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검사를 할 것인가 ? 말 것인가 ?

 

월스트리트 저널- 경제 전문지 아닌가!,- 에서 흥미로운 장문의 기사를 보았다.

 

제목은 전립선 암 검사를 많이 처방하는 의사에게 징벌이 가해질 수 있다.”

 

 (Docotors could be penalized for odering prostate test. WSJ NOV 19, 2015)

 

제목대로 전립선 암 검사를 처방하는 의사에게, 벌금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선 건강 검진에 절대 빠지지 않는 전립선 암 검사 (PSA )이지만, 미국에서의 예이지만, 오히려 검사를 했다고 의사에게 벌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과거 10 여 년간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인 전립선 검사의 효용성을 밝히기 위한 임상 시험에서 효과 (암 검사로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것) 에 비하여,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 부작용의 예를 든다면, 위양성 (암이 아닌데 암으로 나와서 불필요하게 위험한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 혹은 과잉 진단 ( 그냥 뇌두어도 되는 상황에서 괜히 검사해서 아는 것이 병이다.”를 만드는 상황) 등이 있고, 추가로 검사비용과, 불필요한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암 발생위험의 증가 등이 있다.

 

결론적으로,  2012년 미국 질병 예방위원회 (USPTF)는 전립선 검사를 암 검진 항목에서 제외시키기로 했으나, 여전히 환자들과-그렇다 환자들이 암 검사를 원하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의사들은 수많은 전립선 암 검사를 처방하고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전립선 조직검사를 해야 하고-이거 굉장히 괴로운 검사이다-결과적으로 전립선암으로 진단되어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역시 상당히 괴로운 치료다. 부작용이 바로 남성 기능 상실 이다.

 

물론 암 검사로 환자들이 덜 죽으면,  이 모든 고통과 괴로움이 상쇄되련만, 암으로 죽는 숫자는 거의 같으니, 환자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죽을 사람은 여전히 그대로 죽는, 전혀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아직도 전립선 암 검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설왕설래, 밀고 당기기를 그야말로 지루하게 하는 형국이고, WSJ 같은 경제지까지도 특집 기사를 내는 것이다.

 

그런대, 어제 NY TIMES에는 여기에 대한 DR. Gilbert Welch 교수의 기고가 실렸다.

 

Welch 교수는 자신이 전립선 암 검진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과잉진단 : Overdiagnosis  책의 저자이자, 암 뿐 아니라, 모든 의학 분야에서 과잉 진단을 반대하는 연구자 이다. 그런대도, 그는 오히려 전립선 암 처방을 내는 의사를 처벌하자는 주장에 대하여 반대하고 있다.

(Why doctors shouldn't be punished for giving Prostate Test? NYTIMES Jan 7, 2016)

 

Welch 교수는 기고문에서, 전립선 암 검사가, 치료할 필요도 없는 소위 거북이 암만 잡아내기 때문에 효과가 없으니 중단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처방을 내는 의사를 처벌하는 것은 반대라고 한다.

 

그 이유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역시 의학은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아무리 효과가 없다고, 혹은 위험하도고 해도, 그 위험을 알고도 환자가 선택하는 것을 막을 수도,  막아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의사들이 충분히 환자에게 전립선암 검사의 장단점을 설명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자, 즉 상담료를 주자는 것이다.

 

전립서 선 검사를 줄기차게 반대해온 Welch 교수가,  이런 말을 하는 대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고, 일부 수긍이 가기도 하지만, 그렇지만, 이 복잡한 암 검사법의 득실을 누가 이해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의사 자신도 이해 못하는 것을 환자에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암 검진을 포함한 예방적 치료는, 기본적으로 20세기 후반의 발명품이다. 수천 년간의 의학역사에서는 항상 병이 있는 사람을 치료해왔다. 심장병이 생기기전에 약을 주고, 암의 증상이 있기 전에 검사하는 것은, 그야말로 최신 20 세기 후반 의학이다. 아직 검증이 충분치 않다고 해야 할 것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 암 검진에 대한 수수께끼는 이해하기도, 설득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설명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리스 허무주의 철학자 고르기우스 명제, “진실은 없다, 있다 해도 알 수 없고, 알 수 있다 해도 설명할 수 없다.”가 가장 적절한 비유일 수도 있다.

 

전립선 암 검사 뿐 아니라, 암 검진에 대한 논리는 어떤 방법으로든 설명하기 어렵다. 누구도 명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어떻게 생각하면, 암 검진과 예방의학은, 과학의 문제라기보다, 철학이나, 혹은 윤리의 문제, 혹은 예술의 영역인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