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비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4
박문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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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장편소설보다 짧은 단편소설이나 그 것보다는 조금 긴 중편소설들이 단행본으로 많이 출간되는 추세인 데 그 선두주자였던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2016년 3월 문지혁작가님의 「P의 도시」이후로 한동안 휴지기를 보내다 작년 4월 새롭게 양장으로 재판을 내고 그 시리즈를 이을 새로운 소설들도 함께 출간이 되었는 데 그 중 첫번째이자 노벨라시리즈의 14번째는 「주마등 임종 연구소」와 소설집 「방 안의 호랑이」를 쓰신 박문영작가님의 「허니비」이며 주기적으로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려왔음.
최근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출간된 소설들을 읽고 있는 데 공교롭게도 재앙과 재난이 닥쳐오는 현실이나 미래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내용이었고 오늘 다 읽은 이 소설 또한 먼 미래인 2399년에 아이를 직접 낳아 키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요즘 연애 프로그램처럼 TV쇼에 출연하여 상대방과의 교감을 쌓고 최종선택하여 풍족한 지원을 받으며 아이를 직접 낳아 키운다는 설정이 흥미롭기는 했지만 이게 현실이 되어버리면 너무 소름끼칠 것 같고 그때까지 살아있지는 않겠지만 만약 그 때가 오면 나 역시 아듀를 타고 가망이 없는 이 곳을 탈출해버리지 않을까 싶었음.
박문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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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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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마니아들이 많았지만「불편한 편의점」시리즈로 누구나 아는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신 김호연작가님이 신작 장편소설(이 소설 에서 깨알같이 ‘산해진미 도시락‘이 등장하네요.) 을 내셨는 데 그 제목이 「나의 돈키호테」이고 대전 선화동에서 돈키호테비디오를 운영하며 진솔을 비롯한 성민, 한빈, 새롬, 대준이가 속한 라만차 클럽에게 많은 위로와 추억을 안겨주었으나 감쪽같이 사라진 돈키호테 장영수 씨를 찾기 위해 퇴사 후 유튜버가 된 솔이 장영수 씨의 아들 한빈과 함께 그의 흔적을 찾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소설 속 배경이 되는 2003년경(원래 최신작은 1박 2일에 1000원이었는 데 2003년 5월 1일 : 일부 대여점에서는 그 전부터 1500원으로 인상했지만 전국적으로 인상이 되어버렸고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가 2003년 2월에 개봉하여 큰 흥행을 했던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이 날에 정식으로 비디오출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부터 1박 2일에 1500원으로 인상이 되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 이후 2~3년 뒤에 한번 더 인상을 하려고 비디오테이프의 정가가 27500원이라는 것을 강조하였으나 실패하였고 DVD와 블루레이의 보급화로 자연스레 영화비디오는 사라지고 이제는 OTT로 넘어가 DVD, 블루레이 대여 또한 일부 도서관에서나 할 수 있게되었고 DVD, 블루레이는 마니아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되었네요.) 부터 영화비디오를 빌려보기 시작했고 그당시 제가 사는 동네에 있었던 책,비디오 대여체인점 영화마을과 안방극장을 헷갈렸던 기억이 났는 데 안방극장 그곳에서 새로 출시된 한국영화들의 비디오들을 거의 다 빌려봐 그 당시 카운터를 보던 누나가 추천했던 소설 속에서도 언급된 와.라.나.고(와이키키 브라더스, 라이방, 나비, 고양이를 부탁해)의 마지막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와 ‘와‘에 해당되지는 않으나 와로 시작하는 「와니와 준하」, 그리고 2003년에 개봉한 동명의 제목을 가진 「나비」를 빌려봤던 기억도 났지만 한편으로는 비디오테이프에 표시된 상영시간과 실제 영화의 상영시간이 달라 아무 죄도 없는 대여점 사장님께 항의를 했던 부끄러운 기억도 동시에 드는 등 이 소설을 읽으며 이제는 추억 속에서나 존재하는 비디오 가게에 대한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김호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Muchas gracias!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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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건 오류
김나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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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광희작가님의 「밤의, 소설가」를 읽은 후에 읽으려고 책을 펼쳤더니 앞서 읽은 책에서도 다뤄진 챗봇과 인공지능 AI가 등장하여 잠시 다른 책을 읽고 나서 더 늦어지기 전에 읽은 김나현작가님의 두번째 장편소설이자 정은우작가님의 「국자전」이후 오랜만에 읽어보는 주간 문학동네 연재작 「사랑 사건 오류」를 흥미롭게 읽어나갔습니다.
1부 (사건), 2부 (사랑), 3부 (오류)에 등장하는 주요인물 수호, 은하, 라이와 그들 사이에서 조예은작가님의 추천사와 같이 벤다어그램의 다양한 집합처럼 나타나는 수상쩍은 초록색 옷을 입은 초록남자와 챗봇 루미.
처음 책 뒷표지에 ‘세계 속 세계 속 세계‘라는 문구가 단순 오류인줄 알았으나 읽어보니 이런 표현만큼 적합한 것이 없었고 마치 제가 호랑이그림이 그려져 있는 성냥갑에서 세개의 성냥개비로 불을 세 번 붙이며 제 눈에 소설 속 세계가 펼쳐지는 환상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세계와 소설 속의 세계 그리고 제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로 넘어갈 수 있다면 비록 주인공이나 주요인물이 아닌 그저 NPC일지라도 329쪽 ‘모든 관계에서 주고받음이 균등하지는 않은 거라고. 어떤 사람은 상대에게 온 생을 주고 보답이라도 할 수 없는 미미한 것을 받게 되지 않냐고. (......) 어떤 이들은 자신이 줄 수 있는 최대치의 것을, 그러니까 삶을, 숨을, 앞으로 살아갈 모든 시간을 서로에게 주는 것으로 사랑을 증명한다고 생각했다.‘라는 문구처럼 서로를 아낌없이 보듬어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제 사랑을 시작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사랑이 끝나버린 사람들 속에 유유히 거닐고 싶습니다.
김나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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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보여서 다행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주란 지음, 임수연 그림 / 마음산책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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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조해진작가님의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이후 너무 오랜만(그 이후 최은영작가님의 「애쓰지 않아도」, 이기호작가님의 「눈감지 마라」, 문진영작가님의 「햇빛 마중」, 김혜진작가님의「완벽한 케이크의 맛」, 정용준작가님의 「저스트 키딩」이 출간되었고 「애쓰지 않아도」는 전자책으로 구매했고 그중 제가 정기적으로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눈감지 마라」와 「햇빛 마중」을 빌려왔습니다.)에 읽게 된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의 2024년 첫번째로 이주란작가님의 「좋아 보여서 다행」이었습니다.
책 뒷편의 문구인 ‘오래 끌어안고 있던 시절을 떠나보내며 깨끗한 마음으로 건네는 마지막 인사‘라는 문구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헤어진 인우의 집에서 3주간 인우의 반려견 버트를 돌보게 되는 (1년 후), 자신의 곁을 떠나버린 아버지를 해원과 찾는 (바람이 불면 흔들리도록)의 종수, 실용음악학원에서 접수를 받고 수강료를 결제받고 레슨 스케줄을 관리하였으나 일을 그만두고 이모와의 작별을 준비하는 (외투) 속의 인물, 오랜만에 만난 창희 언니의 딸 소미의 공연을 보러 통영까지 가게 된 (우리 소미)의 인물, 어릴 때 잠시 스쳐지나가다 우연히 병원을 나서는 길에서 만나게 된 (겨울잠)의 문영과 동주, 진해로 떠난 영수가 서점에서 남기고 간 장우산을 가지게 된 (봄의 신호)의 미소와 이 짧은 소설에 걸맞는 그림을 그려주신 임수연작가님과의 추억이 깃들어있는 마지막 짧은 이야기 (숲)까지 「좋아 보여서 다행」에 실려있는 단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풍경들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그들의 안부를 묻고 싶고 이야기를 나누며 너무 아쉬워하지 않고 지금껏 살아온 것처럼 꼭 잘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주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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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남자
김종옥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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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첫 소설집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이후 약 9년만에 두번째 소설집을 내신 김종옥작가님의 책 제목은 「개구리 남자」입니다.
첫 소설집에서도 등단작이자 제4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인 (거리의 마술사)과 표제작을 포함한 단편 12편이 실렸는 데 이번 소설집에서도 표제작 (개구리 남자)를 포함해 총 9편의 단편이 실렸는 데 앞서 첫 소설집 100자평을 남기신 어떤 분의 의견처럼 대부분의 단편들에서 주구장창 본능에 충실하지만 자극적인 요소가 곳곳에 소설 속에 피어있었고 해설또한 라캉과 프로이트, 푸코까지 등장하는 등 활자는 제 눈을 때리는 것처럼 자극했지만 그 의미들은 이어지지가 않아 마치 활자가 책 속에서 저를 비웃는 것 같아 소설이 무척이나 어려웠습니다. (개죽음, 144쪽 변형하여 인용함.)
특히 여성(예쁜 여성)에 대한 욕망을 들어냄과 동시에 거울 속 저 편으로 넘어가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아 388쪽 모기약 선배가 나에게 ˝난 네가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개구리 남자, 388쪽) 라고 말했을 때 제가 이 소설집에 대해 더 나아가 이 소설들을 쓰신 작가님에게 모기약 선배와 같은 얘기를 하고 싶은 강렬하고 원초적인 욕구를 느꼈습니다.
불법촬영, 원조교제, 학교폭력, 스토킹, 도박중독 등등 소설 속에 사회문제들을 진하게 우려져 있어 깊은 우물 안에 갇혀 있어 우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개구리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느꼈지만 (톨게이트)라는 단편(물론 이 단편에서도 이성에 대한 이야기와 욕망이 드러나지만 다른 단편에 비해 그 농도가 비교적 옅은 편임.)을 읽고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스무 살 때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일주일 동안 운전면허 필기문제집을 풀며 70점 맞아 겨우 필기를 통과했던 단편 속 시대로부터 한참 지난 시기이지만 30만원이 없어 운전면허학원에 등록하지 못했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별다를게 없지만 너무나도 가난했던 철없는 시절이 생각이 나 마음이 약간 울적해졌습니다.
그래도 (스토킹)의 96쪽 ‘어쩌면 단지 M이 그를 찾아간 걸로 다시는 그런 짓을 않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헛수고를 하는 게 아니냐고.‘라는 문장이 저의 아득해진 주의를 퍼뜩퍼뜩 깨웠기에 이 소설에 대한 글을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김종옥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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