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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제약회사 - 제약회사는 어떻게 의사를 속이고 환자에게 해를 입히는가
벤 골드에이커 지음, 안형식.권민 옮김 / 공존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약은 흔히 알고있듯이, 아이슈타인을 닮은 과학자가 온갖 실험 기계가 연기를 뿜어내는 실험실에서 만들어 지지 않는다. 그런 실험실에서 과학자가 만들어 내는 것은 그냥 화학물질일 뿐 이다. 이 화학 물질은 10원도 안되는 평범한 화학 물질에 머무를 수도 있다. 운이 좋으면 한병에 수백만원하는 항암제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더 좋게는 수백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평생동안 하루 한알씩 꼬밖꼬박 먹어야 하는 고혈압 치료제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화학물질이 약으로 변신하는 과정에는 , 환자와 제약사, 의사, 통계학자, 식품의약정부 관리 등이 주연과 조연으로 등장하고, 수천만 달러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고, 흥행을 위하여 온갖 마켙팅 기법과 정치적 수완이 발휘되는 소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이 책은 어떻게 아무런 의미없는 화학 물질이 "임상시험"을 통하여 약으로 변신하는 가를 그야말로 냉정하게 파헤치고, 현대의학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준다.
값어치 없는 단순한 화학물질을 한해 수천억 달러를 벌어드리는 블록버스터급 약으로 변신시키기 위해서는 당연히 약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게될 제약사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제약사로서는 한해 수천억 달러를 벌어드릴 수 있는 약을 만들기 위해 무슨 짓 인들 못할 이유가 없다. 수천억원을 들여서 전세계의 환자와 의사를 참가세켜서, 임상시험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 효과가 없다고 나오면 , 그 결과는 가차없이 버리고, 다시 새로운 방법으로 임상시험을 하는 것도 다반사이다. 당연히 좋은 효과가 입증될때까지 지속되고, 그중 가장 좋은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는 임상시험 결과를 골라서 예쁘게 과학과 통계의 옺을 입혀서 포장하여 상품으로 내놓게된다. 임상시험의 결과는 당연히 최첨단 통계 기법과 분석 방법이 사용된다. 통계는 거짓말이라는 말도 있지만, 현대의학에서 통계는 과학적이라는 말로 포장된다. 물론 임상 시험결과는 그러싸한 수사로 포장하여 세계 최고의 권위있는 의학잡지에 게제하는 것이 당연한 목표이다.
이렇게해서 이름모를 과학자의 실험실에서 출발한 평범한 화학 물질은 불치병과 암과 고혈압을 치료하는 약으로 , 과거의 약보다 더 효과적이고 더 부작용이 적은 신약으로 , 제약사에게는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고, 수십조달러를 벌어주는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제약사와 의사, 통계학자, 정부 관료, 정치인등이 엄청난 돈을 들여서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바라보고 벌이는 이 엄청난 머니 게임이 공정하고, 객관적 사실에만 입각하여, 과학적으로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다. 이과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이 이책에 기술되어있다.
콩나물을 만드는 사람은 콩나물을 먹지 않는다. 두부를 만드는 사람은 두부를 먹지않고, 고추를 재배하는 농부는 남이 재배한 고추 먹기를 꺼린다. 이책을 읽으면 약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가를 적나라하게 알 수있다. 약먹기가 싫어질 것은 자명한 이치다.
이책은 현대의학을 이해하려는 의지가 조금이라도있는 사람에게는 필수이다. 의사나 의료인도 자신이 지금 무슨일을 하고있는지 알고싶다면, 자신이 어떤위치에 서있는지 알고 싶다면 읽어 보아야 한다. 이책에서 기술된 내용은 안타깝지만, 대부분의 대학병원 임상의사라면 누구나 경험한 것이고, 따라서 사실이다. 자그만 조각 조각을 맟추어 보여주는 현대의학의 맨얼굴을 보면 실망과 분노를 넘어 서글픔까지 느껴진다. 안타깝지만, 현대의학은 흔들리는 땅위에 서있다. 과연 무엇을 부여잡고 지탱하여 흔들리는 땅위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 지.. 과연 현대의학이 무었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