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치광이 이웃 위픽
이소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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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시리즈의 10번째로는 시인이시기도 한 이소호작가님의 「나의 미치광이 이웃」이며 작년 5월에 알라딘에서 구매했다가 중고로 팔고 다시 알라딘중고서점 우주점(김해점)에서 구매를 하였지만 역시 띠지와 부록이 없어서 교보문고 매장에서 구매함.
소설의 제목은 스페이스K 서울에서 열린 전시회 「다니엘 리히터 : 나의 미치광이웃」에서 가져왔다고 밝히며 작가님이 찍으신 것으로 추정되는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이 첫 장에 위치하며 시작하는 데 문화 폭동으로 인해 미술관, 박물관이 무너지고 심지어 도서관마저 사라지는 암울한 미래에서 빈센트 반 고흐나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미디어 아트화하는 유화를 사랑했던 유리라는 사람이 과거 자신보다 늘 빛나고 인정받던 난민출신의 미아를 시기질투하였지만 그렇게 반짝였던 미아를 찾기 위해 미아와의 추억이 있던 베를린에 잠시 출장을 오게 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음.
소설 속 상황이고 아마 그 때쯤에는 나는 이미 한 줌의 흙이 되어 있거나 여든을 넘겼을 테지만 정말로 문화 폭동이 일어나 미술관, 박물관 심지어 도서관까지 사라진다면 상상 할 수 조차 없이 매우 슬픈 마음이 들 것 같음.
이소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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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명 버튼 위픽
김동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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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시리즈의 8번째는 「회색 인간」으로 유명하신 김동식작가님의 「백 명 버튼」.
YES24에서 구매후 중고로 팔다가 알라딘중고서점 우주점(신림점)에서 구매하였는 데 띠지가 2장 들어있었음.
사실 이 책은 배예람작가님의「물 밑에 계시리라」읽기 전에 읽었는 데 표지에 있는 ‘누군가 성공하면 다른 누군가는 반드시 망한다‘라는 문구가 본문에서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고 6쪽 ‘누군가가 성공하면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반드시 망한다‘라는 문장이 비슷해서 위즈덤하우스에서 일요일에 문의메일을 보냈더니 화요일 오후에 해당 페이지에서 따온 것이 맞고 표지에 내걸기에는 문구가 너무 길어 표지에 들어가게끔 수정을 하였다는 답변을 받았음.
백 명의 사람들이 버튼을 누르면 그중 두 사람에게 불행이 오고 한 사람만 행운이 온다는 버튼을 악마가 사업자등록을 하며 일반 사람들에게 팔기 시작하여 순식간에 완판이 되자 그 버튼을 제조하기 위해 사람들을 고용하고 공장을 세우며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었지만 점차 ‘백 명 버튼‘에 중독되어 모든 사람들을 파멸로 몰아가는 아주 짧지만 너무 강렬한 단편을 읽어 소설이 끝나가는 것이 너무 아쉽게만 느껴졌고 김동식작가님의 작품은 제목만 들어봤지 따로 읽어본 적이 없지만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되었음.
김동식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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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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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한국보다 선진국이며 더 좋은 곳이라고 막연히 동경한 상태로 읽었던 서수진작가님의 첫 소설집 「골드러시」를 읽으며 한국이나 호주나 미국이나 다 사람살아가는 곳이고 먼 곳에서 살아도 힘들고 불편한 것은 다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외국은 커녕 제 스스로 여행가본 적은 거의 없다시피 해서 다른 나라로 가기 위해 하는 (입국심사)를 경험해보지는 못했는 데 실제로 이런 사항에 놓여진다면 전 아마 통과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캠벨타운 임대주택)뿐만 아니라 원룸에서 사는 세입자인 저또한 유튜브에서 보이는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 가버리는 세입자들의 방상태를 보면서 경각심을 느꼈고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실려있던 (골드러시)를 다시 한 번 읽으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호주산불로 큰 위기를 겪은 2019년에 쓰신 (졸업 여행), 홍콩의 독립을 외치는 시위와 그에 반대하는 이들의 대립이 펼쳐지는 (헬로 차이나), 가평전투를 겪은 윌리엄의 열정적인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던 (한국인의 밤), 동성 결혼이 합법화 된 호주에서 펼쳐지는 무지갯빛 퍼레이드가 자연스러운 (외출 금지)와 유일하게 외국을 배경으로 하지 않았지만 중심에서 멀어지며 위태로운 커플이 낯설지 않았던 (배영)까지 서수진작가님의 「골드러시」를 읽고 나서 한동안 막막해지지만 곧 괜찮아질 것이라는 마음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서수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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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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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첫 소설집 「폴링 인 폴」이 출간되어 백수린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접하기 시작한 이후「참담한 빛」, 「친애하고, 친애하는」,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여름의 빌라」를 출간된 궤적에 따라 읽었고 아직은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등단한지 12년만에 첫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을 출간하며 백수린작가님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계시며 믿고 읽는 대세작가가 되셨죠.
그런 백수린작가님의 첫 소설집이 출간된지 벌써 10년이 되었고 그에 맞춰 개정판이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주로 신간을 읽어보며 제가 읽지 않았던 작가님의 개정판이 출간되서 읽어본 적은 있었지만 이미 읽었던 책의 개정판이 나올 때에는 구매만 하고 읽어볼 생각을 안 해 보다가 이번에 「폴링 인 폴」을 다시 읽어보았는 데 2014년에 출간 되었던 구판에서는 (감자의 실종) ☞ (자전거 도둑) ☞ (폴링 인 폴) ☞ (부드럽고 그윽하게 그이가 웃음 짓네) ☞ (밤의 수족관) ☞ (까마귀들이 있는 나무) ☞ (유령이 출물할 때) ☞ (꽃 피는 밤이 오면) 이런 순서로 실려있었고 서영채평론가님의 해설이 실려있었는 데 이번 개정판에서는 2011년 작가님의 공식적인 등단작인 (거짓말 연습)이 첫번째로 실려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며 남편과 이혼할 지도 모른다던, 가는 귀먹은 르브랑 부인과 힘겨운 대화를 나누며 기약없는 파업으로 인해 학교의 합격통지서를 받지 못한 채 곧 기숙사에서 떠나야 하는 그녀(거짓말 연습), 유리코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제 막 20대 중반을 넘어선 폴의 한국이름인 준찬 Junchan을 마음 속으로 발음해보는 30대 중반을 향해 다가서는 한국어 강사(폴링 인 폴), 과외선생님이었던 10살 연상의 연인이 독일로 여행 오며 자신이 그동안 생각했었던 연인의 이미지가 베를린장벽처럼 무너지며 자신에게만 들려오는 바그너의 음악에 귀를 틀어막는 (부드럽고 그윽하게 그이가 웃음 짓네)의 여자, 구판에서는 제일 처음 실렸지만 다시 읽어보니 낯설었던 자신이 생각하는 감자와 모두가 생각하는 감자가 달라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감자의 실종)의 성우, 모든 것을 공유하던 이들었지만 안나에게 남자친구가 사준 자전거가 더 정확히는 P가 생기면서부터 균열이 생겨버린 (자전거 도둑)의 그녀들, 유명한 스타의 숨겨진 애인이며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잃어버려 아이를 찾으려고 하지만 점점 더 혼란스러워 지는 (밤의 수족관)의 여자와 알코올중독자인 킴과 헤어져 고국으로 돌아와 고궁에서 안내 가이드를 해주는 일을 하던 중 우연히 만난 앳되어 보이는 여자를 따라가는 (까마귀들이 있는 나무)의 리, 일하던 자동차 공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말을 할 수가 없게 된 (꽃 피는 밤이 오면)의 남자와 황폐화된 K구역에 아직은 온전하게 남아 있는 카페 카르페디엠을 지키고 있을 선배 J를 만나러 가는 (유령이 출몰할 때)의 고시에 낙방한 후배, 「폴링 인 폴」을 구매하면서 100원으로 같이 들여온 작가님의 진짜 첫 단편인 (셀로판 나비)의 이제 겨우 스무 두 살의 소녀와 남들보다 조금은 더디지만 기억력이 비상한 아이까지 「폴링 인 폴」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제가 어디선가 만나봤고 어쩌면 제가 일하는 편의점에서 손님으로 맞이했으며 우연히 길을 지나가다 스쳤었던 사람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보석이었을 원석의 백수린작가님의 진가를 알아 주셨던 서영채작가님의 초판 해설과 10년만에 만난 서영채평론가님과 백수린작가님의 유쾌한 대담까지 백수린작가님이 다시 건네주시는 큰 선물을 뜻깊은 마음으로 받아서 매우 기뻤습니다.
백수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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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의 호랑이
박문영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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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등 임종 연구소」를 통해서 접했던 박문영작가님이 등단하시고 발표하셨던 단편들을 모은 첫 소설집인 「방 안의 호랑이」가 창비에서 출간되었고 읽어 보았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 (방 안의 호랑이)를 포함하여 무려 13편의 단편(지금까지 제가 읽었던 소설집 중 많은 편수의 단편이 실려있었습니다.)이 실려있었고 순식간에 기정을 집어삼켜버려 약간은 무시무시했던 (무주지), 짧은 분량이었지만 사실 잘 가늠이 되지 않았던 (컬러 필드)와 (초록 소파), 백화점 시식코너를 휩쓸다시피 한 이들을 보며 왠지모를 대리수치를 느꼈던 (주희, 상수), 한 사람의 일생의 연대기를 그려냈던 (옥토버), 한 주제를 놓고 첨예하게 토론하며 대립하는 (수치 없는 세계), 나름 행복하게 잘 살아왔다고 여겼지만 사실은 그 것이 모두 허구였다는 (회양목 사이로), 가슴 아픈 전쟁을 실제로 참전했던 인물의 삶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웃음거리나 상업적인 용도로만 쓰이는 것에 대한 분노가 담겨진 (천검 관광), 세계 최고 화가의 유명세에 가려진 추잡하고 씁쓸한 진실이 드러나는 (방 안의 호랑이), 내가 좋아하는 우상을 조금 더 느껴보고 싶은 무섭고 잔인한 욕망이 만들어낸 (패나), 읽다보니 너무 막장이어서 저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와버린 (파경), 만약 동물들이 인간을 더 이상 신뢰, 사랑하지 않는 다고 생각만 해도 끔찍한 데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누나와 보낸 여름), 전언으로 인해 점점 피폐해져가며 마침내 밝혀지는 진실과 그 이후로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는 (정생)까지 「주마등 임종 연구소」에서도 경험했지만 생각할 만한 주제에 SF 장르라는 소스를 각각 작가님만의 비법으로 배합하여 만들어내신 소설들을 조금은 낯설었지만 금세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양경언 문학평론가님의 해설을 읽으며 역시 문학평론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였고 SNS를 하시지 않는 작가님의 TMI가득한 작가의 말을 읽으며 박문영작가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박문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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