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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똥은 똥그랗다 ㅣ 문학동네 동시집 10
문인수 지음, 수봉이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제목이 재미있다. 염소똥은 동그랗다가 아니라 ‘똥그랗다’이다. 야! 이거 말 되네...왜 나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역시 시인은 다르다. 특히 동시를 쓰는 시인은 더 다른 것 같다. 관찰력과 표현력이 대단한 것 같다.
동시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동시를 쓰는 시인에게는 세상을 보는 신비로운 안경이 있는 것 같다. 똑같은 사물을 봐도 우리와 다르게 보니 말이다. 수돗가 근처에 새로 바른 시멘트 바닥을 밟아서 생긴 발자국을 ‘커다란 입’으로 표현했고(<앗, 나의 실수>에서), 코 고는 아빠를 ‘전기세 내는 발전소’라고 했고(<전기세 내는 발전소> 중에서), 개나리꽃을 ‘감기약 먹은 노란 오줌 줄기’라고 부르기도 했다(<개나리 오줌> 중에서). 웃기기도 하고 아주 놀라운 표현들 아닌가?
이 책에는 ‘앗, 나의 실수’,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 ‘갈매기들은 모두 치마를 입었을까?’, ‘못 본 척, 모르는 척’이라는 제목으로 4부로 나눠서 많은 시를 싣고 있다. 제목들이 재미있다. 귀에 익은 제목들이 많다. 그래서 더 관심을 끈다. 제목만 봐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떠오르는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라는 시가 들어 있는 2부에서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등 가족들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 글들이 많고, 나머지 단원에서는 새, 꽃, 동물 등 세상을 찬찬히 둘러보고 있는 마음을 표현한 동시들이 많다. 덕분에 많은 것들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그 중에서도 염소에 관한 시가 참 좋다. 어렸을 때에는 시골 들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게 염소였는데 요즘에는 거의 볼 수가 없어 그리운 마음에 시가 마음에 쏙 들어왔다. 염소를 직접 본 적이 없는 요새 아이들은 염소보다는 양이 더 친숙할 것이다. 양은 그림책에서 많이 나오니까. 그리고 울음소리도 염소랑 또 같이 ‘매애~’하고 우니까. 아이들에게 ‘흑염소건강원’이 뭔지 아냐고 물어봤는데 모른단다. 그것도 까만 염소랑 관계가 있는데...이제 염소는 내 추억에만 있는 동물이 된 것 같아 아쉽다. 그리고, 염소 똥이 똥그란 이유, 이 책 보고 확실히 알았다.
사는 것이 힘들고 세상이 조금 재미없다고 느껴질 땐 동시를 보시길...힘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