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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성 No.1 신사임당
안영 지음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신사임당은 흔히 말하는 현모양처의 대명사인 인물이다. 책 제목에서도 대한민국 여성 넘버원이라고 했듯이, 책을 읽어보니 정말로 대한민국의 넘버원이 될 만한 여성이었다.
글이면 글, 그림이면 그림, 그밖에도 바느질하고 음식 하는 솜씨까지 뛰어났던 것 같다. 물론 마음도 비단결 같이 고왔던 것 같고, 부모에 대한 효심도 지극했으며, 타인에 대한 배려도 있었고, 자녀들 교육에 있어서는 엄격하면서도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최고의 엄마였던 것 같다. 학문을 게을리 하는 남편에게도 슬기롭게 이야기함으로써 남편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학문을 정진할 수 있도록 도왔던 매우 현명한 아내였다.
물론 신사임당이 더 유명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에서 아홉 번이나 장원급제를 했던 조선시대의 대유학자 이 율곡 선생의 어머니였기에 그러했겠지만, 율곡 선생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배제하고 그녀의 빼어난 그림 실력과 문장 솜씨만 놓고 보더라도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여류 문인으로서 최고의 자리에 놓일 것 같다. 그러니 새로 만들어지는 고액권 화폐인 5만 원 권의 주인공으로 선정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게다.
그동안 한국의 대표적인 어머니상으로 첫손 꼽히는 신사임당에 대해 그저 초충도를 잘 그렸고 율곡의 어머니라는 사실만을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일생에 대해 아주 자세히 알 수 있어 좋았다. 딸만 다섯인 집안의 둘째로 태어나서 아들 못지않은 사랑과 교육을 받고 자라났으며, 한 남자의 아내로서, 그리고 일곱 남매의 어머니로서 부모에게 어떻게 효도했으며 남편과 시부모를 극진히 보양했으며 일곱 남매를 얼마나 현명하게 교육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나 또한 한 집안의 딸이자, 며느리이자 그리고 아내이자 어머니라는 똑같은 위치에 있기에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또한 반성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율곡이 대유학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신사임당의 바른 가르침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그런 신사임당이 있었던 것은 또한 그녀의 외가에서 그 시대에는 너무나 당연했던 아들과 딸에 대한 차별을 결코 두지 않았으며 그녀의 재능을 마음껏 살릴 수 있게 해주었으며 또한 그녀의 어머니 이 씨의 빼어난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를 이어 올바른 교육이 이어졌기에 세상을 이끌어 있는 뛰어난 인물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신사임당의 자녀들에게 평생 마음에 지니라고 당부한 말이다. 그것은 바로 ‘성실(誠實)’과 ‘신독(愼獨)'이다. 이 중 신독은 혼자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삼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하늘에서 하느님이 나를 굽어보고 있으며 또한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녀는 고전으로부터 좋은 말씀을 발췌해 자녀들과 함께 읽기도 하는 한편 무엇보다 몸소 모범을 보였다고 한다.
자녀 교육에 앞서 나야말로 바른 인간으로서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는 행동을 하고 있나하는 근원적인 반성과 함께, 지극히 당연한 말이 되겠지만 지식 있는 아이보다는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는 것이 힘써야 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가짐을 가진 사람이라면 언제고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떤 자녀교육책보다도 먼저 읽어야 할 자녀교육 기본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