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의 호랑이
박문영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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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등 임종 연구소」를 통해서 접했던 박문영작가님이 등단하시고 발표하셨던 단편들을 모은 첫 소설집인 「방 안의 호랑이」가 창비에서 출간되었고 읽어 보았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 (방 안의 호랑이)를 포함하여 무려 13편의 단편(지금까지 제가 읽었던 소설집 중 많은 편수의 단편이 실려있었습니다.)이 실려있었고 순식간에 기정을 집어삼켜버려 약간은 무시무시했던 (무주지), 짧은 분량이었지만 사실 잘 가늠이 되지 않았던 (컬러 필드)와 (초록 소파), 백화점 시식코너를 휩쓸다시피 한 이들을 보며 왠지모를 대리수치를 느꼈던 (주희, 상수), 한 사람의 일생의 연대기를 그려냈던 (옥토버), 한 주제를 놓고 첨예하게 토론하며 대립하는 (수치 없는 세계), 나름 행복하게 잘 살아왔다고 여겼지만 사실은 그 것이 모두 허구였다는 (회양목 사이로), 가슴 아픈 전쟁을 실제로 참전했던 인물의 삶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웃음거리나 상업적인 용도로만 쓰이는 것에 대한 분노가 담겨진 (천검 관광), 세계 최고 화가의 유명세에 가려진 추잡하고 씁쓸한 진실이 드러나는 (방 안의 호랑이), 내가 좋아하는 우상을 조금 더 느껴보고 싶은 무섭고 잔인한 욕망이 만들어낸 (패나), 읽다보니 너무 막장이어서 저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와버린 (파경), 만약 동물들이 인간을 더 이상 신뢰, 사랑하지 않는 다고 생각만 해도 끔찍한 데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누나와 보낸 여름), 전언으로 인해 점점 피폐해져가며 마침내 밝혀지는 진실과 그 이후로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는 (정생)까지 「주마등 임종 연구소」에서도 경험했지만 생각할 만한 주제에 SF 장르라는 소스를 각각 작가님만의 비법으로 배합하여 만들어내신 소설들을 조금은 낯설었지만 금세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양경언 문학평론가님의 해설을 읽으며 역시 문학평론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였고 SNS를 하시지 않는 작가님의 TMI가득한 작가의 말을 읽으며 박문영작가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박문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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