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
염승숙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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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네번째 소설집을 출간하신 염승숙작가님의 신작인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라는 제목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읽는 내내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를 소리내어 읊조려보았습니다.
사실,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라는 제목은 두번째로 실린 (추후의 세계)에서 등장하는 데요. 10년전에 헤어진 우중이 우연히 카페에 방문하였고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 자신의 아내가 있다면서 아내를 처음 만나게 된 계기를 이야기해주는 데 그 때 우중의 아내가 될 사람이 ˝이 세계가 좀, 읽을 수 없이 아름답긴 하죠.˝ 라고 말했고 그 순간 아내가 될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우중을 보면서 뭐라 형용할 수 없었지요.
이 소설집에 실린 7편의 단편들을 보면 지진이 일어나 이마에 흉터가 생기고(거의 모든 것의 류), 아이를 재미삼아 유괴해버리거나(추후의 세계), 3개월동안 말레이시아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 줄 알았던 남편이 탄 비행기가 추락하여 흔적도 없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오래전 고독 연작), 앉은 자리에서 조금씩 구멍이 생기거나(작가와 그의 문제들), 예기치 못하게 생긴 선물같은 아이를 예기치 못하게 떠나보내야 하는 조(충분히 근사해)의 이야기도 있지만 어떠한 계기나 예고도 없이 주머니로 변한 사람을 저 먼 곳으로 택배를 통해 보내게 되는(빗소리와 무無의 소리) 이른바 머리카락이 있는 개구리(거의 모든 것의 류)같은 좀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도 있어서 소설집 제목이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지만 ‘아름다워‘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온통 재난과 고통과 상처들 투성의 이야기들로 가득찼지만 ‘읽을 수 없는 세계‘라는 것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이 세계가 좀, 읽을 수 없이 아름답긴 하죠.˝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그 것이 소개팅자리든 어디든 간에 그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지 않을 까 싶어요.
염승숙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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