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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사람
최정화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11월
평점 :
보통 저는 계간지나 출판사카페에 연재를 하는 장편소설들을 연재하면서 읽어보진 않고 그 소설들이 단행본으로 정식 출간을 하면 구매해서 보는 편(단편들도 마찬가지로 계간지에 실리고 그 단편들이 모아 소설집으로 출간될 때 구매해서 읽어봅니다.) 인 데 이번에 읽은 최정화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이자 무려 2900원이라는 가격으로 격월로 만나는 은행나무출판사의 계간지 「Axt」의 첫 연재소설로 출간 된 「없는 사람」을 「Axt」에서 연재되었던 부분과 번갈아가며 읽어보니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없는 사람」단행본을 먼저 읽고「Axt」를 E-book으로 구매하여 당시「도트」로 연재되었던 부분을 비교하며 읽어보니 연재되었던 부분과 달라진 부분들이 눈에 띄었으며 마치 DVD타이틀로 영화본편을 보고나서 부가영상에 있는 본편에서 삭제된 장면들을 보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우선 제목이 「도트」에서 「없는 사람」으로 변경되었고 「도트」에서는 노진에서 택배분류일을 하던 무오를 끌어들인 김이 「없는 사람」에서 이부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도트」에서 숫자로 각 장을 표시하였지만 「없는 사람」엔 숫자와 함께 각 장에 부제목이 붙었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1부에서는 무오가 칼국수집에서 전화통화하는 장면이 있었는 데 「없는 사람」에서는 TV시청장면으로 바뀌었고 3부에서는 도트이자 농성을 지휘하는 이자희에 대한 무오의 표정이나 태도가 「없는 사람」에서 추가되었고 그 외에도 몇몇 부분이 수정되었거나 삭제, 추가되었습니다. (「도트」가 총 6번에 걸쳐서 실렸는 데 E-book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2016 3~4월까지라서 5~6월에 실린 마지막회를 보지 못했고 7~8부 부터는 내용이 완전히 달라져서 비교해서 보기를 그만 두었습니다.)
읽으면서 왜 제목이 뚜렷하게 보여주는「도트」비해서 다소 포괄적인 느낌의「없는 사람」으로 바뀌었을까 생각을 해봤는 데 다 읽어가니 알 것 같았어요.
택배분류를 하던 노진에서도 이부와 함께 하던 일에서도 무오는 다른 북플친구들이 언급한 것처럼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가 아닌 언제라도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는 위치이자 존재라는 것, 심지어 노진에서도 모리 노동 조합에서도 비정규 금아기획에서도 결국 소속되지 못한 그야 말로 노진에도 모리 노동 조합에도 금아기획에도 타인들의 인생에서도 없는 사람이었고 지금 ‘없는 사람‘인 무오. 자신도 자기 자신에게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없는 사람 으로 생각했던 무오가 처음으로 반점이라는 친구가 생겼고 이자희에게 감정을 느끼고 70일동안 노동조합원들과 함께 시위농성을 하면서 점차 한 일원으로 소속되고 싶어지는 마음과 같이 일했던 이부와 노동조합원들에게 배신하게 되는 마음으로 인해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습과 점차 변해가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저 또한 주변에 친구가 없고 그저 밤이 되면 일을 하고 아침이 되면 퇴근하고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어디에서도 소속되지 않는 무오처럼 ‘없는 사람‘이라
물론 이런 상황까지는 아니겠지만 저도 어디에 소속되고 당당히 저의 존재를 보여주게 된다면 저도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