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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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첫 소설집 「폴링 인 폴」이 출간되어 백수린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접하기 시작한 이후「참담한 빛」, 「친애하고, 친애하는」,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여름의 빌라」를 출간된 궤적에 따라 읽었고 아직은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등단한지 12년만에 첫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을 출간하며 백수린작가님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계시며 믿고 읽는 대세작가가 되셨죠.
그런 백수린작가님의 첫 소설집이 출간된지 벌써 10년이 되었고 그에 맞춰 개정판이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주로 신간을 읽어보며 제가 읽지 않았던 작가님의 개정판이 출간되서 읽어본 적은 있었지만 이미 읽었던 책의 개정판이 나올 때에는 구매만 하고 읽어볼 생각을 안 해 보다가 이번에 「폴링 인 폴」을 다시 읽어보았는 데 2014년에 출간 되었던 구판에서는 (감자의 실종) ☞ (자전거 도둑) ☞ (폴링 인 폴) ☞ (부드럽고 그윽하게 그이가 웃음 짓네) ☞ (밤의 수족관) ☞ (까마귀들이 있는 나무) ☞ (유령이 출물할 때) ☞ (꽃 피는 밤이 오면) 이런 순서로 실려있었고 서영채평론가님의 해설이 실려있었는 데 이번 개정판에서는 2011년 작가님의 공식적인 등단작인 (거짓말 연습)이 첫번째로 실려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며 남편과 이혼할 지도 모른다던, 가는 귀먹은 르브랑 부인과 힘겨운 대화를 나누며 기약없는 파업으로 인해 학교의 합격통지서를 받지 못한 채 곧 기숙사에서 떠나야 하는 그녀(거짓말 연습), 유리코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제 막 20대 중반을 넘어선 폴의 한국이름인 준찬 Junchan을 마음 속으로 발음해보는 30대 중반을 향해 다가서는 한국어 강사(폴링 인 폴), 과외선생님이었던 10살 연상의 연인이 독일로 여행 오며 자신이 그동안 생각했었던 연인의 이미지가 베를린장벽처럼 무너지며 자신에게만 들려오는 바그너의 음악에 귀를 틀어막는 (부드럽고 그윽하게 그이가 웃음 짓네)의 여자, 구판에서는 제일 처음 실렸지만 다시 읽어보니 낯설었던 자신이 생각하는 감자와 모두가 생각하는 감자가 달라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감자의 실종)의 성우, 모든 것을 공유하던 이들었지만 안나에게 남자친구가 사준 자전거가 더 정확히는 P가 생기면서부터 균열이 생겨버린 (자전거 도둑)의 그녀들, 유명한 스타의 숨겨진 애인이며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잃어버려 아이를 찾으려고 하지만 점점 더 혼란스러워 지는 (밤의 수족관)의 여자와 알코올중독자인 킴과 헤어져 고국으로 돌아와 고궁에서 안내 가이드를 해주는 일을 하던 중 우연히 만난 앳되어 보이는 여자를 따라가는 (까마귀들이 있는 나무)의 리, 일하던 자동차 공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말을 할 수가 없게 된 (꽃 피는 밤이 오면)의 남자와 황폐화된 K구역에 아직은 온전하게 남아 있는 카페 카르페디엠을 지키고 있을 선배 J를 만나러 가는 (유령이 출몰할 때)의 고시에 낙방한 후배, 「폴링 인 폴」을 구매하면서 100원으로 같이 들여온 작가님의 진짜 첫 단편인 (셀로판 나비)의 이제 겨우 스무 두 살의 소녀와 남들보다 조금은 더디지만 기억력이 비상한 아이까지 「폴링 인 폴」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제가 어디선가 만나봤고 어쩌면 제가 일하는 편의점에서 손님으로 맞이했으며 우연히 길을 지나가다 스쳤었던 사람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보석이었을 원석의 백수린작가님의 진가를 알아 주셨던 서영채작가님의 초판 해설과 10년만에 만난 서영채평론가님과 백수린작가님의 유쾌한 대담까지 백수린작가님이 다시 건네주시는 큰 선물을 뜻깊은 마음으로 받아서 매우 기뻤습니다.
백수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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