때 교보문고 센텀시티와 부산점에 가서 보니 출간되자 마자 2쇄가 바로 나와서 당황했던 기억이 났었죠.
그리고 2013년 장편소설「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를 양장으로 만나보기는 했는 데 그 당시에 읽은 것이라 어떤 내용인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사실 장편만 읽었는 데 소설집은 거의 12년만에 내시는 거였더군요. (「나는 죽지 않겠다」도 소설집이지만 청소년문학의 범주로 들어가니 이 것을 포함하여도 10년이네요.)
제목이 「은주의 영화」입니다.
공선옥작가님의 소설집은 읽어본 적이 없어 이번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데 짧은 분량의 (행사작가)부터 친근하면서도 낯선기분을 느끼게 되었는 데 아무래도 소설 속 인물들이 사투리를 사용하면서 친숙하지만 그 뜻을 잘은 모르기에 알아듣기에는 조금 어렵다고 해야 할까하는 마음이었어요.
(순수한사람)의 아이가 세상을 일찍 깨우쳐 아버지에게 위자료를 받으려고 소송을 어머니에게 요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염소 가족)과 (설운 사나이), (오후 다섯시의 흰 달)은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제목은 들어봤기 때문에 읽는 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에 실린 (읍내의 개)와 (어머니가 병원에 간 동안)은 사실 사투리도 사투리지만 내용들이 암울하고 어두워서 조금 망설이면서 읽었습니다.
이 소설집에서 기억에 남는 단편이 있다면 바로 표제작인 중편 (은주의 영화)인데요.
(은주의 영화)를 읽으면서 제가 중학생때 창의적재량으로 영화제작수업을 1년간 받게 되었는 데 그 생각이 나더군요. 그 이후로 비디오로 영화를 보고 또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조금씩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게 되면서 이제는 영화DVD까지 구매를 해서 보게 되었는 데 아무래도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구매만하고 제대로 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에 다 정리하고 아예 영화에 관심이 없어진 것은 아니어서 알라딘에 예약DVD 목록을 틈틈히 검색해보고는 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벗어났는 데 은주에게도 ‘영화‘는 아주 중요하고 자신의 삶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메라를 이모에게 들이대면서 점차 은주가 아니라 이모가 되어 이모의 과거를 조명하고 죽은 철규까지 카메라를 통해 불러오는 모습이 너무나도 인상깊었는 데 영화라는 것이 어떤 큰 사건이 일어나 건물이 붕괴되고 사람과 사람이 신명나게 싸우는 액션이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공하거나 사랑하는 허구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지만 사실 보잘 것 없는 우리의 일상을 조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제가 주인공인 제 삶을 바탕으로 하는 영화를 만들고 있겠지요.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공선옥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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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
염승숙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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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네번째 소설집을 출간하신 염승숙작가님의 신작인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라는 제목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읽는 내내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를 소리내어 읊조려보았습니다.
사실,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라는 제목은 두번째로 실린 (추후의 세계)에서 등장하는 데요. 10년전에 헤어진 우중이 우연히 카페에 방문하였고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 자신의 아내가 있다면서 아내를 처음 만나게 된 계기를 이야기해주는 데 그 때 우중의 아내가 될 사람이 ˝이 세계가 좀, 읽을 수 없이 아름답긴 하죠.˝ 라고 말했고 그 순간 아내가 될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우중을 보면서 뭐라 형용할 수 없었지요.
이 소설집에 실린 7편의 단편들을 보면 지진이 일어나 이마에 흉터가 생기고(거의 모든 것의 류), 아이를 재미삼아 유괴해버리거나(추후의 세계), 3개월동안 말레이시아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 줄 알았던 남편이 탄 비행기가 추락하여 흔적도 없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오래전 고독 연작), 앉은 자리에서 조금씩 구멍이 생기거나(작가와 그의 문제들), 예기치 못하게 생긴 선물같은 아이를 예기치 못하게 떠나보내야 하는 조(충분히 근사해)의 이야기도 있지만 어떠한 계기나 예고도 없이 주머니로 변한 사람을 저 먼 곳으로 택배를 통해 보내게 되는(빗소리와 무無의 소리) 이른바 머리카락이 있는 개구리(거의 모든 것의 류)같은 좀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도 있어서 소설집 제목이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지만 ‘아름다워‘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온통 재난과 고통과 상처들 투성의 이야기들로 가득찼지만 ‘읽을 수 없는 세계‘라는 것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이 세계가 좀, 읽을 수 없이 아름답긴 하죠.˝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그 것이 소개팅자리든 어디든 간에 그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지 않을 까 싶어요.
염승숙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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