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의 시민들 슬로북 Slow Book 1
백민석 글.사진 / 작가정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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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아래 아바나는 모든 것이 뜨겁고 눈부시다.


 


금방이라도 모든 것을 태울만큼 작열하는 태양, 멋진 배경의 부차적인 요소였을지 모를 한 덩이의 구름, 언제 쏟아질지 모를 비를 대비해 우산 따위는 쓰지 않는 자유, 카메라 포커스를 맞추면 (1달러를 요구할지언정) 최대한 멋진 포즈를 지어주는 사람들. 작가 백민석이 다녀온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쿠바의 모습.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 관타나모 수용소,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길거리의 째즈 뮤지션 등 떠올릴 수 있는 모습 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풍경과 에피소드를 책 속에 담고 있습니다.

요즘같이 폭염으로  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면 더더욱, 시원한 바닷가나 추운 나라로 떠나는 여행을 검색하지 더운 나라를 쳐다보기도 싫을 것 같은데요. 우연히 접한 쿠바는 낯선 곳, 남들이 가지 않는 곳, 가이드도 책도 없이, 로밍이 제공되지 않아 강제로 인터넷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곳, 그래서 더 떠돌고 싶은 곳  곳임을 알아차리게 되죠. 작가는 한국에서처럼 생활하고 싶다면 아바나가 싫어질 것이라고 조어 같은 경고를 늘어놓습니다.

 

쿠바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오는 여행지입니다. 유명 관광명소도 수려한 자연경관도 없지만,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시민들의 일상이 있는 곳입니다. 아바나에 당도한 백민석 작가는 직접 사진을 찍고, 오래도록 걸으며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보물 같은 곳을 하나하나 찾아나가는데요. 그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은 사회주의 국가, 중남미 기후, 완연한 흑색도 아닌 맑고 아름다운 검은 피부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질감을 전달받는 행운을 얻게 되죠.

 

작가 백민석의 글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면 '당신'이란 2인칭으로 부르는 독특한 시점이 낯설지는 않죠. 강렬하고 몽환적이었던 소설의 느낌이 에세이에도 투영되어 있습니다. '당신'이라 부르는 주체는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소설 속 주인공이 된 착각과 더불어  친근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함께 여행 다니고 있는 듯한 이상야릇한 기분. 허지웅 작가가 좋아하는 백민석다움이 이런 게 아닐까요?

 

 

"플로리다 해협의 광대한 바다보다, 19세기에 지어올린 스페인 식민지풍 건물들보다. 말레콘을 물들이는 낙조보다 더 눈길을 끄는 매력적인 자원임을 안다. 어쩌면 전체적으로 허술하고 빈약한 느낌의 도시 환경이 그들의 활력 넘치는 충만한 육체미를 더욱 빛나게 하며, 그들의 탄력 있는 피부와 부드러운 동작 하나하나를 더욱 매력 있게 만들어주는지도 모른다."  

P137

 

 

쿠바에 인간에 살기 시작한 지는 4000년 전쯤이라지만 1514년경 원주민 인디오에서 스페인으로 주인이 바뀌고, 경영권을 둘러싸고 스페인과 미국의 전쟁 끝에 1899년 쿠바는 미국으로 이양되었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건물이 '관타나모 수용소'인데요. 이후 친미 독재 정권을 거듭하다, 1595년 카스트로가 이끈 혁명군이 사회주의 정권을 세웁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카스트로 또한 쿠바를 점령한 유럽인의 자손이 아프리카계 흑인 사이에서 낳은 혼혈이란 점에서 이 땅의 주인은 모호해집니다.

 

하지만 누가 원주인인들 이제 상관없습니다. 현재 아바나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생활을 즐기며 본인들이 관광자원임을 알고 있습니다. 염치 불고하고 들이대는 카메라 렌즈에 시민들은 당황하지 않고 손을 흔들거나 포즈를 취해 줍니다. 채도가 높은 원색의 오래된 차들, 야자수, 질감 높은 하늘과 바다들, 미친 태양이 있거나 없거나 다른 모습을 주는 퇴색적인  아바나.

'쿠바', 언젠가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음을 느끼고 싶어 떠나고 싶은 나라입니다. 여행이 주는 휴식과 설렘의 본질을 경험하는 여행, 아바나의 시민들에게서 배운 세속 없는 자유와 비워 냄을 책을 통해 대리만족할 수 있어 참 좋았던 독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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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맥베스 부인
니콜라이 레스코프 지음, 이상훈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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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이고 감정을 숨긴 채 집에서 쫓겨나기도 했던 19세기 러시아의 여성 캐릭터를 파격적으로 설정한 '니콜라이 레스코프'는 시대를 앞서간 작가입니다. '톨스토이'는' 레스코프'의 작품을 읽고 '사람들이 도스토옙스키를 그렇게 많이 읽는 게 이상하다. 그에 반해 왜 레스코프는 읽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1865년 발표 당시 사람들에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빛을 발한 작품이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므젠스크의 맥메스 부인)'입니다. 하지만 후대에 다양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는데요. 억압적인 상황 속에 금기를 깬 여인의 당찬 모습은 지금에도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이거든요.

 

얼마 전 '월리엄 올드로이드'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줄리언 반스'의 신작 《시대의 소음》에 등장한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므젠스크의 맥베스 부인> 오페라 작품 또한  많은 명성과 인기를 얻었던 작품임에 틀림없는데요.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와 동시대를 살았지만 주목받지 못한 비운의 천재.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풍부한 경험을 통해 시대를 역행하는 작품들을 써 내려갔던 안타까운 천재기도 합니다.

 

 

"나른한 기분에 젖어 한두 시간 누워 잠을 잔다. 깨어나면 또다시 러시아의 권태, 상인집의 권태가 찾아온다. 그걸 견디느니 차라리 목을 매고 죽는 게 낫다고 말할 정도이다. "

 P14

 

가난한 시골처녀였던 '카테리나 리보브나'. 거의 팔려오다시피 돈 많은 상인과 결혼해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결혼생활을 보내던 여인입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점점 욕정에 눈을 뜨며, 겁잡을 수 없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추락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요. 19세기 당시 전무후무한 능동적 캐릭터였던 '카테리나 리보브나'는 현대 문학과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다뤄지고 있는 (욕망 덩어리) 여성 캐릭터의 원조격이자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부인과도 닮은 존재입니다. 

 

​"한편 카테리나 리보브나는 이제 세르게이 없이는 단 한 시간도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갑자기 눈을 뜨게 된 그녀의 천성이 더 이상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그녀를 사로잡은 것이다.

P28

 

​마을의 둑이 무너지자 며칠 집을 비우게 된 남편. 그로 인해 '카테리나'는 하인 '세르게이'를 만나게 됩니다. 세르게이는 천하에 둘도 없는 난봉꾼. 달콤한 술수로 이미 마님들을 여럿 단숨에 꾀어내어 정을 통하기도 했죠. 세르게이의 레이더망에 걸려든 이집 주인마님은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으로 세르게이와 사랑에 빠집니다. 사랑이라 해야 할지 외로움과 권태의 대리만족이라 해야 할지 모를 감정들은 '카테리나'를 겁잡을 수 없이 지배하고 맙니다. 도사리고 있는 거대한 파국은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 후 두 사람은 브레이크가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거침없는 생활을 이어나가는데요. 점차 카테리나는 세르게이를 사랑한다고 믿게 되고, 다른 여자를 만날 경우 지구 끝까지 쫓아가 해치겠다는 집착 증세까지 보이죠. 한편, 이 둘의 사이를 알게 된 시아버지는 세르게이를 채찍으로 때린 후, 광에 가두었다가 며느리가 독을 탄지도 모르 채 버섯죽을 먹고 살해됩니다. 이미 둘 사이의 소문을 알아차린 남편 '지노스 보리스이치' 또한 그녀의 욕망에 제거되고 맙니다.


 

결국 6년 이란 결혼 생활 동안 생기지 않던 아이가 '카테리나'와 '세르게이' 사이에 생기며 두 사람은 상속받은 재산으로 평생을 지금처럼 살겠노라 꿈꿔보지만.  재산상속의 대분이 조카 '페쟈'에게 돌아갈 위기에 처하자 또 한 번의 만행을 저지르고 말죠. 지루함 속에서 쾌락에 눈 뜬 여성이 멈출 줄 모르고 더 가학적으로 변하는 심경의 변화를 문학 속에서 서서히 그리고 은밀하게 즐겨볼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궁금해지네요.

 

 

그렇게 1부가 지나면 2부 격인 감옥에서 강제수용소 이 송전까지의 일이 펼쳐지게 되는데요. 저택에서 지내던 것과는 다른 삶이 펼쳐집니다. 하늘의 별도 달도 따다 줄 것 같던 세르게이는 이 모든 추락은 마님 탓이라고 생각해 증오의 마음을 품게 됩니다. 반대로 사랑의 마음이 커진 '카테리나'는 '세르게이'를 만나기 위해 갖은 위험과 수고로움을 참아가며 기회를 만들죠.


 

"카테리나 리보브나는 이 모든 것을 보는 듯 마는 듯했다. 그녀는 완전히 넋이 나간 사람처럼 걸어갔다. 사람들이 그녀를 앞으로 떠밀어, 세르게이가 소네트카와 추태 부리는 것을 보게 했다. 그녀는 조롱거리가 된 것이다.

P 102

그러던 중 마님에게 아예 흥미를 잃은 세르게이가 다른 여성들과 희희낙락한 모습을 보이자, 능욕과 멸시를 당하면서도  떠나간 연인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카테리나의 눈물겨운 행동들은 서서히 그녀를 들끓게 만들죠. 이토록 운명의 고리는 잔인하고도 가혹합니다.

 

 

소설 속 가장 큰 인물인 '카데리나 리보브나'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부인의 변주로도 보입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맥베스>에 등장하는 '맥베스'부인은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남편을 통해  부추기는 느낌이라면,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은 본인 의지로 삶을 개척하는 훨씬 능동적인 캐릭터라 할 수 있는데요. 이런 매력이 여러 예술가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어 다양한 팜므파탈, 나쁜 여자로 재해석 되는 건 아닐지 모릅니다.


 

영화 <레이디 맥베스>를 아직 보지 않았지만 영화는 하녀 '악시냐'의 캐릭터를 키워  불륜을 지켜보는 또 다른 목격자(관객의 역할)로 긴장감을 더하고 있는 듯합니다. 박찬욱 감독의 강력 추천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레이디 맥베스>를 빨리 만나보고 싶습니다.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옮겨온 '윌리엄 올드로이드'의 <레이디 맥베스>를 보기 위해 읽었지만 영화와 소설 모두 독립적인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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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울어도 되는 밤
헨 킴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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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힘든 일을 겪은 날, 어떻게 하루가 돌아갔는지 모를 최악의 하루를 보낸 밤. 어디 가서 실컷 울고 싶을 때 있지 않나요? 인스타그램 60만 팔로워의 감성을 어루만지며, 애플 TV, 유니세프, TED, 삼성이 주목한 일러스트레이터 '헨킴(HENN KIM)'의 아트 에세이가 단행본으로 나왔습니다. 이미 전시, 각종 굿즈로 사랑받고 있는 헨킴의 그림들을 책으로 소장해볼 기회가 되겠네요.

 

 

 

흑백의 선명한 대비,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그림체, 얼굴이 보이지 않는 뒷모습, 과감한 묘사력은 마치 내 꿈을 들여다본 것 같아 화들짝 놀라기도 하는데요. 20세기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을 21세기 만난 듯 독특한 아우라의 그림에 마음을 빼앗았습니다. 아마 달리가 21세기에 환생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모두 환상동화 같은 모든 그림은 굳이 나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헨킴의 환상적인 일러스트 중에서도  '밤'을 주제로 한 다양한 그림이 실려 있습니다. '밤이 되길 기다렸어', '너와 나', 'Good Night', 'Sunday mood' 총 세 갈래의 컨셉으로 나뉘는데요.

 

 

끙차,

결국 '밤'이 주는 몽롱한 시간, 지친 하루를 끝내고 녹초가 되었던 밤, 사랑하는 연인을 생각하고 증오하는 애증의 시간을 탈곡하고 맞는 새로운 아침.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헨킴의 그림은 피로회복제, 환각제, 각성제가 되어 줍니다.

 

 

 

 

​평소 커피와 차를 좋아한다는 헨킴. 일주일의 중간 수요일이 조금 지난 목요일. 하루만 더 버티면 주말을 맞을 수 있다는 설렘과 월요일부터 누적되어 온 피로가 극에 달하는 목요일. 우선 커피 한 잔, 그것도 핸드 드립으로 마셔볼까 합니다.  정말 그림처럼 이렇게 피곤한 아침은 머리채로 흡입하고 싶어지기도 하니까요.

 

오늘도 종일 폭염이 예고되어 있어, 여름날을 공감하는 일러스트가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한낮은 뭐든 녹아내릴 것 같은 더위지요.

 

헨킴의 매력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을 한 번 더 비틀어보는 상상에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보고 있으면 기발하기도 하고, 약간 섬뜩하기도 한 느낌이 매혹적인데요. 흑백톤이 주는 강렬한 미학이 과잉된 감정을 절제시키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큽니다.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 마력을 소유하고 있는 그림들.

 

 

 


'책에서 다 다루지 못한 감정들,  현재 열리고 있는 '헨킴 개인 전시회'에 참가해보는 건 어떨까요? 7월 29일(토)부터 10월 1일(일)까지 서울 한남동 '구슬모아당구장'에서 진행되는  '미지에서의 여름' 전시회도 추천합니다. 무료 전시라고 하니, 시간 내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D로 보았던 상상을 3D로 구현해 놓은 설치작품, LED에 담긴 독특한 작품들이 꿈과 환상, 일상의 왜곡으로 다양하게 다가올 테니까요.

예전에는 어른들은 공상, 상상을 해서 뭐 하냐고 꾸짖곤 했어요. 하지만 요즘처럼 쉴새 없이 스마트폰, 각종 매체로 전달받는 정보에 숨이 막혀버릴 지경입니다. 때로는 멍하니,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꿈도 꾸지 않고 푹 자고 싶은 밤이 절실할 때가 있는데요. '헨킴'의 일러스트는 그런 밤, 나를 위로하고 싶은 밤에 침대 맡에 두고 싶은 책입니다. 보고 있노라면 발칙한 상상에 흥분되고, 헨킴만의 치유 방식에 동화되는 이상야릇한 느낌. 이게 바로 그림이 주는 아트 테라피가 아닐까요?

 

 

바쁜 일상에 쫓겨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는 분들, 꿈과 현실의 어렴풋한 경계를 즐기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 액자에 걸어 두고 싶은 그림을 책으로 소장하는 기분도 빼놓을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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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 짧지만 우아하게 46억 년을 말하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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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폰 쇤부르크 씨의 쓸데없는 것들의 사전》의 저자 겸 저널리스트인 '쇤부르크'의 신작입니다. 46억 년 지구의 탄생부터 인류가 처음 등장한 1만 년 전에 이르러 현재의 인공지능까지 우리는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속에는 인류의 기원과 과정, 그리고 미래를 시니컬한 유머로 담고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이로 인해 웃날 약속에 쫓기며 스트레스를 받도 남의 지시에 얽매이는 삶이 펼쳐지리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사람들이 처음 손에 쥐었을 때만 해도 휴대전화가 사치품에 속했던 것처럼 말이다. "

P67


세계사란 거대 담론을 한 권의 책으로 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늘 하던 이야기의 반복이거나 식상할지도 모를 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풀어내고 있어 흥미로운 역사 책. 제목처럼 내 할머니 할머니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떠들고 싶어 안달 난 것 같은 수다쟁이 컨셉!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책답게 무겁거나 어려운 역사보다  수다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농담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유럽인답게 철학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으로 시대순의 세계사가 아닌, 저자의 (개인적인) 관점별로 나뉜 세계사가 흥미를 유발합니다.  서문에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가 있기는 하지만  유럽인의 관점에서 서술한다는 점이 한국 독자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겠네요 그러나 폰 쇤부르크 씨처럼 가볍게 바라봐 주는 건 어떨까요?  세계사는 거의 유럽 중심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책은 우리 그러니까 '인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46억 년이란 지구의 역사에 최근에 등장한 인간이 왕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사연. 저자는 '인지 혁명'을 가장 큰 화두로 삼습니다.  약 7만 년 전부터 4만 년 전, 우리 뇌 속에서 이루어지는 네트워크화 덕분에 생각을 현실화하는 능력을 얻었습니다.

기계가 발명되면서 사회 안에서

분업이 강화되고 작업장에서는

노동자의 작업이 단순해지고

자본이 집중되고 인간이

파편화되었다.

-카를 마르크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 각지에 정착하면서 농업혁명은 경작과 강요된 노동을 낳았으며, 산업혁명은 우리들을 더 큰 노동이란 톱니바퀴 속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디지털 혁명을 이뤄내 전 세계인의 소통을 도왔으며, 4차 산업혁명이란 최근의 일화까지 멈출 수 없는 인류사를 짧지만 우아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카를 마르크스'가 말한 공산국가와 자본주의의 이상향이 출발 지점과 과정은 다를지언정 미래상은 같다는 말은 '알쓸신잡'마지막 화에서 논하기도 했죠. 앞으로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속에 확연히 바뀌게 될 미래 모습은  어떻게 변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데요.  요즘같이 혼란한 시기에 무엇보다도 과거를 통해 미래를 전망하는 일이 필요한 이유기도 합니다.

 

닫는 글에서도 명시되어 있듯,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인류사를 통달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류의 호기심, 배움이란 이치는 끊임없기 때문에 알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면 퇴보하지 않는 전진을 이룰 것이란 생각입니다.

그 밖에도 인류 역사에 남을 만한 도시, 인류 역사를 바꾼 영웅, 역사를 바꾼 거대한 생각들, 역사를 바꾼 발명품, 인류 역사 속 악당, 인류 역사를 바꾼 연설 등 흥미로운 주제가 가득합니다. 처음부터 읽어 내려갈 필요 없이 궁금한 부분부터 골라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유발 하라리'의 이야기를 내내 곁들이며 친분을 이야기하는 통에 친구라는 게 각인이 될 정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또한 무난한 독서가 될 것이란 예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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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미니북 세트 - 전3권 1cm 시리즈
김은주 지음, 양현정.김재연 그림 / 허밍버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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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성들의 워너비 그림 에세이. 2013년 출간 이후 꾸준한 인기로 60만 부, 270쇄를 돌파한 '1cm 시리즈'가 새롭게 나왔네요. 벌써 '일 센티 첫 번째 이야기, 일 센티 플러스, 일 센티 아트까지' 3권의 시리즈가 독자들의 감성을 어루만져 주었는데요. 예쁘고 아기자기한 그림, 공감 가는 글귀로 소장각을 세웠던 '일 센티 시리즈'를  MINI 에디션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포켓 형으로 여성분들 핸드백에도 들어갈 수 있게 작고 가벼워져 어디든 데리고 다니기 좋은데요.  특히 한정판 MINI 에디션을 구매하면 컬러링 엽서를 증정해주더라고요. 그동안 3권 짜리에 부담이 있었던 분들에게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1cm 첫 번째 이야기는 <1cm> 시리즈의 시작인 책입니다. 당시 귀여운 그림과 감성적인 필력이 더해져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그림 에세이 형식의 선두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무미건조했던 일상을 신선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특별한 관점은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재치와 위트, 감성을  더한 <1cm+>는 첫 번째 시리즈에서 다 못다 한 이야기를 더하고, 촌철살인 일상을 전하고 있는데요. 맞아맞아! 무릎을 탁 치며 즐겁게 웃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아이디어가 번뜩이며 살아나고, 주변의 슬픈 이야기에 같이 슬퍼해주는 공감력을 올리는 책. 메마른 감성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줍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명화, 사진 등을 다양한 아트 컨셉들로 새롭게 만들어진 일러스트. 그 외에도 캘리그래피, 콜라주, 자수 등 다양한 기법과 콜라주한 그림과 글이 담긴 필자가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입니다. 소장하지 않고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이야기가 책 속에 가득합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설탕 한 스푼, 감성 한 스푼 넣어보는 건 어떨까요? 싱거운 일상에 갖가지 조미료와 향신료가 어우러질 때 맛깔스러운 일상으로 탈바꿈 되는 경험! 힘들고 지칠 때, 휴식이 필요하거나 즐거움이 필요한 모든 순간에 1cm 시리즈와 함께라면 기쁨이 두 배가 될 것 같아요. 더 작고 귀여워진 '1cm, 일센티 한정한 Mini 에디션으로 싱그러운 일상을 만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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