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저쪽 - 0~3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13
고미 타로 글 그림 / 보림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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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도가 출렁이는 모래밭에 서서 바다 저쪽을 궁금해 하는 아이의 이야기다. 우리는 누구나 바다 앞에 서면 바다 저 쪽에는 무엇이 있을까 몹시 궁금해 할 것이다. 이 책의 아이도 그렇다. 바다 저 쪽에 대해 정말 다양한 상상을 한다. 처음에는 바다를, 그러다 배를, 그러다 밭을 , 도시를 작은 집들을 , 아이들을, 놀이터를 , 동물들을 밤을 그리고 얼음나라를 모래밭을, 마지막에는 바다 건너에서 아이쪽을 바라보고 있을 또 한 명의 아이를 상상하게 된다.

  아이가 서있는 곳은 무채색이지만 아이가 상상하는 바다 건너 저쪽은 화려하고 다양한 빛깔로 그려져 있다. 그만큼 상상의 세계는 화려하고 신비롭다는 뜻일까?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책이다. 안 보이는 것을 그려볼 수 있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훌륭한 유아 그림책 작가인 고미 타로의 작품이라 더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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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 청국을 기행하며 조선의 개혁을 꿈꾸다 파란클래식 2
박지원 원작, 이명애 지음, 안창숙 그림 / 파란자전거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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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하일기는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 황제의 생일 축하를 위한 사신단의 일행으로 청나라 황제의 여름 별장이 있던 열하에 다녀온 뒤 쓴 기행문이다. 박지원은 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청나라에 대한 책을 읽으며 열심히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래야 청나라에 가서 많은 것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열하일기의 모든 내용을 수록한 것은 아니고 어린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주요 부분이나 재밌는 부분만을 골라 쓴 것이라고 한다. 열하일기는 원래 한자로 쓰여졌으며, 모두 26권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1권에서 8권은 여행 도중 겪은 일을 날짜별로 기록한 것이고 9권에서 26권은 앞에서 기록하지 못한 경험이나 생각, 학자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들을분류해서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열하일기> 이전에도 중국에 사신단으로 다녀온 사람이 수천여 명이고 그들이 쓴 여행기도 수백여 가지나 되지만, 그 중에 <열하일기>가 유명한 것은, 단지 중국의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하거나 풍습을 그대로 쓴 것이 아니라, 중국 사람들의 생활에 대한 세시함 관찰에다 새로운 사상을 덧붙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조선시대에 일고 있었던 새로운 사상인 실학을 지지하는 학자로서 박지원은 청나라의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이 책을 통해 주장한 것이다.

  <열하일기>는 박지원이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온갖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 저술했을 뿐 아니라 그때까지는 없었던 자유롭고 쉬운 표현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혔다고 한다. 당시 조선에서는 중국에서 들어온 성리학을 충실히 따르는 문장을 좋은 문체로 생각했다. 그런 문체를 ‘고문체’라 불렀는데, 젊은 선비들은 고문체로는 자신들의 새로운 생각을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해 박지원의 쉽고 자연스러운 문체를 따라썼다. 박지원의 문체는 그의 호를 따서 ‘연암체’라 불렸다. 그런데 젊은 선비들이 연암체로 글을 써서 잘못된 정치와 양반 계급을 비판하자 권력층은 위협을 느끼고, 급기야 정조가 고문체로만 글을 쓰라고 명하는 ‘문체반정’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만큼 박지원의 문장력은 대단했던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태학유관록 부분의 문장을 예로 들어보면 그가 얼마나 재밌게 표현했는지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코고는 모습을 표현한 것인데, 어떤 사람은 호리병에서 물 쏟아지는 소리처럼 ‘콰르르콰르르’, 어떤 사람은 나무 베는 톱 소리처럼 ‘드르등드르릉’, 또 어떤 사람은 혀를 차는 소리를 내었고, 어떤 사람은 중얼중얼거렸다고 표현했다. 옛날 사람 치고는 유머도 대단했던 것 같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중국까지 금방갈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대단한 위험하고 오래 기간이 그 힘든 여정에 박지원이 바라봤던 새로운 세상, 청나라를 마치 그랑 같이 본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자세히 표현했다. 함께 여행 잘 했으며, 새삼 기록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박지원의 위인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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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끝 - 60초 안에 잠드는 이야기 열린어린이 그림책 18
조프리 클로스크 지음, 김서정 옮김, 배리 블리트 그림 / 열린어린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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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초 안에 잠드는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제목만으로도 어떤 이야기일까 몹시 궁금했다. 아마 표지를 보고 약간은 감을 잡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아기를 재우기 위한 책이다. 그런데 표지에서처럼 아기만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이렇게 좀처럼 잠들기 않는 아기를 재우기 위해 아빠가 여러 가지 책을 읽어 준다는 내용이다. 치킨 리틀, 아기돼지 두 형제, 빨간 모자, 소녀와 곰 몇 마리, 공주와 완두콩 등등 15가지가 되는 짧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 물론 모든 내용이 다 실린 것은 아니고 우리가 이야기하듯이 줄거리만 실려 있다.

  그런데 앞서 말한 제목을 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아기돼지 삼 형제가 아니라 두 형제이고, 소녀와 곰 세 마리가 아니라 곰 몇 마리다. 이건 다 책을 읽어주는 아빠가 더 졸려서 대충 얼버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빠가 들려주는 15가지 이야기도 원작과 조금씩은 다르다.

  그리고 대부분의 동화 끝에 끝이라고 명시해서 아기에게 잘 것을 종용하지만 아기는 여전히 이야기를 기다린다. 참다못한 아빠가 가끔 아기에게 잠 좀 자라고 애원하거나 다그치는 말이 덧붙여 있기도 하다. 잠 안 자는 아기를 재우기가 얼마나 힘들고, 그 때 아기를 재우는 사람에겐 잠이 더 쏟아진다는 것을 경험해 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그래서 아기 잠재우기가 아주 힘든 일이라는 것을......이 책의 그림에서도 아빠가 아기를 재우기 위해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절대 공감이 되기 때문에 절로 웃음이 난다.

  이 책의 아기는 잠을 안자서 아빠를 힘들게 하고 있지만, 어쨌든 이 책은 아기를 재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매 이야기마다에 덧붙인 ‘끝’이라는 말에 아기들은 잠을 잘 것 같다. 아마 만의 하나 정도는 이야기가 재밌어서 안 잘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다양한 동화를 접하면서 원작과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재밌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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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의 마지막 모험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21
루드밀라 제만 지음, 정영목 옮김 / 비룡소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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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가메시란 이름이 친숙할 것이다. 길가메시는 메소타미아 신화에서 나오는 우르크의 위대한 왕이다. 길가메시의 이야기는 5천 년도 더 된 옛날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진흙 서판에 새져져 전해 내려오는데,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한다. 그 중 이 책에 나온 것은 길가메시가 친구인 엔키두를 잃고 영원한 생명을 찾아 떠난다는 내용이다.

  길가메시는 죽음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영생불멸의 비밀을 찾아 나선다. 갖은 고생을 하며 그 비밀을 찾아봤지만 허사였다. 기진맥진해 있는 그에게 샤마트의 영혼이 태양신에게 가보라고 알려준다. 태양신은 또 영생의 비밀을 아는 유일한 인간인 우트나피슈팀을 만나러 가보라고 말한다. 그런데 우트나피슈팀을 만나러 가려면 죽음의 물을 건너야 한다. 그런데 죽의 물은 태양만이 건널 수 있어서 노가 물에 닿기만 하면 부러진다고 한다. 길가메시는 120개나 되는 노를 만들어서 기어코 우트나피슈팀을 만나게 된다. 과연 그곳에서 길가메시가 영생의 비밀을 얻었을까? 뒷얘기는 책에 나와 있다.

  전체적인 내용이 장편 서사시 같다. 그래서 그런지 삽화들이 웅장하고 커 보인다. 전체적인 그림 크기도 큰 편이지만 그림의 색감도 차분해서 더 웅장한 느낌이 난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아마 요즘 인기 있는 판타지 동화의 모태가 이것이 아닐까 쉽다.

  사실 나도 길가메시란 이름을 많이 듣긴 했지만 그게 누군지 정확히는 몰랐다. 이 책을 통해 그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속하는 도시 국가인 우르크 왕국의 왕이란 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길가메시가 모험 중에 느낀 두려움이 고전 문학과 중세 미술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우리가 끔찍한 곳을 일컫는 데 사용하는 지옥이라는 개념이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에 의해 비롯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 영생의 비밀을 찾기 위해 갖은 고통을 이겨낸 길가메시는 영웅이라면 으레 지녀야 한다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여러 미덕들을 자세히 보여주는 서구 문학 최초의 영웅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영웅 이야기 계보 중에서 최초의 이야기인 셈이며, 영생불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알려준다. 길가메시의 친구 엔키두는 길가메시에게 그가 건설한 도시, 그가 보여준 용기, 그가 행한 선한 일들이 바로 영생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어떤 것들을 남길 것인가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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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 - 궁궐의 꽃
신명호 지음 / 시공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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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에 나온 대로 우리는 보통 궁녀를 궁궐의 꽃으로 본다. 이 책에서 궁녀를 궁궐의 꽃으로 지칭한 의미는, 왕실의 복장과 음식, 육아 등을 담당하면서 왕실 문화를 꽃피우고 오늘날까지 면면이 이어져 내려오게 한 공헌한 자로서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궁녀를 화려한 옷차림에 임금의 사랑을 찾는 꽃으로서만 생각해 왔었다.

  이 책은 이렇게 텔레비전 사극이나 일반적인 통념을 통해 우리가 궁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여러 역사적인 자료를 통해 바꿀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이 책에는 임금의 총애를 받아 그야말로 신데렐라로 격상한 궁녀의 얘기도 들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왕의 여자로서의 궁녀가 아니라 궁궐의 살림과 운영을 책임지는 직업인으로서의 궁녀를 소개하고 있다.

  궁녀는 왕의 사적인 공간인 궁궐에서 일하는 여성들이기 때문에, 그리고 왕의 사생활을 궁금해 하는 것은 역모의 뜻을 가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누구도 궁녀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고 그래서 역사적인 기록들이 거의 없다고 한다. 기껏해야 궁녀가 역모나 각종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 기록된 조사 내용이 전부라고 한다. 그래서 <계축일기>, <인형왕후전>, <한중록> 등 궁중 문학 작품과 <추안급국안>이라는 법정 기록을 통해 궁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을 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궁녀의 조직은 체계적이었던 것 같다. 경국대전에서 조직을 명시해 놓을 정도로 체계가 있었으며 직무에 따라 분화가 잘 된 조직이었다. 그리고 남존여비가 심했던 조선 시대에 여성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던 전문 여성 직업인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궁녀의 임무 수행을 돕기 위해 무수리, 방자 같은 하인들을 궁녀에게 배속시켜 준 것을 볼 때도 궁녀에 대한 대우가 상당히 좋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궁녀 하면 떠오르는 성과 사랑에 대해서도 적어놓았다. 그리고 장녹수와 김개시 등 궁녀로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궁녀 열전도 수록해 놓았다. 아마 우리가 궁녀 얘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고 생각되는 부분이 이 이야기들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흥미 위주의 이야깃거리의 주인공으로서의 궁녀가 아니라, 조선 시대 최고의 음식 문화, 육아 문화, 교육 문화, 복식 문화를 이끈 숨은 공로자로서 궁녀를 재조명해 봄으로써, 보다 조선 시대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나도 처음에서 흥미를 위해서 이 책을 읽었으나 읽고 나니 역사적 바탕이 넓어진 듯한 느낌이 된다. 폭넓고 깊이 있는 역사 알기를 위해서도 이렇게 왕 중심의 역사 얘기 벗어난 다양한 역사책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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