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틴더 유 트리플 7
정대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의 7번째로는 「GV 빌런 고태경」으로 2020 한경신춘문예에 당선된 정대건작가님의 「아이 틴더 유」입니다.
이 단편집에는 표제작인 (아이 틴더 유)를 포함하여 (바람이 불기 전에), (멍자국) 이렇게 3편의 단편과 짧은 에세이 (네모가 되기를 빌고 빈 세모)가 실려있는 데 영화를 전공하셔서 그런지 과거에 단편영화로 상을 받았지만 현재는 여러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틴더 앱에서 솔을 만나 연인같지만 연인은 아닌 사이로 지내는 호(아이 틴더 유), 10년 전에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부산에서 상영되어 어머니와 함께 부산으로 가게되는 승주(바람이 불기 전에), 영화에 꽂혀 영화판에 있었으나 지금은 잡지사에서 일하며 데이팅 앱에서 만난 서아와 여행도 다니는 영선(멍자국), 그리고 짧은 에세이 속의 작가님의 모습이 분명 다른 인물들인 데 같은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사랑이나 연애같은 것에 관심도 없고 해본적이 없어서 주로 맞선이나 소개팅이 아닌 손가락 몇번 터치하여 가볍게 만나게 된 인물들이 깊은 관계로 가기에는 부담스러워 선을 긋거나 점점 멀어지는 이러한 만남이나 그 사람의 분명한 잘못이 없음을 아는 데도 단지 애정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헤어지는 것에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사실 잘 이해가 안되기는 합니다.
저도 한때는 막연하게 유명한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마음만 먹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영화학교를 다닌다거나 단편영화를 만들어보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좋아하여 1~2년전까지만 해도 제 분수에 맞지 않게 영화DVD를 구매하였으나 잘 보지도 않아 방치하고 있다 아주 최근에 다 처분하게 되었을 때 그동안 하나씩 사모았던 것이 기억이 나서 몇번 망설였고 처분한 후에도 생각이 나기는 했지만 다 지나갔기에 아름다운 기억으로만 남아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소설 속의 인물들의 행복도 함께 빌어보면서......
정대건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마다 만우절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윤성희작가님의 소설을 읽고 ‘특별한 사건이 없고 소소한 웃음을 주기도 한다‘고 예전에 리뷰를 한 적이 있었는 데 오늘 읽은 새 소설집 「날마다 만우절」에 실린 단편들 속에서 교통사고로 부인이 죽고 다리를 절게된 전에 만난 인연, 40도 못 넘기고 절명한 막내오빠 (여름방학), 심장마비로 죽은 절친, 6번이나 다쳐 총 6번의 깁스를 해야하는 인물(여섯 번의 깁스), 암이 폐로 전이되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인물(남은 기억), 잔치국수를 먹으러 마을회관에 가던 중 떨어진 감을 밟아 넘어져 정신이 오락가락하게 되신 작은아버지, 화장실에 쓰러져 생을 마감한 산악회 총무, 훔친 킥보드를 타다가 넘어져버린 인물(어느 밤), 브레이크가 고장 난 트럭이 구둣방을 덮쳐 장기를 두던 남편과 구둣방 사장이 죽고(어제 꾼 꿈), 부모 몰래 중학생이 몬 승용차가 분식집을 덮치는 가하면(네모난 기억), 버스가 앞서 달리던 승합차의 뒤를 받아 그 승합차가 정류장을 덮치고(눈꺼풀), 산책을 하다 방파제에 미끄러져 바다에 빠진 엄마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아빠가 구하고 난 후에 심한 몸살을 앓고(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밤), 옆집 할아버지가 부모님 집 감나무에서 떨어진 감을 밟고 넘어져 허리를 다치고 그 책임을 부모님에게 물며 판결을 받고 감나무를 자르다 나무가 쓰러지고 담또한 무너져 발등을 다친 아버지가 깁스를 풀기 전에 화장실에 갔다가 슬리퍼를 잘못 밟아 넘어져 골반을 다치고(블랙홀), 막걸리를 마시고 무단횡단을 하다 자기 자동차 앞에서 꽈당 넘어지는 등(스위치) 사람이 사고로 죽거나 다치고 또 사고로 의식불명이 되거나 집안이 망하고, 가게가 망하며 애인과 헤어지고 가족이나 친구의 연을 끊게 되는 일들이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데 이것이 우리의 인생에도 이러한 일들이 저와 제 주변인들에게도 벌어지는 일이라 공감간다기보다는 ‘아이고‘ 소리가 저절로 나오더군요.
그래서 표제작인 (날마다 만우절)처럼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하여 다치거나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부 다 거짓말이야.‘라고 날마다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날마다 윤성희‘를 읽고 싶습니다.
아무튼 윤성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씨와 사랑
장은진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도 다른 분처럼 장은진작가님의 ‘감성 연애 소설‘ 이라는 띠지 문구에 집어들어 읽기 시작한 「날씨와 사랑」.
표지의 장우산을 펼쳐 그 우산을 잡고 있는 코트 이미지에 어울리게 아르마니 슈트와 아테스토니 구두를 신고 카날리 가방을 메며 크로노스위스 손목시계를 차며 마리오 탈라리코 사의 장우산을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꿋꿋하게 펼치며 광장을 누비는 정체모를 남자 ‘우산씨‘와 근처 장갑공장에서 24시간 장갑을 짜며 인생을 장갑에 저당잡힌 해주씨의 사랑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지만 그 주변을 부유하고 있는 재개발로 인해 해주의 장갑공장과 재하의 목공소가 철거될 위기에 하루라도 빨리 철거되기를 기원하며 구청에 민원을 넣고 이들을 저주하는 주변사람들, 불현듯 학교가는 날도 아닌데 해주와 영주의 도시락을 싸주고 떠난지 벌써 13년째나 되었음에도 소식하나 없는 엄마, 그런 엄마가 떠나감으로 점점 시들시들해지는 게으름뱅이 아빠, 밥은 많이도 먹으면서 일할 생각은 없고 죽음이나 불행을 노래하는 예술가는 아닌 늙어버린 동생 영주, 꿈이라는 것을 꿈꾸기도 전에 집안을 먹여살려야 했으며 아까운 청춘을 장갑 짜는 일을 보내버린 해주. 그리고 해주를 좋아하지만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영화감독의 꿈을 접고 목공소를 운영해야 했던 재하의 이야기가 있어서 마냥 아름답지는 않았어요.
‘애초에 꿈을 꿔보지도 못한 삶과 꿈을 접어야만 하는 삶 중 어느 쪽이 더 참담할까. 사막과 지옥의 차이일까.(90쪽)‘ 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지금 편의점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저는 어느 쪽이었는 지 생각이 나지 않네요.
첫 문장만으로도 이야기가 되는 소설, 첫 문장만 읽었는 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소설과 그렇지 않은 소설 중에 「날씨와 사랑」은 어떤 쪽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 데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지만 끝까지 읽었으니 적어도 후자는 아니라고 확신이 듭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날씨는 비가 왔었지만 가끔씩 맑은 하늘도 보여 조만간 더워지겠구나 싶은 날씨라 저는 아직 사랑을 잘 모르지만 아무튼 사랑하기에는 좋은 날씨겠죠?
장은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남주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우리가 쓴 것」에 실린 8편의 단편을 발표한 역순으로 읽어보았습니다.
가장 최근에 쓰신 (첫사랑 2020)은 순수한 아이들의 사랑이야기이지만 코로나 펜데믹과 각자의 사정 때문에 결국은 헤어지게 되어 마음이 안 좋더군요.
첫번째로 실린 (매화나무 아래)는 어린 시절부터 언니들만 불러주었던 동주라는 이름을 환갑이 넘어서야 되찾게 된 할머니가 첫째언니 금주가 있는 요양원에 방문하며 먼저 떠나간 둘째언니 은주와 지난했던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원래 소설집의 제목으로 예정되어 있던 (오기)는 인기 베스트셀러작가가 되고 나서 여러가지 악플에 시달리는 작가님이 은사님을 만나 은사님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해 듣지만 작가님의 쓴 소설이 실은 은사님의 이야기를 토대로 동의없이 쓴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게 되어 결국에는 자신의 아프지만 보편적으로 일어 날 수있는 이야기를 꺼낼 수 밖에 없게 되어서 먹먹해졌습니다.
실린 이야기 중 긴 편에 속하는 (오로라의 밤)을 읽으면서 한 번도 실제로 보지 못한 오로라를 보고 소원을 빌고 싶었는 데 자식을 잃은 엄마와 남편을 잃은 아내의 소원이 각각 ‘오래살고 싶어요‘, ‘손자 안 돌보게 해주세요‘ 같은 너무 현실적인 소원들이라서 인상깊었습니다.
저에게는 출가였지만 상대방에게는 ‘가출‘로 느껴졌을 (가출)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는 데 일흔을 넘긴 아버지가 딸이 준 신용카드를 들고 가출을 하여 신용카드를 이따금씩 사용함으로써 아버지가 무사히 살아계신다는 메시지를 전해받으며 아버지가 없어도 잘 살나가는 가족들의 모습의 신선하게 느껴지다가도 신용카드 만료가 되면 그때는 어떻게 될지하는 궁금중이 생기더군요.
책띠지에 나오는 ‘엄마 업데이트 좀 해‘가 등장하는 (여자아이는 자라서)를 읽고 미끼를 던진 딸 주하와 친구 은비의 행동이 무조건 비윤리적이다고만 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평소에 현성이 같은 남자애들이 주하와 은비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았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이 씁쓸하게만 느껴집니다.
앞서 테마소설집에서 읽었던 (현남 오빠에게)를 다시 읽었더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강현남의 여자친구‘로 남을 뻔한 인물이 자기 자신을 찾아가고자 ‘현남‘오빠에게 편지를 쓰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더욱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님이 제일 처음에 발표하셨던 (미스 김은 알고 있다)의 전설같지만 결국 잘려나갈 수밖에 없던 ‘미스 김‘의 작지만 강한 복수가 인상적이었으며 미스 김을 대신하여 일하고 있는 또 다른 ‘자기‘의 직장탈출을 조심스레 기원합니다.
조남주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인의 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는 지금 제 명의가 아니지만 저만의 화장실이 있는 원룸에 주거하고 있고 그 전에는 창문이 없거나 창문은 있지만 화장실을 여럿이서 쓰는 고시원에 몇년 살았으며 고시원에 들어가기 전에는 주거공간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찜찔방에서 지낼까하는 생각도 했었던터라 손원평작가님의 첫 소설집 「타인의 집」의 등장하는 ‘집‘이라는 주거공간들을 부동산중개업자를 따라 집 보러 온 예비 세입자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표제작인 (타인의 집)부터 자신도 세입자이면서 그 집을 또 다른 이들에게 세를 받으며 부대끼며 살다가 갑작스러운 통보에 모두다 나가야할 위기에 처해져있고 작가님의 첫 단편인 (4월의 눈)에서도 갈라서기로 마음먹은 부부의 집에 핀란드에서 온 마리아가 갑작스레 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며 (zip) 또한 영화가 대책없는 기한과 방이 늘었다가 줄어드는 집에 아이들이 태어나고 그 아이들이 자라서 결혼해 손녀를 낳을때도 심지어 기한이 사고로 인해 식물인간이 되었을 때에도 그 집을 벗어나지 않고 기한과 손녀를 돌보며 집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버는 모습이 남일같지 않았고 「아몬드」의 외전 격이라 할 수 있는 (상자 속의 남자)도 형이 남을 구해주다가 불구가 되자 ‘상자‘ 속에 들어가 살게되며 어떤 위험이 자신의 곁에 와도 함부로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게 된 동생이 외면하여 결국 두 생명을 잃었지만 또 반대로 외면하지 않고 구해내 쓰러져가는 생명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키게 되었고 동생에게 119신고와 제세동기위치를 알려준 인물이 알고 보니 형이 구해주었던 아이라는 것이 그야말로 한편의 영화같았고 (괴물들)에서도 그토록 원하였고 갖은 노력을 한 끝에 낳은 쌍둥이 형제가 있는 ‘집‘을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 분명한 보육교사인 엄마가 아이를 원했으면서도 아이를 낳은 여자들에게 내뱉은 말들이 당사자가 아님에도 가슴 속에 콕콕 박혔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총 8편의 단편이 실렸는 데 나머지 7편과 다르게 미래를 담고 있는 (아리아드네 정원)에서는 A구역에서 시작하여 B,C 구역으로 내려가더니 마침내 F보다 한 단계 높은 D구역에서 살게 된 민아라는 인물(민아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이 할머니라니 실감이 나지 않았는 데 멀지 않은 미래에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에게 곧 이 곳을 공격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직은 시간이 남아있어 아름다워야 할 과거의 이야기를 자국민이 아닌 아인과 유리에게 들려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후반에 실린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성공한 작가로 칭송받던 윤석과 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한 현준, 그런 현준을 스승으로 삼으며 작가가 되는 것을 열먕하였던 보라가 그저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인물들이라서 저 또한 한때 작가가 되기를 꿈만 꾸었던 것이 생각이 나 가볍게 읽히지는 않았어요. 또 제일 마지막에 실린 (열리지 않은 책방)은 표면적으로는 완전히 닫지는 않았지만 영업을 하지 않아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갖던 주인이 있는 책방에 불쑥 찾아와 시간을 빼앗음에도 차를 대접하며 손님으로 맞이해주는 것이 짧지만 강하게 여운을 주었어요.
손원평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