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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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재작년이 되었군요.
이정서작가님의 「카뮈로부터 온 편지」를 읽고 리뷰를 쓰던 게 말입니다.
그 당시에 리뷰나 100자평이 좋지 않았던 것이 기억에 남았는 데 읽어본 저는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했었지요.
2년이 지나 이정서작가님이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라는 신작 장편소설을 발표하셔서 읽어 보았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제목에 연도나 나이를 알 수 있는 단어들이 들어가면 대부분 그 당시의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이 소설의 리뷰를 쓰셨던 북플친구들도 각각 그 당시 자신들의 삶을 언급하기도 했는 데 저는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그 시기에는 생명으로 깃들지도 않았으니까.
어떻게 보면 저의 아버지세대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고 실제로 저의 아버지도 80년대에 출퇴근하던 방위였지만 군생활을 하셨고 영화 「1987」이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88 서울 올림픽을 직접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 시대에 어떤 일이 있었는 지 알 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소설이지만 끝 부분에 등장한 이름은 어디서 들어봤던 이름이라고 생각했었는 데 실제 부산 해운대구갑 국회위원님의 성함과 일치하더군요. 나이대도 비슷하기도 했는 데 그냥 우연의 일치겠지요?
어쨌든 마치 제가 이율이 된 듯한 기분으로 80년대와 2000년 초반을 교대로 시간여행하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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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산책
강연화 지음 / 강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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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작년 이맘때에 읽었던 이수경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어머니를 떠나기에 좋은 나이」가 20년의 간극을 담아내고 있었다면 이번에 읽은 강연화작가님의 첫 소설집 「우중산책」은 2006년에 발표한 (카나페)부터 비교적 최근인 2017년 가을에 발표했던 표제작인 (우중산책)과 (그 소리)까지 등단하고 10여년동안 발표하신 작품들을 한 권으로 묶었더군요.
유일한 말동무이자 가까이 지냈던 29살의 그놈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눈동자로 그의 곁에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고(어쩔 수 없이) 멀리 사는 딸의 안부를 물으면서도 죽은 아들들을 잊지 못하는 엄마(우중산책), 태어나게 해준 엄마의 돈을 뜯어먹다 엄마가 죽자 그 화풀이와 죄책감을 동시에 가지며 우연히 길에서 술을 마시던 꾀죄죄한 몰골의 ‘또라이‘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이라는 채찍과 술과 안주라는 당근을 주는 사내(소주), 누구에게 하소연할 상대가 없어 총알택시를 타며 해소하는 주부(택시),
자신의 노하우를 담은 요리책을 내길 원하던 아내와 그런 것에 못마땅해하던 이제는 정년퇴직한 노쇠한 요리사(요리책을 쓰라고), 다들 거리낌없이 자신의 속 이야기를 꺼내지만 남들처럼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는 자신(여기, 중마루), 아들들을 차가운 바닷속에 묻어놓을 수 밖에 없던 아내가 집안 곳곳에서 시도때도 없이 들리는 소리에 아무 것도 할수 없게 되거나(그 소리), 좋아하고 있던 갓 스무살 직원을 바래다주려고 마음 만 먹던 요리사(카나페)까지......
강연화작가님의 「우중산책」을 읽으면서 특별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평범한 삶에도 많은 생각을 가질 수가 있으며 꼭 어떤 엄청난 사건이나 계기가 있지 않더라도 명징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강연화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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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옷
김정 지음 / 해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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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가 김정작가님의 장편소설「바람의 옷」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화방 ‘함‘을 아버지에 이어 운영하고 있는 젊은 남자가 가끔씩 일거리를 주다가 자신의 집에서 작업하는 것을 허락해 준 아들을 낯선 땅에 두고 떠나온 그녀를 바라보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파란만장했던 그녀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바람의 옷」을 읽으며 지긋지긋했던 가족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낯선 남자를 따라 미국에 갔으나 남자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아일랜드에서 외국사람과 결혼해서 아들을 낳았지만 남편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알아버리자 커다란 충격을 받았으며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었던 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랑스에서 머물던 도중에 한국인 부부를 만나고 그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자연스럽게 타지에서 만난 그 남편과 같이 생활하다 두고 왔던 아들이 찾아오고 그 아들이 사제의 삶을 살겠다고 편지를 보내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그녀가 화방의 젊은이에게 일거리를 맡기고 예전에 먹었던 국수생각이 정확히는 국수를 맛있게 말아주던 오래전 추억 속에 있는 언니를 그리워하며 옷차림이나 머리모양에 신경쓸 겨를도 없이 곧장 시장 안에 있는 국숫집에 들어가 국수를 걸신들린 것처럼 먹어대는 모습이나 뒷산 중턱까지 올라가 신을 향해 입술을 열심히 움직이며 기도하는 모습을 화방의 젊은이가 보고 느낀 감정과 제가 「바람의 옷」을 읽으며 또 읽고 난 후의 감정이 비슷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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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 모모의 여행
류커샹 지음, 하은지 옮김 / 더숲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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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작가 로버트 해리스가 쓴 생생한 교황선출과정을 담은 「콘클라베」, 독일작가 샤를로테 루카스가 쓴 매력적인 엘라와 오스카의 좌충우돌 로맨스 「해피엔딩으로 만나요」, 스웨덴작가이자 배우이기도 한 요나스 칼손이 만들어 낸 ‘그 방‘에 계속 머무르고 싶었던 「한 시간만 그 방에」, 시리아태생의 일본작가 니시 가나코의 아주 특별하지만 사실 아주 평범한 아이의 성장을 담은 「i 아이」까지 정말 다양한 국가의 문학을 접해보았는 데 이번에는 대만 작가 류커샹이 글을 쓰고 직접 그림까지 그린 흑등고래인 모모의 일생을 다룬 「흑등고래 모모의 여행」이라는 책을 읽어보았음.
(그런데 이전에 흑등고래인지는 모르지만 고래가 등장하는 국내작가의 소설을 읽은 기억이 얼핏 났었는 데 2016년에 출간된 노희준작가님의 「깊은 바다 속 파랑」이었던 것 같은......)
흑등고래인 ‘모모‘가 태어나 엄마 곁에 있다 먼 바다를 헤엄치며 다른 수컷 흑등고래와 싸우고 거기서 이기면 암컷과 짝짓기하는 등 젊었을 때는 죽음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고 입주변에 따개비들이 붙어 있는 등 이제는 죽음이 멀지 않게 되자 한 판 싸운 적이 있던 바이야와 모험을 했었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험난한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간간히 직접 그린 그림들이 있어 읽기 편했던 것 같음.
멀리 나갔던 연어도 때가 되면 자신이 태어나 자라던 곳으로 회유한다고 하던 데 모모 또한 친구인 바이야와 함께 했던 그 늪으로 돌아가 마지막을 맞이 하려는 모습과 모래사장에 누워있던 모모를 발견하고 다시 바다로 보내려는 천쥔의 손자 샤오허가 인상깊었고 그 순수한 마음을 느끼며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음.
허구라는 것을 분명히 알지만 모모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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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벌써 2달이 지났네요.
2월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어서 책 읽기에 소홀해질 줄 알았지만 나름 알차게 읽어서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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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2018-03-01 1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씨 귀여우셔요~! 저는 2월엔 책읽기에 좀 소홀해졌었는데 대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