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 짧지만 우아하게 46억 년을 말하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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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폰 쇤부르크 씨의 쓸데없는 것들의 사전》의 저자 겸 저널리스트인 '쇤부르크'의 신작입니다. 46억 년 지구의 탄생부터 인류가 처음 등장한 1만 년 전에 이르러 현재의 인공지능까지 우리는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속에는 인류의 기원과 과정, 그리고 미래를 시니컬한 유머로 담고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이로 인해 웃날 약속에 쫓기며 스트레스를 받도 남의 지시에 얽매이는 삶이 펼쳐지리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사람들이 처음 손에 쥐었을 때만 해도 휴대전화가 사치품에 속했던 것처럼 말이다. "

P67


세계사란 거대 담론을 한 권의 책으로 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늘 하던 이야기의 반복이거나 식상할지도 모를 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풀어내고 있어 흥미로운 역사 책. 제목처럼 내 할머니 할머니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떠들고 싶어 안달 난 것 같은 수다쟁이 컨셉!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책답게 무겁거나 어려운 역사보다  수다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농담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유럽인답게 철학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으로 시대순의 세계사가 아닌, 저자의 (개인적인) 관점별로 나뉜 세계사가 흥미를 유발합니다.  서문에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가 있기는 하지만  유럽인의 관점에서 서술한다는 점이 한국 독자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겠네요 그러나 폰 쇤부르크 씨처럼 가볍게 바라봐 주는 건 어떨까요?  세계사는 거의 유럽 중심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책은 우리 그러니까 '인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46억 년이란 지구의 역사에 최근에 등장한 인간이 왕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사연. 저자는 '인지 혁명'을 가장 큰 화두로 삼습니다.  약 7만 년 전부터 4만 년 전, 우리 뇌 속에서 이루어지는 네트워크화 덕분에 생각을 현실화하는 능력을 얻었습니다.

기계가 발명되면서 사회 안에서

분업이 강화되고 작업장에서는

노동자의 작업이 단순해지고

자본이 집중되고 인간이

파편화되었다.

-카를 마르크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 각지에 정착하면서 농업혁명은 경작과 강요된 노동을 낳았으며, 산업혁명은 우리들을 더 큰 노동이란 톱니바퀴 속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디지털 혁명을 이뤄내 전 세계인의 소통을 도왔으며, 4차 산업혁명이란 최근의 일화까지 멈출 수 없는 인류사를 짧지만 우아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카를 마르크스'가 말한 공산국가와 자본주의의 이상향이 출발 지점과 과정은 다를지언정 미래상은 같다는 말은 '알쓸신잡'마지막 화에서 논하기도 했죠. 앞으로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속에 확연히 바뀌게 될 미래 모습은  어떻게 변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데요.  요즘같이 혼란한 시기에 무엇보다도 과거를 통해 미래를 전망하는 일이 필요한 이유기도 합니다.

 

닫는 글에서도 명시되어 있듯,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인류사를 통달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류의 호기심, 배움이란 이치는 끊임없기 때문에 알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면 퇴보하지 않는 전진을 이룰 것이란 생각입니다.

그 밖에도 인류 역사에 남을 만한 도시, 인류 역사를 바꾼 영웅, 역사를 바꾼 거대한 생각들, 역사를 바꾼 발명품, 인류 역사 속 악당, 인류 역사를 바꾼 연설 등 흥미로운 주제가 가득합니다. 처음부터 읽어 내려갈 필요 없이 궁금한 부분부터 골라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유발 하라리'의 이야기를 내내 곁들이며 친분을 이야기하는 통에 친구라는 게 각인이 될 정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또한 무난한 독서가 될 것이란 예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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