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서 좋아요!
후세 야스코 글 그림, 김향금 옮김 / 대교출판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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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많은 책에서 주로 외치는 주제 중 하나는 ‘다름을 인정하자’, ‘차이를 존중하자’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다문화가정이 급증함에 따라 이런 움직임은 더욱 강하게 일고 있다. 국제화시대를 주창했지만 그런 캐치프레이즈에 무색하게 우리는 다르다는 것에 상당히 거부감을 느껴왔다. 우리가 다르다는 것에 대해 ‘틀리다’라는 말을 사용해 왔던 것을 보더라도 우리가 얼마나 다름을 배척해 왔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러다가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입국하고 다문화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다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이제는 다름을 수용하는 진짜 국제화 시대에 알맞은 마인드를 갖자고 외치게 되었다. 앞으로 더욱 더 이런 마음이 확산되고 깊이 있게 정착돼 다르다는 것 때문에 남의 눈을 의식해야 하고 불편함을 느껴야 하는 일들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다르다는 것의 개념을 동그라미와 세모로써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면서도 확실히 보여준다. 다르다고 백번 말하는 것보다 다름을 쉽게 각인시켜 준다. 
  그렇게 다르지만 동그라미와 세모는 만나자마자 반가워한다. 다르게 생겼다고 두려워하거나 거리감을 두고 재지 않는다. 그저 반가워한다. 그러니 위기의 순간에도 쉽게 상대를 도울 수 있으리라. 이 둘은 각자 장점을 활용해 상대방을 돕는다. 만약 동그라미가 절벽에서 동그라미를 만났다면 둘 다 데굴데굴 굴러서 가속도까지 붙어 더 빨리 떨어졌을 것이다. 또한 언덕길을 내려갈 때 세모와 세모끼리 만났다면 구를 수가 없기 때문에 내내 그 자리에 서 있게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장점이 있기 때문에 도우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세상의 이치다.


  마지막 마무리가 재미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지가 나온다. 동그라미와 세모의 도형만 나오다가 피자가 나오니까 참 좋아한다. 아이들에게 도형을 가르치기에도 좋고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도 키워 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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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가슴 속엔 언제나 네가 있단다 열린어린이 그림책 17
몰리 뱅 글.그림, 최순희 옮김 / 열린어린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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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아이에게 늘 해주고 싶은 말이 제목으로 되어 있는 책이다. 아이들도 이런 사실은 알고는 있지만 때로는 의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엄마가 야단을 치거나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게 막을 때 이런 의심이 들 수도 있겠다. 또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확실히 사랑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사랑을 확인하는 것처럼, 아이들 역시도 다 알면서도 반복해서 듣고 싶은 말일 것이다.

  그림이 재미있다. 엄마의 마음이 아주 큰 하트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엄마가 무엇을 하든 그 큰 하트 속에 아이가 들어 있다. 엄마는 출근을 해서 직장에서 일할 때에도 항상 아이를 생각한다. 이렇게 책 전반부에는 엄마의 생활에서 엄마가 아이를 마음을 담고 있는 장면을 그렸다면 후반부는 엄마의 마음에서 아이의 생활을 바라보는 형식으로 그렸다. 아이가 학교 버스를 기다리고 학교에서 간식을 먹고 친구들과 장난을 치고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들 때가지도 엄마 마음속에는 오직 아이 생각뿐이라고 그려 놓았다.

  그런데도 마지막 페이지에 아이에 대한 최고의 찬사가 나온다. 그렇게 항상 엄마가 아이를 생각하는 것이 엄마가 사랑이 많아서가 아니라 아이의 재주가 좋아서란다. 정말 아이들 입이 함지박만 하게 벌어질 얘기다. 책의 표현을 빌자면 ‘넌 어떻게 그런 재주가 있니? 언제나 엄마 가슴속에 있을 수 있니?’다. 굉장한 찬사다.

  그렇지만 그런 아이 마음속에는 엄마만 있을까? 결코 아니다. 아이 가슴속에는 식구들, 애완동물, 친구들이 있다. 엄마는 조금 섭섭하겠지만 이게 정상이고 진실이다. 그러게 내리사랑이라는 말도 생겨났지. 그리고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는 누구나 이해하는 심정이다. 그러니 부모님께 더 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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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많은 달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91
루이스 슬로보드킨 그림, 제임스 서버 글, 황경주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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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의 비밀이 밝혀진지 오래지만 여전히 달은 신비로운 존재로 여겨진다. 달이 소재로 등장하는 그림책들이 얼마나 많은가. 달의 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밤마다 떠서 어둠을 밝히는 달이라는 존재는 무척이나 신기하고 매력적인 존재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처럼 달을 따오고 싶어 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이 책의 내용은 나무딸기 파이를 잔뜩 먹고 배탈이 난 공주 때문에 비롯된다. 배가 아파 누워있는 공주가 안쓰러운 왕은 공주에게 무엇이든 갖다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하필 공주가 갖고 싶어 한 것은 달이었다.

  왕은 시종장, 마법사, 수학자를 차례로 불러 공주에게 달을 갖다 줄 방법을 물어 보지만 그들은 모두 불가능하다고만 말한다. 이에 상심한 왕은 어릿광대를 불러 류트 연주로 위로해 달라고 한다. 왕의 걱정을 알게 된 어릿광대는 시종장, 마법사와 수학자 모두 현명한 사람들이므로 그들의 대답이 옳겠지만, 달을 갖고 싶어 한 공주에게 직접 물어보면 좋은 해결책이 떠오를지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어릿광대의 예상이 맞았다.

  공주는 달은 자기 엄지손톱보다 조금 작고 자기 방 창문 밖에 있는 큰 나무 만큼도 높지 않게 떴다고 말한다. 그리고 달은 황금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그러자 어릿광대는 오늘밤에 달이 나뭇가지 꼭대기에 걸리면 올라가서 따다 드리겠다고 말한 뒤, 금 세공인을 찾아가 황금달 목걸이를 만들어 공주에게 준다. 그러자 공주의 병이 씻은 듯이 낫는다.

  하지만 왕은 또 걱정이 생겼다. 밤에 달이 떠오르면 공주가 달이 진짜가 아님을 알게 될까봐서다. 이번에도 시종장, 마법사, 수학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번에도 역시 어릿광대의 예견대로 공주가 해결책을 갖고 있었다. 공주 목에 달이 걸렸는데도 하늘에 또 달이 뜬것에 대해 공주는 뭐라 했을까? 우문현답이다. 어린이다운 생각이며 굉장히 창의적인 대답이다.

   이 책에서처럼 아이 눈높이에서 생각하면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는데 어른 입장에서만 생각하다 보니 해결하지 못하고 골치를 앓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아이에게 모르면 모른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면 터놓고 말하면 쉽게 풀릴 일도 감추다 보니 어렵게 꼬이는 경우가 있다. 아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오산. 아이의 생각을 귀담아 들어보자. 의외로 좋은 얘기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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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열차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1
도널드 크루즈 지음, 박철주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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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렸을 땐 살던 동네는 기찻길이 있었다.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수인선 철도가 있었는데, 여객을 태운 열차는 본 기억이 없고 화물 열차는 봤었다. 지금도 이 기찻길에 화물 열차가 운행되는 것을 가끔 본다. 그래서 이 그림책이 추억을 떠올리게 해서 더 반가웠다.

  칙칙폭폭-. 하얀 연기를 내뿜고 달리는 증기기관차는 사실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 라는 노래 때문에 칙칙폭폭 기차가 소리를 내면서 달릴 것 같다.

  이 책의 증기기관차는 정말 아주 많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린다. 칼데콧 아너상인 만큼 그림이 좋다. 화물 열차라고 해서 시커멓고 칙칙하지는 않다.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연두색, 파란색, 보라색 화차가 나온다. 정말 아름답다.

  화물을 나르는 철도의 차량을 지칭하는 화자의 역할도 저마다 다르다. 승무원이 타는 차, 기름을 실어나는 화차, 자갈을 싣는 화차, 가축을 태우는 화차, 석탄을 나르는 화차, 비료를 가득 담은 화차, 증기기관차의 연료인 석탄과 물을 싣는 탄수차도 나온다. 증기기관차에는 탄수차가 필수다. 산업혁명을 촉발시킨 증기기관차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신기하다.

  이 열차가 달리는 모습이 무척 속도감 있게 그려져 있다. 색색의 화차가 지나면서 멋진 색의 조합을 보여주는 황홀한 이야기다. 어렸을 때 노랑, 빨강, 파랑의 원색으로 칠해진 색팽이를 돌려서 색의 혼합되는 것을 보고 신기해 했는데, 이 그림책도 그런 재미를 준다.

  터널을 통과하고 도시를 지나 철교를 달리는 기차처럼 앞으로 열심히 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낮이고 밤이고 쉬지 않고 달리는 기차처럼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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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내 동생이 오나요? 웅진 세계그림책 74
캐서린 월터스 지음 / 웅진주니어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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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동생이 넷이나 있지만 동생이 어떻게 해서 집에 오게 되는지 궁금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왜 이리 어린 시절을 바보같이 보냈는지 안타깝다. 분명 굉장히 궁금한 일이었을 텐데...

  내 딸도 동생을 보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해서 동생이 생기는지 무척 궁금해 했었다. 그리고 매우 기다렸었다. 지금은 엄청나게 싸우지만. 이 책은 그렇게 새로 태어날 동생을 기다리는 형의 마음이 잘 그려져 있다.

  알피는 곰이다. 날씨가 추워져 겨울잠을 자야 할 때가 되었는데도 아직 동생이 오지를 않는다.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알피는 이곳저곳 동생을 찾으러 다닌다. 동생이 어디에서부터 불쑥 오는 줄 알았나 보다. 돌아다니다 보니 뒷모습이 아기곰처럼 보이는 동물이 많다. 물속에 앉아 있는 비버도 그렇게 보였고 들소의 여동생, 나무 위에서 자고 있던 퓨마도 동생처럼 보였다.

  이렇게 마구 들판을 쏘다니던 알피에게 아빠곰이 다가와서 여동생과 남동생이 왔다고 말해준다. 눈이 덮인 산에서 벌어진 귀여운 곰 가족의 이야기다. 따스해 보인다.

  어제 우연히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 예고 중에 부모에게서 버려진 아이들이 좋은 사람들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밝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내용을 봤다. 다행이다. 그들이 비록 세상에 나올 때의 첫걸음에서는 환영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또 한 해가 저문다. 한 해가 가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이 되면 누구나 마음이 경건해지고 고해성사하는 사람마냥 반성거리들이 머릿속을 훑고 지나간다. 주위의 환영 속에 태어난 내가 그들의 환대에 보답하는 삶을 살고 있나 반성하게 된다. 우리는 항상 많은 이들의 축복과 기대를 받고 태어났음을 읽지 말고 받은 만큼의 많은 사랑을 세상에 주도록 노력해야겠다.

  혹 싸우는 형제가 있다면 동생이 태어날 때 형이 얼마나 기다렸는지를 설명해주는 것도 둘의 화해를 돕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지금도 어디선가 소중한 생명 하나가 많은 이들의 애탄 기다림을 받고 있을 것이다. 건강하게 태어나서 행복하게 자라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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