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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내 동생이 오나요? ㅣ 웅진 세계그림책 74
캐서린 월터스 지음 / 웅진주니어 / 1999년 10월
평점 :
나는 동생이 넷이나 있지만 동생이 어떻게 해서 집에 오게 되는지 궁금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왜 이리 어린 시절을 바보같이 보냈는지 안타깝다. 분명 굉장히 궁금한 일이었을 텐데...
내 딸도 동생을 보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해서 동생이 생기는지 무척 궁금해 했었다. 그리고 매우 기다렸었다. 지금은 엄청나게 싸우지만. 이 책은 그렇게 새로 태어날 동생을 기다리는 형의 마음이 잘 그려져 있다.
알피는 곰이다. 날씨가 추워져 겨울잠을 자야 할 때가 되었는데도 아직 동생이 오지를 않는다.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알피는 이곳저곳 동생을 찾으러 다닌다. 동생이 어디에서부터 불쑥 오는 줄 알았나 보다. 돌아다니다 보니 뒷모습이 아기곰처럼 보이는 동물이 많다. 물속에 앉아 있는 비버도 그렇게 보였고 들소의 여동생, 나무 위에서 자고 있던 퓨마도 동생처럼 보였다.
이렇게 마구 들판을 쏘다니던 알피에게 아빠곰이 다가와서 여동생과 남동생이 왔다고 말해준다. 눈이 덮인 산에서 벌어진 귀여운 곰 가족의 이야기다. 따스해 보인다.
어제 우연히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 예고 중에 부모에게서 버려진 아이들이 좋은 사람들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밝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내용을 봤다. 다행이다. 그들이 비록 세상에 나올 때의 첫걸음에서는 환영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또 한 해가 저문다. 한 해가 가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이 되면 누구나 마음이 경건해지고 고해성사하는 사람마냥 반성거리들이 머릿속을 훑고 지나간다. 주위의 환영 속에 태어난 내가 그들의 환대에 보답하는 삶을 살고 있나 반성하게 된다. 우리는 항상 많은 이들의 축복과 기대를 받고 태어났음을 읽지 말고 받은 만큼의 많은 사랑을 세상에 주도록 노력해야겠다.
혹 싸우는 형제가 있다면 동생이 태어날 때 형이 얼마나 기다렸는지를 설명해주는 것도 둘의 화해를 돕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지금도 어디선가 소중한 생명 하나가 많은 이들의 애탄 기다림을 받고 있을 것이다. 건강하게 태어나서 행복하게 자라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