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22가지 재판 이야기
도진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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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라는 아주 흥미로운 제목의 책이다. 알다시피 성냥팔이 소녀는 가난과 소녀의 그런 처지를 방관한 많은 사람들 때문에 죽었다. 이 책은 성냥팔이 소녀에서 제기할 수 있는 법률 이야기로 시작해서 법에 대한 기본 지식을 재미있게 들려준다.

이 책의 제목처럼 성냥팔이 소녀를 누가 죽였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그런 문제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 법으로는 누구도 처벌할 수 없다는 설명과 함께 법과 도둑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법률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다.

사람이 죽으면 연옥에서 심판을 받아 천국으로 가거나 지옥에 가게 된다고 한다. 이에서 힌트를 얻어 이 책은 연옥에서 염라대왕이 죽은 자들의 죄를 심판하는 형식이다. 여기에 염라대왕의 보조자로 소크라테스가 나온다.

매 편마다 소설에서 찾아볼 수 있는 법률적 문제 또는 옛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법적인 논쟁거리를 찾아서 그에 대한 법률 지식과 법률적 판단을 제기한다. 이를테면, 늑대가 온다며 마을 사람들을 속인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 마녀를 뜨거운 솥에 빠뜨려 죽인 헨젤과 그레텔, 베니스의 상인, 허생전의 이야기도 나오고 실제로 있었던 사건인 우리나라의 이태원 살인사건과 미국의 O.J.심슨 사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 평행 우주와 같이 공상과학 영화에도 나온 법할 흥미로운 이야기도 잠깐이지만 등장한다. 그리고 끝으로 나온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이야기는 대반전이다.

이 책의 저자인 도진기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법률을 공부했고 현직 판사이다. 이런 전문가이면서도 추리소설을 좋아해 2010년에는 <선택>이라는 작품으로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했고 그 이래로 여러 편의 작품을 낸 추리소설가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에 추리소설 같은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은 법을 잘 모른다. 물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법을 잘 모르고 사는 것이 맞을 것이다. 법을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그 틀을 깨는 사람들을 제재하기 위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쯤 이런 것을 읽어보고 법률이 무엇인지 기본 지식을 갖추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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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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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추리소설 같다. 보통 추리소설 하면 장르문학이라 해서 순수문학에 비해 하류로 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김영하가 썼다. ‘김영하’라면 이상문학상, 만해문학상을 받은 순수 문학가이다. 그런 이가 쓴 추리기법의 작품이라니 더욱 솔깃했다.

기대했던 만큼 흥미로웠다. 하지만 살인이나 폭력 등 잔혹행위에 대한 묘사는 쉽게 읽어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소설 첫 부분부터 등장하는 김 노인의 이야기들이 유쾌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이런 점 때문에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이 책이 쉽게 끌리지는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긴장감이 있다. 초반부터 김 노인의 정체가 드러났기 때문에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긴장을 놓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김 노인이 읽는 금강경이나 반야심경의 좋은 구절들이 오히려 긴장을 배가시키고 공포를 조장하면서 끝까지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다.

김 노인은 오직 완벽한 쾌감을 위해 살인을 하는 끔찍한 연쇄살인마이다. 이런 그가 치매에 걸리고 나서 집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되자 일상사 및 자신의 생각을 기록한다. 이 책의 이야기는 바로 김 노인의 기록이다. 이 이야기를 끝까지 읽고 나면 독자인 내가 두 가지 오류를 범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김 노인은 치매이고, 살인마이다. 치매 환자의 기억력과 살인마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었다는 점이다. 순순히 김 노인의 기록을 따라 의심 없이 읽었는데 놀라운 반전에 부딪히게 된다. 과연 시간이 죄이고 기억이 문제였을까? 그것들이 전부는 아니지만 결코 무관하지도 않을 것이다.

치매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가정이 늘고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치매 같이 노화에서 빚어지는 퇴행성 질환의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하니 수명이 더욱 더 늘어나는 앞으로는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예전에는 발병도 전에 생을 마치므로 크게 문제시 되지도 않았을 텐데...

이 책은 치매를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치매에 걸린 인간은 벽이 좁혀지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숨이 막힌다.” 또한, “이 생인지 저 생인지도 분명치 않다. 낯선 사람들이 찾아와 자꾸만 내게 여러 이름을 댄다. 이제 그 이름들은 내게 어떤 심상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사물의 이름과 감정을 잇는 그 무언가가 파괴되었다. 나는 거대한 우주의 한 점에 고립되었다. 그리고 여기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 세상을 잊는다는 것 그리고 내 자신마저도 잊는다는 것. 이런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가슴이 먹먹하고 머리가 멍해진다. 너무나 감당하기 힘든 문제일 것 같다. 당사자나 가족 모두에게.

이 글을 읽기 전에는 치매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 언론매체에서 치매 가정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할 때도 그 심각함을 몰랐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치매의 무서움을 느꼈다. 시간이 오래산 자에게 부리는 고약한 심술의 실상을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치매를 소재로 한 글이 많지만 이 책처럼 그 두려움을 확실히 전해주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시간 감옥에 갇혀 있다. 그곳을 벗어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 감옥에서 벗어날 때까지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한 기억만은 담고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마지막으로 가져야 할 희망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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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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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독서뿐”은 내가 평상 시에도 소리 높여 외치는 영업 모토이다. 직업이 학교도서관 사서인지라 많은 학생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늘 힘주어 하는 말이다. 게다가 중고생 자녀를 둔 엄마이다 보니 더욱 독서를 강조하는 입장이다. 나 또한 여가시간을 PC나 휴대폰으로 보내기보다는 책 읽기가 편한 나이인 관계로, 이래저래 나는 독서와 밀접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부끄럽게도 나만의 독서비법이나 전략이 있지는 않다. 업무상 청소년 대상 도서를 많이 읽긴 하지만, 특정한 목표가 없다보니 취미로의 독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물론 학생들에게는 요즘 독서교육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진로독서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나의 독서생활이나 학생에게 하는 독서교육의 방향이 옳은 것인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다. 정말 ‘오직 독서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해도 될까?

이 책은 조선시대 학자 중 독서에 관한 글을 많이 남긴 9명의 문집에서 독서에 관련된 구절을 뽑아 그 한자 원문 및 풀이와 함께 그에 대한 정민 교수의 현대적인 해석을 싣고 있다. 책에 실린 아홉 문장가로는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 <열하일기>를 쓴 박지원, <성호사설> 하면 떠오르면 이익, <동사강목>을 저술한 실학자 안정복, 현대작가 안소영의 소설 <책만 보는 바보>를 통해 그 존재를 드높인 이덕무를 비롯해 아직은 우리에게 이름이 생소한 양응수, 홍석주와 홍길주가 선택됐다. 양응수는 숙종과 영조 때의 유학자로 <백수집>이라는 문집을 저술했고, 홍석주와 홍길주는 정조-헌종 때 활약한 유학자 형제이다.

저자는 이 유학자들의 독서 명언 모음에 학자별로 제목을 붙여 놓아 독자들이 마음껏 원하는 부분을 선택해서 읽도록 해놓았다. 이를테면 허균의 글에는 ‘책을 읽는 까닭’이라는 제목을, 홍대용의 글에는 ‘독서의 바른 태도와 방법’이라고 제목을 붙여 놓았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인 주장은, 독서는 인격수양을 위해 꼭 필요한 활동으로 경건한 자세로 임해야 하고 읽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되고 그 뜻을 깨달아 반드시 실천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요즘에는 책 또한 홍수의 시대여서 독서에도 전략이 필요한 때다. 따라서 무작정 책을 읽기만 할 것이 아니라 독서를 통해 인격을 도야하고 자신의 꿈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럴 때에 자신의 독서의 태도 및 독서 방향성을 점검해 보는 데 이 책이 유용할 것이다.

지금은 우리 선조들의 세상과 달라 ‘오직 독서뿐’으로 되는 시대는 아니다. 독서 외에도 할 것이 많은 때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가 살기 좋은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독서가 기본이 돼야 함은 고금을 막론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실할 수 있다. 또한 독서에 대한 바른 태도를 기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자신의 독서생활을 일신하고 독서에 대한 바른 가르침을 얻고자 할 때 매우 유용하다. 또한 독서에 대한 강조가 오늘에 비롯된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있어온 것임을 새롭게 알고 그렇게 지적인 활동을 추구해온 우리 조상들게 감사한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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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연계 반전 모의고사 2015 수능실전편 이과 패키지 국어A + 수학B + 영어 (봉투형) - 6.9월 모평 100% 반영 EBS 100% 연계, 파이널 봉투 모의고사, 2014년 EBS 연계 반전 모의고사 2014년
이투스 컨텐츠기획실 엮음 / 이투스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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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정리하기에 아주 좋은 교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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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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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추리소설 같다. 보통 추리소설 하면 장르문학이라 해서 순수문학에 비해 하류로 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김영하가 썼다. ‘김영하’라면 이상문학상, 만해문학상을 받은 순수 문학가이다. 그런 이가 쓴 추리기법의 작품이라니 더욱 솔깃했다.

기대했던 만큼 흥미로웠다. 하지만 살인이나 폭력 등 잔혹행위에 대한 묘사는 쉽게 읽어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소설 첫 부분부터 등장하는 김 노인의 이야기들이 유쾌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이런 점 때문에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이 책이 쉽게 끌리지는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긴장감이 있다. 초반부터 김 노인의 정체가 드러났기 때문에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긴장을 놓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김 노인이 읽는 금강경이나 반야심경의 좋은 구절들이 오히려 긴장을 배가시키고 공포를 조장하면서 끝까지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다.

김 노인은 오직 완벽한 쾌감을 위해 살인을 하는 끔찍한 연쇄살인마이다. 이런 그가 치매에 걸리고 나서 집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되자 일상사 및 자신의 생각을 기록한다. 이 책의 이야기는 바로 김 노인의 기록이다. 이 이야기를 끝까지 읽고 나면 독자인 내가 두 가지 오류를 범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김 노인은 치매이고, 살인마이다. 치매 환자의 기억력과 살인마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었다는 점이다. 순순히 김 노인의 기록을 따라 의심 없이 읽었는데 놀라운 반전에 부딪히게 된다. 과연 시간이 죄이고 기억이 문제였을까? 그것들이 전부는 아니지만 결코 무관하지도 않을 것이다.

치매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가정이 늘고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치매 같이 노화에서 빚어지는 퇴행성 질환의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하니 수명이 더욱 더 늘어나는 앞으로는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예전에는 발병도 전에 생을 마치므로 크게 문제시 되지도 않았을 텐데...

이 책은 치매를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치매에 걸린 인간은 벽이 좁혀지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숨이 막힌다.” 또한, “이 생인지 저 생인지도 분명치 않다. 낯선 사람들이 찾아와 자꾸만 내게 여러 이름을 댄다. 이제 그 이름들은 내게 어떤 심상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사물의 이름과 감정을 잇는 그 무언가가 파괴되었다. 나는 거대한 우주의 한 점에 고립되었다. 그리고 여기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 세상을 잊는다는 것 그리고 내 자신마저도 잊는다는 것. 이런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가슴이 먹먹하고 머리가 멍해진다. 너무나 감당하기 힘든 문제일 것 같다. 당사자나 가족 모두에게.

이 글을 읽기 전에는 치매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 언론매체에서 치매 가정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할 때도 그 심각함을 몰랐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치매의 무서움을 느꼈다. 시간이 오래산 자에게 부리는 고약한 심술의 실상을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치매를 소재로 한 글이 많지만 이 책처럼 그 두려움을 확실히 전해주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시간 감옥에 갇혀 있다. 그곳을 벗어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 감옥에서 벗어날 때까지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한 기억만은 담고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마지막으로 가져야 할 희망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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