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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52
케빈 헹크스 글, 낸시 태퍼리 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1999년 4월
평점 :
절판
빌리는 이제 다컸다. 혼자서 밥도 먹고 옷도 입고 찬장에서 컵도 꺼낼 수 있으므로. 아이가 정말 이정도만 할 수 있어도 다 큰 느낌이 든다. 엄마가 육아에서 한층 편해진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빌리는 전화도 잘 받고 엄마의 설거지도 거든다. 무언가를 스스로 하는 즐거움을 맛본 아이들은 어떤 일이든 나서서 하려하고 자기 혼자 해보려 한다. 부모는 이런 아이가 얼마나 대견하겠는가?
아이를 칭찬하자 아이는 더 클 것이라고 말하며 엄마 아빠보다도 크고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되겠다고 한다. 그 다음부터는 상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이가 정말 커져서 집보다 커지는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이제 아이에게 이 세상은 정말 작게 보인다. 나무도 풀처럼 작아 보이고 냇물도 작은 웅덩이처럼 보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굴 속으로 들어간 뒤에 아주 커진 모습이 떠오른다. 걸리버 여행기에서 걸리버가 거인나라에 간 듯한 느낌도 든다. 이 부분의 이야기는 환상적이다. 갑자기 쑥쑥 커지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무한히 커질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은 이제 상상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에 돌아와 잠자리에 들려는 아이의 모습이다. 아이는 창문 너머로 알사탕만 하게 작아 보이는 달을 손가락으로 집으려 하면서 여전히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크다는 생각을 한다. 압권이다. 이렇게 큰 아이이니 이제 두려울 게 무엇이겠는가? 자신감이 충만해졌음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벽에 키재기 자를 붙여놓고 일주일이 멀다하고 아이 키를 재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의 아이들은 정말 콩나물처럼 쑥쑥 컸다. 이런 모습에 부모도 흐뭇했지만 아이 역시도 자신의 성장이 기뻤고 자신감이 충만했을 것이다. 아이들은 몸만 크는 게 아니라 그만큼 할 수 있는 것들도 늘어난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자부심을 안 가질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그때의 마음으로 아이들이 살았으면 좋겠다.
아이의 행복한 순간을 자극하는 기분 좋은 이야기다. 그러면서 좋은 마무리도 잊지 않는다. 엄마는 아이가 딱 네 아이만큼 커서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말한다면 무슨 말을 해도 아이가 말 잘 듣겠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아이를 행복하게 해 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