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나라의 갑상선 암 검진의 기이하고 괴이한 진실
의학 교과서에서 갑상선 암은 매우 드문 병으로, 대부분 50세 이상여성에서 나타나며, 남성에서는 극히 드문 병으로 기술되어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갑상선 암은 암 발생 순위에서 10위권 바깥에 자리하고 있으며, 더구나 갑상선 암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그야말로 뉴스에 나올 정도로 극히 드문 병이다.
그런데 세계에서 보건 통계가 잡히는 150여개국 중에 갑상선 암에 관한한 가히 독보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는 나라가 있다. 원래는 이 나라도 20 년 전만해도 다른 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는 평범한 나라였다. 그러더니 20년 전부터 갑상선 환자 수가 슬금슬금 늘어나더니, 10년 전 부터는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이 나라에서 갑상선 암은 다른 모든 암을 제치고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일 뿐 아니라, 2위와의 차이도 가히 기록적이다. 당연히 세계 평균과도 10배 이상 차이가 나니 가히 갑상선 암 천국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토록 엄청나게 갑상선 암이 늘어났지만, 이상하게도 갑상선 암으로 죽는 사람의 수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 나라에서는 갑상선 암 천국답게 갖가지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신기한 현상이 많다. 단순히 갑상선 암 환자가 엄청나게 많다는 점 아니라, 정말로 희귀한 남성 갑상선 암환자도 흔히 볼 수 있으며, 부부가 걸림경우, 자매, 형재가 걸린 보기 드문 경우가 흔히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20 대 전후의 젊은 환자도 흔히 발견 된다니, 가히 갑상선 천국의 진기한 모습이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이나라에 핵전쟁이나 핵발전소 사고 같은 방사능 유출 사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모두가 다 알고있듯이 그 원인은 유별난 갑상선 초음파 검진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갑상선 암 검진은 의학적으로는 전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검사여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하고 있지 않지만, 이 나라에서는 국립 암 센터에서도, 거의 모든 대학병원에서도 아무런 증상도 없는 사람에게도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마구해대고 있다. 의학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는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의사가 직접 권하기는 민망한 노릇이어서 대부분 대형 검진센터에서 끼워 팔기 형태로 환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실시하는 형태로 받게된다, 국립 암센터에서도 하고있으니, 다른 조그만 병원이나 의원에서도 당연히 열심히 환자를 생산하여 세계 기록 수립에 한 몫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이나라에서는 그래도 이렇게나 많은 갑상선 암 발생에 대응하고자 “갑상선 검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해괴한 정부 주최 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 해괴하다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갑상선 암 검진은 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이걸 두고 논의 조차도 없는데, 하필이면 갑상선 암이 가장 많은 나라에서 더 많은 갑상선 암을 양산하는 갑상선 암 검진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토론 한다는 것이다. 더욱 해괴한 것은 소위 전문가들이 모여서 오랜 시간 동안 핏대 올리는 갑론을박 끝에 얻어진 결론이라는 것이 “잘 모르겠으니 국민들이 알아서 하시오” 라는 것이다.
이제 이 나라의 국민들은 자신이 자신의 갑상선의 운명을 직접 결정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과연 갑상선 암으로 사망할 확률 0.0001%을 막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갑상선 검진을 받아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갑상선을 떼어내고 평생 갑상선 홀몬을 복용하는 갑상선 환자가되는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그 정도의 확률을 모른 채하고 용감하게 살 것인가. 갑상선 전문가들 조차 어떤 쪽이 좋을지 모른다니, 이제 이 나라 국민들은 어느 고개 옆의 점 집을 찾아가서 물어보거나. 제비뽑기로 자신의 갑상선의 운명을 결정해야 할 상황이다.
어찌 되었든 앞으로 최소 10 년 정도는, 정부의 무책임한 "알아서들 하시오" 정책으로 인하여 이나라가 세운 갑상선 암 발생의 경이적인 기록은 앞으로도 계속 경신될 뿐 아니라, 세계 의학사에서 가장 기이하고도 괴이한 기록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 확실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