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낙하 미래그림책 52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이지유 해설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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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작가 데이비드 위스너의 <시간 상자>라는 작품을 아주 즐겁게 보았다. <시간 상자>는 놀라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특별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기에 <자유 낙하>도 무척 기대됐다.

  데이비드 위스너는 미국 태생으로 일러스트를 전공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1989년에는 칼데콧 아너상을, 92년에는 <이상한 화요일>로 칼데콧상을, 2002년에는 <세 마리 돼지>로 칼데콧 상을 받았다. 이밖에도 <1999년 6월 29일>, <구름 공항>, <매스꺼운 용>, <제7구역> 등이 있다.

  이 작품은 한 소년이 꾸는 꿈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소년이 잠에 빠지자 현실세계에서 소년 주위에 있던 물건들이 모두 살아 움직여 꿈의 주인공이 된다는 환상적인 이야기다. 체스를 좋아하는 소년이 덮던 체스판 같은 줄무늬 이불은 체스판이 되고 그의 방에 있던 체스 말과 후추통이 친구가 되어 소년과 함께 꿈 속 여행을 한다.

  또한 그림도 그의 꿈이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끝나는 지점까지는 여백이 없이 열려 있어서 꿈의 영속성과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림의 위아래는 하얀 여백이 있어서 영화관의 영화를 보는 것 같게 한다. 그래서 더욱 더 환상적이다. 소년은 꿈속에서 한바탕 모험을 한 뒤 자기 방으로 돌아온다. 소년의 현실의 방에서야 꿈속에서 소년과 함께 했던 물건들의 정체가 드러난다.

  나는 이런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림책이 참 좋다. 그림 속에 숨은 의도를 모두 읽어낼 능력은 부족하지만 숨은 그림을 찾는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 꿈에 등장했던 물건들은 모두 소년의 주변에 있던 물건들이 변한 것인데, 꿈은 주위 사람이나 환경을 반영하는 무의식의 결과라고 하니 우리가 꿈은 이렇게 시작됐을 수 있겠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부쩍 커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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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52
케빈 헹크스 글, 낸시 태퍼리 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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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리는 이제 다컸다. 혼자서 밥도 먹고 옷도 입고 찬장에서 컵도 꺼낼 수 있으므로. 아이가 정말 이정도만 할 수 있어도 다 큰 느낌이 든다. 엄마가 육아에서 한층 편해진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빌리는 전화도 잘 받고 엄마의 설거지도 거든다. 무언가를 스스로 하는 즐거움을 맛본 아이들은 어떤 일이든 나서서 하려하고 자기 혼자 해보려 한다. 부모는 이런 아이가 얼마나 대견하겠는가?

  아이를 칭찬하자 아이는 더 클 것이라고 말하며 엄마 아빠보다도 크고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되겠다고 한다. 그 다음부터는 상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이가 정말 커져서 집보다 커지는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이제 아이에게 이 세상은 정말 작게 보인다. 나무도 풀처럼 작아 보이고 냇물도 작은 웅덩이처럼 보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굴 속으로 들어간 뒤에 아주 커진 모습이 떠오른다. 걸리버 여행기에서 걸리버가 거인나라에 간 듯한 느낌도 든다. 이 부분의 이야기는 환상적이다. 갑자기 쑥쑥 커지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무한히 커질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은 이제 상상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에 돌아와 잠자리에 들려는 아이의 모습이다. 아이는 창문 너머로 알사탕만 하게 작아 보이는 달을 손가락으로 집으려 하면서 여전히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크다는 생각을 한다. 압권이다. 이렇게 큰 아이이니 이제 두려울 게 무엇이겠는가? 자신감이 충만해졌음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벽에 키재기 자를 붙여놓고 일주일이 멀다하고 아이 키를 재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의 아이들은 정말 콩나물처럼 쑥쑥 컸다. 이런 모습에 부모도 흐뭇했지만 아이 역시도 자신의 성장이 기뻤고 자신감이 충만했을 것이다. 아이들은 몸만 크는 게 아니라 그만큼 할 수 있는 것들도 늘어난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자부심을 안 가질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그때의 마음으로 아이들이 살았으면 좋겠다.

  아이의 행복한 순간을 자극하는 기분 좋은 이야기다. 그러면서 좋은 마무리도 잊지 않는다. 엄마는 아이가 딱 네 아이만큼 커서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말한다면 무슨 말을 해도 아이가 말 잘 듣겠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아이를 행복하게 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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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숲속으로 내 친구는 그림책
매리 홀 엣츠 지음 / 한림출판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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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홀 에츠의 <나무 숲 속>이라는 작품의 후속편인데, 아쉽게도 아직 <나무 숲 속>은 읽어보지 못했다. 꼭 봐야겠다.
작가는 미국 위스콘신 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동물과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단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이 책에서는 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아이는 숲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리자 궁금해서 숲속으로 달려간다. 숲에 가봤더니 여러 동물들이 모여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뽐내면서.
기린, 사자, 원숭이, 곰, 하마, 뱀과 쥐 등이 등장하는데, 이 동물들이 장기로 자랑하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그들의 특지이라 여기는 당연한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이 대회의 사회자인 코끼리는 매번 그들을 칭찬한다.
하지만 가장 큰 칭찬을 받은 것은 아이다. 아이는 아기코끼리처럼 물구나무를 서서 코로 땅콩을 집으려고 했지만 갑자기 웃음이 나와 웃고 말았다. 그래도 동물들은 아이가 가장 잘 했다고 칭찬한다. 무엇을? 물구나무서기를. 아니다. 아이의 웃음을 칭찬한다. 자신들은 아이처럼 웃을 수 없으므로.
참 슬픈 이야기다. 웃을 수 없다는 것. 웃음은 인간만이 가진 특권이다. 이 책의 동물들도 다른 것들은 모두 할 수 없게 돼도 좋으니 아이처럼 웃어 봤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아이를 부러워한다.
아이 아빠도 ‘다른 것은 못해도 좋으니까 너처럼 웃어 보았으면 좋겠구나’하고 말한다. 웃을 수 없는 동물의 처지도 딱하지만, 아빠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어른이 되면 확실히 웃을 일이 준다고 한다. 실제로 웃을 일이 줄어서 그런 것보다는 감성 자체가 무뎌지고, 여러 가지 책임감 때문에 긴장하면서 살다 보니 웬만한 일에서는 웃지 않게 되는 것 같다.
늘 즐겁게 웃을 수 있다는 것도 축복이다. 인간만이 가진 특권을 마음껏 누리면서 살아야겠다. 지금이라고 크게 한 번 웃어 보시라. 하하하! 하고 입을 크게 벌리면서.
이 책은 메리 홀 엣츠의 작품으로, 50년도 더 된 세계적인 스테디셀러다. 메리는 앞서 말했듯이 1895년 미국 위스콘신 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부터 동물과 친할 수 있었던 경험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대표작으로는 <미스터 페니>, <바다도깨비 올리>, <나무 숲 속> 등이 있으며, 1959년 출판한 <크리스마스까지 아홉 밤>으로 칼데콧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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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마리 까마귀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8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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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이다. 레오 리오니는 평면적인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저 종이를 잘라 올려 붙인 듯한 단순한 그림이지만 캐릭터들의 표정만은 생생하다. 이 그림책에서도 개구리의 모습은 입체감이 없지만 그 표정만은 캐릭터들이 느끼는 감정을 충분히 전달해 준다.

   <여섯 마리 까마귀>라는 제목부터 이솝우화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면서 교훈을 전달할 것 같은데, 내 예상이 맞았다. 싸움은 싸움을 낳을 뿐이므로, 화해만이 살 길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발라바두르 언덕 아래 마을에서 밀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와 그 밭 언저리에서 사는 까마귀들의 이야기다. 농부가 잘 가꾼 덕에 농부의 밀밭은 기름졌다. 하지만 농부는 밀밭 근처 나무에 둥지를 튼 시끄러운 까마귀 여섯 마리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밀의 거의 다 익어갈 무렵 까마귀들은 밀밭에 내려와 이삭을 쪼아 먹는다. 그러자 농부는 허수아비를 세운다. 이 허수아비를 비웃듯이 까마귀들은 허수아비를 쫓아버리기로 하고 나무껍질과 마른 잎을 모아 사납고 흉한 새 한 마리를 만들어 연처럼 하늘에 띄운다.

  이에 놀란 농부는 원래 허수아비 옆에 더 무섭게 생겼고 크기도 커진 허수아비를 세운다. 이를 보고 까마귀들은 더 많은 나무껍질과 나뭇잎을 모아서 더 크고 사납게 생긴 새를 만들어 띄운다.

  소심하고 겁 많은 농부다. 가짜 새의 모습에 기겁한 농부는 집밖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자 밀은 시들시들해진다. 나무구멍 속에 살면서 이 둘의 싸움을 지켜봐오던 부엉이는 둘의 어리석음을 비웃으며 양측의 대화를 촉구한다. 다행히도 농부와 까마귀들은 부엉이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타협하고 화해한다.

  이 둘이 오기 때문에 끝까지 싸웠다면 밀은 끝내 시들어 죽었을 테고 농부와 까마귀들 모두 아무런 소득도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 더 늦기 전에 현명한 방안을 찾아내서 다행이다. 는다. 양측 모두 처음에는 화가 나서 자기주장만 했지만 차츰 마음을 열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함으로써 화해할 수 있게 되었고 친구가 된다. 이야기는 허수아비가 웃고 있는 것으로 끝이 난다. 화는 화를 부른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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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거인 존 온세상 그림책 11
아놀드 로벨 지음, 이윤선 옮김 / 미세기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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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옛이야기나 그림책에 등장하는 거인의 이미지는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사람들을 몰래 잡아먹는 괴물로 그려지거나 어리석어서 지혜로운 사람에게 당하는 일쑤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거인이 착하고 따뜻한 성품으로 그려진다. 물론 너무 착해서 조금은 어리석어 보이는 구석이 있긴 하다.

  주인공 거인 존은 마법의 숲에 살고 있었다. 그곳에는 마법의 춤곡을 연주하는 요정들도 함께 살았는데, 존은 요정들이 음악을 연주하면 끝도 없이 춤을 춰야 했다. 이는 거인 존이 요정들의 지배를 받았거나 너무 착해서 요정들의 청을 무시하지 못했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어쨌든 거인 존은 오랫동안 춤을 춰 발이 아파도 멈추지 않는다. 그런 존이 고향을 떠나게 된 계기는 먹을 것이 없다며 어머니가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집을 떠난 거인 존은 왕의 가족이 살고 있는 성에서 일할 기회를 갖는다. <걸리버 여행기>가 연상되는 부분이다. 성에서 거인 존은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성의 일을 하며 행복해진 존은 왕에게서 품삯을 받아 집에 오려 했는데 또 요정들이 찾아와서 마법의 춤곡을 연주한다. 그 바람에 성을 무너뜨려 한 차례 곤혹을 치르지만 무사히 집에 돌아오게 된다.

  존이 집에 와서 맞닥뜨린 엄마의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구두를 도마에 얹어 썰어먹으려 한다. 얼마나 먹을 것이 없었더라면...다행히 존 덕분에 존과 엄마는 콩을 사다 먹는다. 그것도 요정들과 모두와 나눠 먹는다.

  거인 존의 이야기는 언제나 밝은 마음으로 용기를 잃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다. 가난해도 좌절하지 않고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말이다. 또한 거인 존은 한때 자신을 괴롭힌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마저도 사랑하는 넓은 마음을 보여준다.

  <아놀드 로벨 우화>와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로 칼데콧 상을 받았고 <힐드리드 할머니와 밤>으로 칼데콧 아너 상을, <개구리와 두꺼비와 함께>로 뉴베리 아너상을 받은 아놀드 로벨의 작품이라 기대가 컸는데, 기대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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