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산책
강연화 지음 / 강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로 작년 이맘때에 읽었던 이수경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어머니를 떠나기에 좋은 나이」가 20년의 간극을 담아내고 있었다면 이번에 읽은 강연화작가님의 첫 소설집 「우중산책」은 2006년에 발표한 (카나페)부터 비교적 최근인 2017년 가을에 발표했던 표제작인 (우중산책)과 (그 소리)까지 등단하고 10여년동안 발표하신 작품들을 한 권으로 묶었더군요.
유일한 말동무이자 가까이 지냈던 29살의 그놈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눈동자로 그의 곁에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고(어쩔 수 없이) 멀리 사는 딸의 안부를 물으면서도 죽은 아들들을 잊지 못하는 엄마(우중산책), 태어나게 해준 엄마의 돈을 뜯어먹다 엄마가 죽자 그 화풀이와 죄책감을 동시에 가지며 우연히 길에서 술을 마시던 꾀죄죄한 몰골의 ‘또라이‘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이라는 채찍과 술과 안주라는 당근을 주는 사내(소주), 누구에게 하소연할 상대가 없어 총알택시를 타며 해소하는 주부(택시),
자신의 노하우를 담은 요리책을 내길 원하던 아내와 그런 것에 못마땅해하던 이제는 정년퇴직한 노쇠한 요리사(요리책을 쓰라고), 다들 거리낌없이 자신의 속 이야기를 꺼내지만 남들처럼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는 자신(여기, 중마루), 아들들을 차가운 바닷속에 묻어놓을 수 밖에 없던 아내가 집안 곳곳에서 시도때도 없이 들리는 소리에 아무 것도 할수 없게 되거나(그 소리), 좋아하고 있던 갓 스무살 직원을 바래다주려고 마음 만 먹던 요리사(카나페)까지......
강연화작가님의 「우중산책」을 읽으면서 특별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평범한 삶에도 많은 생각을 가질 수가 있으며 꼭 어떤 엄청난 사건이나 계기가 있지 않더라도 명징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강연화작가님,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