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병을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은 좋다는 것은 상식이다. 세상에 예외는 없다지만 건강진단이 건강을 지켜준다는 것은 예외가 없을 것이라고 대부분 생각한다.
그러나,세상 모든일이 그렇듯이 예외없는 것은 없다.
당연히 건강 진단도 해가 될 수 있다.
물론 너무 자주 X-ray, CT 촬영을 하면 몸이 받는 방사선 량이 증가하여 암발생을 증가시킬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그런 위험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위험도 있다. 바로 과진단 (overdiagnosis)이다.
과진단은 오진과는 다르다. 병이 있더라도 진행속도가 늦거나 , 진행되지 않아서 다른병으로 죽을때까지 문제를 일을키지 않는 병을 진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병의 증세가 나타나야 병원을 찿아서 진단을 받았기때문에 과진단이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금은 건강한 사람도 예방을 위하여 건강검진을 받는다. 최첨단 현대의학은 아주 작은 암들마저도 잡아낼 수 있도록 발달하였다. 그러나 이 작은암들이 얼마나 빨리 커지는지, 혹은 아예 커지지 않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발견된 모든 암은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를 할 수박에 없다. 수술이건 방사선 치료건 항암치료이건 환자와 가족에게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만일 굳이 진단을 안받았더라면 죽을때까지도 모르고 잘 살았을텐데, 괜히 건강진단을 받아서 안해도 될 고생를 하는 샘이된다.
고혈압, 당뇨, 정신질환, 골다공증등 거의 모든 의학 영역에서 과진단이 발생할 수 있다. 암 중에서는 갑상선암, 대장암, 전립선 암, 유방암등이 특히 과진단이 많다고 보고되고있다. 특히 전립선암을 조기 진단하는 검사로 각광을 받았던혈청 PSA 검사는 과진단을 너무많이 만들고 불필요한 전립선 암환자를 만들어 낸다는 이유로 미국에서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는 더이상 적용하지 않고있다. 과거 유방암 진단의 중요한 요소라고 하던 유방자가촉진법, 유방 촬영법도 과진단으 유발하는 중요한 검사법이다. 유방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유방 쵤영술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료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치명적인 유방암을 암을 조기에 진단해서 효과를 보는 것과 치명적이지 않은 유방암을 미리 진단 하여 불필요하게 치료를 받게될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보고에 의하면, 혈청 PSA 검사로 발견된 전림선암의 60%, 흉부 엑스레이로 발견된 폐암의
아주 작은 이상이라도 미리 검사하여 치료를 받아 남은 생동안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인간의 꿈이다. 그러나 고도로 발달한 현대의학이라고 해도 그러한 꿈을 누구에게나 이루어 줄 수는 없다. 아무리 시간과 돈이 많아도 건강 검진으로 건강을 살 수없다. 건강진단을 아무리 여러번 받아도 조금도 건강해 지지 않는다. 건강은 건강한 식습과, 운동과 휴식, 금연 금주등 돈보다는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대학 병원 종양 내과의사로 20년간 근무하였고, 50세넘은 중년이지만, 10년전 속쓰림이 심하여 내시경 한 번 받아본 것 말고는 특별한 건강 검진을 받은 적이 없다. 피검사도 수년전 한번 받아본 것 말고는 없다. 건강에 자신이 있어서도 아니고, 돈이 없어서도 아니고, 건강에 무관심해서도 아니다. 건강 검진이 갖는 양면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때문이다.
한번에 수백만원하는 CT, PET가 포함된 검강 검진을 받으면 작은 암도 미리 발견하여 치료받아 건강을 지킬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그런식의 건강검진이 이루어지는 나라는 대한민국 말고 세계 어느나라에도 없다. 돈이 없거나 무식해서가 아니다. 모든 검사에는 과진단의 위험성이 있다, 특히 건강한 사람에게는 그 위험성이 더욱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