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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꾸러기 사냥꾼 삼총사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5
에드윈 워 글, 랜돌프 칼데콧 그림, 이종인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책에서 거론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인 랜돌프 칼데콧이 그린 책이다. 좋은 그림책들에는 대부분 칼데콧 상이라는 금딱지가 붙어 있다. 바로 그 주인공인 칼데콧이 그린 그림책이 바로 이 책이다. 칼데콧이라는 화가의 이름은 익히 알았지만 이렇게 그가 그린 그림책을 보기는 처음이다. 그래서 아주 흥분된 마음을 갖고 보게 되었다.
칼데콧(1846~1886)은 영국의 화가로서 19세기 말엽에 그림책 황금시대를 연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정식으로 그림 공부를 한 적은 없지만 은행원 생활을 하면서 잡지에 풍속화 그리는 일을 했다. 1878년부터 사망할 때까지는 구전 동요와 민요를 바탕으로 해마다 두 권씩 그림책을 내놓았다. 그는 웃음과 풍자가 가득한 서민으로 모습을 주로 그렸기 때문에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미국에서 해마다 가장 우수한 그림책에 수여하는 칼데콧 상이 바로 이 화가의 이름은 딴 것이다.
<익살꾸러기 사냥꾼 삼총사>는 그가 그린 작품으로, 그린 연도가 오래된 만큼 예스러운 느낌이 난다. 사냥꾼 삼총사가 악기도 불면서 소리를 지르며 사냥을 하러 다니는 장면을 그렸는데, 이들은 사냥꾼보다는 들판을 배회하는 사람들 같다. 가는 길에 허수아비, 맷돌, 수송아지, 아이들, 돼지, 산책하는 여인을 보는데, 한 사람이 그들이 본 것을 곧이곧대로 말하면 다른 사냥꾼은 풍자해서 말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렇게 하루 종일 들판을 쏘다니는 것이 이들의 일이다. 예를 들면 도랑에 빠진 살찐 돼지를 보고 한 사냥꾼이 저기 돼지가 있다 하고 이야기를 하면 다른 사냥꾼이 “아니야. 그건 옷을 도둑맞은 읍장이야”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이런 비유를 통해 사회 풍자를 한 것이 이 그림책의 특징이다.
독특한 것은, 사냥꾼들이 무언가를 만날 때마다 ‘저기를 한 번 보세요!’라는 말이 반복되는데, 이것은 아마 그들이 있는 세상이 아니라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세상이라며 거리감을 두기 위해서인 것 같다. 실제로는 현실 이야기지만 아닌 척 하기 위함인 것 같다.
그림이 다소 옛날스럽긴 하지만, 채색화와 선으로 그린 흑백화가 반복되기 때문에 활기차 보인다. 그리고 채색화도 요란하지 않게 대부분 한 가지 색조로 농담으로 조절했기 때문에 점잖아 보이면서 사냥꾼들의 움직임을 강조해 보여준다. 칼데콧의 작품이라는 데 의의를 두면서 재미있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