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39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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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이유없는 설레임을 가지게 했던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이꽃님작가님의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를 그 자리에서 단숨에 읽지 않을 수 없었어요.
옛날에 집에서 감명깊게 본 「시월애」처럼 편지를 보냈는 데 그 것이 과거에 있는 사람에게 도착하여 서로에게 편지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식이 조금은 독특하게 여겨졌고 영화 「시월애」는 남자와 여자가 편지를 보내는 시간대가 2년이라는 시간차를 유지하지만 이 소설은 처음 나에게 보냈던 은유의 시간대는 일정하게 흐르지만 처음 받았던 이름도 똑같지만 1982년에 사는 국민학교 3학년인 은유는 2016년 은유에게 편지를 받는 순간 초등학교 5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고 연합고사를 치뤄 고등학생이 되었다가 대학교에 들어가고 이제 대학졸업을 앞두게 되는 1973년에 태어난 조은유의 시간이 빠르게 흐르면서 머지않아 2002년에 태어날 조은유와 함께 할 시간의 차가 많이 좁혀들어가는 것이 흥미로웠고 은유가 알려준 로또번호로 2002년 12월에 당첨되어 부자가 되고 또 2002년에 태어날 은유를 만나 자매처럼 행복하고 아름답게 살았다라고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었는 데 그 게 맘대로는 잘 안되나봅니다.
저는 솔직히 이 소설 때문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제가 과거의 나를 만나 제 동생처럼 챙겨주고 싶은 상상을 한번씩 하고는 합니다. 뭐, 모르는 것 있으면 가르쳐주고 같이 동물원이나 놀이동산, 영화관같은 데 같이 가고 맛있는 거 먹는 그런 상상을 했었습니다.
(제가 외동아들이라 늘 제 곁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 상상이 들었나봅니다.)
2002년 지금의 은유가 태어났을 그 해에 제 개인적으로도 많은 의미가 있었던 해였다는 것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물론 많은 이들에게는 2002 한일월드컵이나 부산아시안게임, 대통령선거까지 정말 많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해이기 때문에 많이들 추억하실테지만, 제가 기억하는 2002년 초에 제 사촌동생이 태어났고 월드컵당시에 음력생일을 맞이했는 데 그만 아버지가 파출소에 연행되었던 기억이나 제가 친하게 지냈던 아는 동생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던...... 그 외에도 많은 기억들이 술술 떠오르게 되네요.
이꽃님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작가님도 잘 지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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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의 탄생
신주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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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돌보던 조선족출신 베이비시터가 아이와 함께 갑자기 사리지고 시간이 지나 중국에 외딴 항구에서 아이의 토막난 사체가 발견된다(당신은 말한다)면, 남한으로 넘어가 정착하여 살아가기 위해 얻어야 했던 임미정, 림미정, 푸셰, 219등의 이름들(네 개의 이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가족들을 찾으려고 오늘도 전단지를 주섬주섬 챙기거나(미싱 도로시), 순식간에 벌어진 그 날의 사고로 사라져야했던 아이들을 아직도 찾고 있거나 잊으려고 애쓰다 노인이 되어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북극으로 떠나고(극) 학력을 위조하여 자신의 정자를 아이를 원하는 이에게 팔고(홀로, 코스트코)그렇게 생긴 아이를 두고 떠난 자리에 아버지가 아이를 오랫동안 컨테이너박스안에 가둬두고 욕구충족시키기 위해 ‘섹스돌‘과 함께 있게 하고(사막의 뼈), 아니면 장난처럼 나이많은 사람과 관계를 즐기다 뱃속에 생긴 아이를 결국에는 낙태(소녀의 난)하고 왁싱숍에서 가서 왁싱시술(브라질리언 왁싱)을 받고 그것들을 하기 위해 사채까지 써서 채권자들이 99% 채권 추심원에게 의뢰하여 추심원이 그들에게 찾아가 독촉을 하여(인어) 그 것에 못 이겨 모아놓았던 수면제를 털어 스스로 목숨을 끊게되는(점심의 연애) 이러한 이야기들을 뉴스에서 인터넷검색하면서 많이 접해보았는 데 오늘 읽은 신주희작가님의 첫 소설집 「모서리의 탄생」을 보니 ‘모서리‘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들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육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이 낯설지가 않았는 데 아무래도 앞서 언급했듯이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접해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딪치고 깨질 때마다 불뚝불뚝 솟아오르는 날카롭고 예민한 모서리들로 인해 찔리고 베여 붉게 붓고 피가 흐르며 생기는 상처들을 볼 때마다 신주희작가님의 글들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작년에 읽었던 최정화작가님의 첫 소설집 「지극히 내성적인」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보여주는 방식은 달랐지만.
앞으로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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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콜록 - 누군가 조금은, 혹은 아주 많이 아파하는 소리 월간 정여울
정여울 지음 / 천년의상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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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이어 월간 정여울이 2월에도 출간되었는 데 제목은 「콜록콜록 : 누군가 조금은, 혹은 아주 많이 아파하는 소리」라고 함.
첫달 「똑똑」에서는 인터뷰가 3개정도 실렸는 데 이번에 나온 「콜록콜록」은 인터뷰는 실려 있지 않지만 2월의 화가인 남경민화가의 그림과 함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음.
들어만 봤고 읽어보지 않았던「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의 브론테 자매가 살았고 학교를 세우고 젊은 나이로 자매들이 요절하고 지금은 잠들어 있는 「제인 에어」와 「폭풍의 언덕」의 배경이기도 한 영국의 하워스를 여행하면서 글을 쓰고 자신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글을 써보라고 하거나(이건 「똑똑」에서도 언급되었던 것 같은......)글을 쓰면서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응시하게 되고 눈물을 터뜨리는 학생들을 위로해주는 모습도 인상깊었지만 알을 품고 있던 암게가 온몸이 간장으로 물들여 이제 자신과 자신의 새끼들이 소리없이 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버려 새끼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지 많은 고민 끝에 얘들아, 저녁이야. 이제 불끄고 자야 겠다라고 어미 게가 이야기할 것을 생각하면 게요리는 잘 안 먹지만서도 아무리 작고 하찮을 지라도 그 것들에게도 생각과 감정이 있을 것이기에 조심스러울 것 같음. 3월은 「까르륵까르륵」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며 3월을 빛내줄 화가분도 기대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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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세븐틴
최형아 지음 / 새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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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문단을 포함하고 연극계, 영화계, 방송계, 종교계를 거쳐 심지어 정치계와 교사들까지 성폭행이나 성추문에 휩싸이는 등 정말로 아비규환이 아닐 수가 없는 상황에서 최형아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굿바이, 세븐틴」을 읽었는 데 정말 기억을 망각하며 망각하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왔지만 결국 아예 없어지지 않고 불현듯 열 일곱의 기억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던 성형외과 의사 윤영이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여성들의 말못할 고민을 들어주고 외형적으로나마 해결해주었지만 자신의 삶에 끼어든 심희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정확히는 역시 아픈 기억을 안고 살아가며 사랑할 수도 사랑받지도 못한 심희진이라는 존재때문에 망각했다고 착각한 기억이 떠올랐고 그 기억을 선사해준 A,B,C,D를 찾아 단순히 과거의 추악한 행위들을 고발하는 대신에 복수를 감행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통쾌하기도 했었어요.
물론 과거의 일을 잊으려고 했고 잊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으며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결코 잊을 수가 없었기에 그녀의 행동이 비록 범죄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소설 후반에 심희진의 딸 세영이 윤영에게 보여주었던 빈 의자 놀이가 아주 인상깊었어요.
저도 억울하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게 되면 세영처럼 빈 의자에 앉아 울어버리고 싶어요. 그게 완전한 치유책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서도.
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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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며느리 - 난 정말 이상한 여자와 결혼한 걸까?
선호빈 지음 / 믹스커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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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영화가 개봉하면 웬만하면 다 봐야겠지라는 마음이 들어 CGV에서만 보다가(다보고 싶었지만 상영시간이 안맞거나 CGV에서는 개봉하지 않아 볼 수 없었던 영화들도 있었고 2017년 8월부터는 영화를 보기 힘들어져 보지 못했음.)올해부터는 그냥 개봉하는 영화들을 놓치지 않고 다 보겠다는 일념으로 보기 시작했는 데 2018년 1월에 개봉했던 다큐멘터리 「B급 며느리」를 롯데시네마 광복점에서 관람했고 2018년 2월에 구매할 책들을 검색하기 위해 알라딘에 접속하던 도중 「B급 며느리」를 연출했던 선호빈감독이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담은 「B급 며느리 - 난 정말 이상한 여자와 결혼한 걸까?」가 눈에 뛰어서 구매해 읽어보았음.
사법고시 1차 합격했던 진영씨에게 두개의 선이 생겨 호빈씨와 결혼하여 이듬해 아들 해준이를 낳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시어머니와 많은 갈등을 빗고 생활하며 다큐멘터리「B급 며느리」를 기획을 하게 되고 그 것을 촬영하고 편집하여 각종 영화제에 상영 후 정식으로 개봉하기까지의 이야기와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 그리고 진영씨의 부모님과 진영씨가 키우고 있던 고양이의 사연, 마지막으로 촬영 후 근황등이 있어서 이미 다큐멘터리를 봤지만서도 새록새록 다큐멘터리 속 장면들이 떠올랐음.
특히 최예림님의 일러스트가 곳곳에 있어 보는 재미도 있었음.
앞서 나온 데뷔작 「레즈」도 찾아서 보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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