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인데 왜 피곤할까 - 혈당 리듬을 되찾는 4주 실전 프로그램
양혁용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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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치료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다. 나의 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해서 스스로 건강을 설계하는 프로그램을 알려준다. 당화 혈색소는 정상인데 매일 아침마다 5분만 더..라며 일어나기 힘들고, 카페인 없이 하루를 시작하기 어렵다면 숫자가 아닌 몸의 신호에 귀 기울여 봐야 한다.

억울한 '지방'들. 지방은 다 나쁜 걸까? 얼마 전 건강검진 후 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 높아서 놀랐다. 바로 자주 먹은 생크림 빵, 대패 삼겹살, 아이스크림, 떡볶이 등이 떠올랐다. 하지만 음식도 문제지만 가공식품이나 튀긴 음식, 마가린 같은 나쁜 지방이 아닌 올리브유, 아보카도, 연어, 호두, 아몬드 등을 섭취하면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는 걸 알았다.

과일에 함유된 당도 그렇다 블루베리, 딸기, 자몽 혹은 조금 더 늘려 사과, 오렌지, 복숭아, 배같이 혈당이 낮은 과일이 안전하다. 수박, 파인애플, 포도, 말린 과일은 당분이 크니 조심하자. 책에 소개된 혈당 리셋 4주 프로그램을 참고한다면 조금 더 효과적으로 건강 관리를 할 수 있을 거다.

이 책은 이런 분께 추천한다. 잘못된 통념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관점을 얻고 싶은 분, 나만의 패턴을 발견하고 실천 전략을 배우고 싶은 분, 수면 식사 운동 등 일상생활에서 실천법을 알고 싶은 분, 회복탄력성을 기르고 싶다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다만 AI로도 대부분 서칭 가능하니, 지면으로 읽는 책을 읽고 싶다면 괜찮은 정보다. 글루코핏이라는 곳의 대표가 쓴 책이라 건강관리 플랫폼 홍보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차용하면 그만이다. 후반에는 혈당조절 레시피도 들어가 있으니 참고해서 요리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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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염증
김슬기 지음 / 서사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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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때나 지인이 아픈 이유에서 '염증 수치가 높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이 염증이라는 게 무엇인가 궁금해졌다. 염증은 몸이 불타고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염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데 쓰이지만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만든 불꽃은 꺼지지 않고 몸 구석구석에서 불태운다. 염증이 지속되는 만성이면 각종 병의 원인이 된다. 가장 큰 원인은 인슐린 저항성(세포가 인슐린의 저항을 저항하는 상태)이다. 정제 탄수화물 섭취로 혈당이 높아지고 씨앗 기름(카놀라유, 포도씨유) 산화 지방을 흡수하며, 곡물 가공품(시리얼, 단백질 쉐이크, 통밀빵) 등을 많이 자주 섭취하면 염증 수치가 올라간다.


두부, 견과류, 통밀빵은 괜찮지 않나? 생각했는데 책을 보면  분리대두단백, 유화제, 산화된 식물성 기름, 인공 감미료, 합성 비타민, 인공 향료를 넣는다고 한다. 또한 곡물, 콩, 견과류에 든 곰팡이 독소가 온갖 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끔찍한 말이었다. 그럼 무엇을 먹어야 할까? 밥상 물가도 높은데 어쩌라는 거야? 채소도 위험하다는 말도 하던데 어쩌라는 건가 싶어 싶어서 계속 읽어나갔다. 


이 책의 저자 김슬기 씨는 20대 시절 중증 알코올 중독과 거식증, 폭식증을 비롯해 다양한 질병을 겪었던 환자였다. 하지만 아파보니 무엇이 잘못된 건지 파고들기 시작했고 잘못된 식품 업계의 정보와 마케팅으로 현대인이 병들고 있음을 파악했다. 10년 넘게 기존 영양학의 오해와 진실을 파헤치며 SNS에서 올바른 식단과 유아식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식탁에서 밥, 빵, 면을 줄이고 고기, 생선, 지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얼마 전 읽었던 《식물성 기름의 배신》과 《분리수거에 진심인데 지구는 왜 뜨거워질까?》이 교차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방비로 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돈벌이로 만들어진 거대한 거짓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반드시 진실을 알아야 하며, 식당, 길거리 흡연이 금지되었던 것처럼. 전반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다는 말도 곁들였다. 


대신 포화지방은 완전히 나쁘다는 인식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앤설 키스라는 생리학자의 주장으로 정설이 된 육류 위험론이 어떻게 탄생했고, 전 세계인을 호도하게 되었는지 과정도 밝히고 있다. 포화지방을 미워하지 말고 되도록이면 목초지에서 방목으로 자란 소고기를 섭취하라고 제안한다. 하지만 누구나 매일 방목육을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저자처럼 극단적 포기나 대체 보다 유연하게 양을 줄이고 간헐적으로 섭취하면 어떨지 생각했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제로슈거(저당)에 현혹되지 말고 채소는 적당히 특히 생채소를 갈아 스무디로 먹거나, 두유나 대두 프로틴으로 하루를 시작하지 말자. 당이 많은 채소 감자나 비트, 고구마, 옥수수는 피하고 (그 밖에도 채소는 무조건 좋다는 인식을 뒤엎는 이름을 계속 거론한다) 아포카도, 오이, 애호박(주키니) 상추류, 마늘과 양파 위주로 먹으라고 말한다. 


즉, 주식은 육식, 식물은 소화 가능한 만큼만 먹고 칼로리는 신경 쓰지 않고 가공육은 멀리하며 키토제닉, 저탄고지, 간헐적 단식을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아팠던 만큼 제한적 식습관에 길들여졌던 것 같다. 책 속에처럼 먹으면 시간도 부족하고 돈이 많이 든다. 저소득층이 왜 살이 찌고 대사증후군을 앓고 병에 자주 노출되는지 알 수 있다. 완전히 따라 하긴 힘들지만, 모르고 먹는 것과 알고 먹는 것은 다르니까. 적당히 자신의 체질에 맞게 가감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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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세이아 - 오디세우스의 방랑과 모험 아우구스테 레히너의 서양 고전 시리즈
    아우구스테 레히너 지음, 김은애 옮김, 호메로스 원작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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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메로스가 지은 서양 고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 열풍으로 호메로스가 쓴 원작 《오디세이아》도 덩달아 화제다. 서양의 고전이라 불리는 《오디세이아》가 동양에서도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적 관점에서 해석해 보자면, 20년 동안 출장길에 올랐다가 집에 돌아오는 험난한 회귀 서사에 직장인의 마음이 오버랩된 게 아닐지. 집 나가면 개고생,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고, 휴일 이불 밖은 위험한(?) 한국에서 오디세우스의 고생길이 브이로그처럼 펼쳐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오디세이>는 3시간에 20년 과정을 압축하기 위해 편집과 각색이 필요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재해석한 영화를 봤다면, 혹은 볼 예정이라면, 보기 전이라면 꼭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오디세이아》를 알아보자. 이를 위해서는 원작자 호메로스를 알아봐야 한다.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지었다는 그는 기원전 8세기경 활동했다고 전해지나, 뚜렷한 인물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인 여럿이 편집해 만들었다는 의견도 있다.


    《오디세이아》는 유럽 전역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탈리아 작가 단테는 《신곡》 지옥 편에서 세상 끝으로 모험을 떠난 오디세우스를 소환했다,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는 《오디세이아》의 인물과 구성을 재해석한 《율리시즈》를 창작했다. 그리스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오디세우스가 집에 돌아온 이후에 포커스를 두며 상상력을 빌려 《오디세이아》를 펴냈다. 


    그렇다면 무엇을 읽어야 좋을까. 필자는 오스트리아 작가 아우구스테 레히어가 새롭게 편집한 문학과 지성사 버전으로 읽어봤다. 물론 국내에 다양한 서적이 번역되어 있지만 천병희, 김헌 , 박문재 버전이 존재하지만  사실 협찬이기 때문에 선택하기 수월했다. 


    차이점이라면 다른 책은 컬러 명화나 하드커버로 소장 가치가 높겠지만, 내가 읽은 버전은 페이퍼백 소재기 때문에 가볍다. 600p라도 가볍게 가방에 넣고 다릴 만한 사이즈와 중량이다. 그렇다고 가계도나 인물관계도가 없느냐. 그것도 아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등장인물 소개와 등장인물 관계도가 있으니 참고하며 읽어 볼 수 있다. 결론은 실용성이나 좋아하는 번역가의 문체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시점도 오락가락한다. 현재는 3인칭 과거는 1인칭 시점으로 회상되는데 이 책은 3인칭 시점으로 순차적인 시간순으로 서술해 훨씬 읽기 편하다. 청소년을 위한 쉽고 재미있는 글을 쓰는 특성 때문에 현학적이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 작은 캐릭터라도 현대에 귀감을 삼을 만한 롤 모델을 곳곳에 숨겨 놓아 이스터에그처럼 쏙쏙 찾아내 자신과 동일시하는 재미가 있다. 어려운 고전 보다 잘 읽히는 이야기에 집중한다면 추천한다. 


    또한 영화 속에서는 인간 형상으로 보이는 아테나, 칼립소, 키르케만 등장하지만, 원전에서는 다양한 신이 직접 개입한다. 영화의 흐름과 이 책은 시점이 비슷하다. 트로이 전쟁을 간단히 서술한 후, 10년의 전쟁 후 귀향길에 오른 오디세우스 그룹과 텔레마코스의 행동과 고뇌를 다룬다. 중구난방으로 시점이 이동하지 않고 시간 순으로 구성되어 여정을 함께 하는 기분이 든다. 


    <오디세이아> 원작 뭐길래? 



    영화 <오디세이>를 봤다는 전제하에 삭제, 압축된 이야기를 제대로 다 풀어 놓은 아우구스테 레히너의 《오디세이아》는 원전의 과거 현재의 시점을 정리했다. 원작은 총 24권으로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귀환 후 7년째 칼립소 섬에 잡혀 있는 그가 5권에서 등장한다. 1-4권은 구혼자들에게 시달리는 페넬로페와 청년이 된 텔레마코스가 아테나의 계획으로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13권부터 24권까지는 파이아케스인들의 배를 타고 이타카의 해안에 상륙한 오디세우스가 거지 행색으로 구혼자들을 속이고 가족과 상봉하는 이야기다. 긴 출장 후 집으로 돌아왔는데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집에 있다? 이런 일은 있을 수 없기에 손님도 아닌 무뢰한을 처단하는 카타르시스가 이어진다. 



    6권에서 그는 스케리아 섬에 표류하고 파이아케스인들의 와 알키노오스의 딸 나우시카를 만나 도움 받는다. 7, 8권에서 오디세우스는 알키노오스 궁전에서 환대 받는데, 9권에서 알키노오스 왕이 묻는 과거를 회상하며 서술된다. 9-12권까지는 키클롭스, 키르케, 지하 세계, 스킬라와 카립디스를 지나 칼립소에 이르는 긴 방랑 여정이다. 판타지로 구성된다. 


    <오디세이아> 쉽고 가볍게 읽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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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는 쓸모없다 - 사노 요코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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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우정이 영원히 이어질 거라고 암묵적으로 믿고 있었거든.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되었어. 온전히 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이 생기면 그제야 타인에게 어리광을 부릴 수 있게 되는 것 같아. 나 자신을 정당화해도 친구들이 그걸 맞장구쳐주잖아.

    나이가 한 해 두해 들어가며 산다는 게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70살은 돼야 좀 나아지려나? 여전히 삶은 살면 살수록 인간을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사회생활에서도 친구(동료) 관계로 지친다. 일이 힘든 게 아니라 관계가 힘들고 지쳐서 그만두는 일이 생긴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지기도 하는데, 대인기피증이나 히키코모리가 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미술 작가 사노 요고의 책을 보았고, 우연히 이 책이 내 앞에 왔다. 사노 요고는 1938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고 전쟁이 끝나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미술대학에서 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백화점 홍보부에서 디자이너고 일했다. 1967년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하고 1971년 <염소의 이사>를 펴내며 그림책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그림책, 동화, 소설, 에세이 등을 다양하게 넘나들며 활동했다. 여러 상을 받았는데 2003년에는 일본 정부가 학문, 예술 분야 공로자에게 주는 훈장 자수포장을 받았다. 2010년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시즈코 상>, <문제가 있습니다> 등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닌 에세이를 펴내 한국에도 팬이 많다.

    그 시절 친구들이랑 끈끈하게 마음을 나누는 사이 같은 건 아니었어. 그저 순간순간을 하얗게 불태우는 거애. 심술을 부리는 것도, 조금 다정하게 구는 것도 말이지.


    이 책은 사노 요코가 중국에서 만난 양녀 하사에를 첫 번째 친구로 맞으며, 오빠와 삼각관계도 깨닫게 된 최초의 인간관계를 담은 책이다. 사노 요코의 어린 시절이 담겼다. 할머니로 처음 알게 된 그녀의 꼬꼬마 시절을 알게 되어 즐거웠다. 인간이란 동물이 놀이에 진심인 본능을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배워간다. 오빠를 진심으로 좋아하며 신나게 놀았다는 이야기에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질풍노도의 시기 중학생이 되면서 사노 요코는 많이 달라진다.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못하자 밖으로 나갔고 친구를 만들었다. 중고등학생 때는 부모나 형제 보다 역시 친구가 중요하다.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가족 보다 오래 보게 되니 관계 관리가 필수인 것이다. 사노 요코는 동경하던 친구, 호기심으로 보던 친구, 왕따 하는 친구, 어른스러운 친구 등 주마등처럼 여러 친구를 사귄다. 에세이에서도 그때 사귀 친구들과 여전히 잘 지낸다고 귀띔한다.


    나는 말이야, 싫은 면이 전혀 없는 사람과는 친구로 오래 지내지 못해, 상대의 싫은 면까지 다 포함해서 하나의 온전한 인격으로 인식하는 습관이 있나 봐.

    p 127

    사노 요코는 18세 때 미술 대학에 진학하려 도쿄 학원에서 같은 목표(예술)과 감수성의 친구들을 만나 한층 성장한다. 인간의 인생이 서서히 시작되며 거미줄 같은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친구들의 우정, 인류애를 진하게 경험한다.

    참 부럽다. 그러고 보니 나도 중학교 친구를 여전히 만난다. 자주 연락하거나 만나지 않아도 늘 생각하게 된다. 친구란 언제 어디서 만나도 좋고,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이다. 인생에 그런 친구 하나쯤 있다면 괜찮은 인생 아닐까. 나는 그런 친구가 있다. 그 친구를 떠올리며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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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리수거에 진심인데 왜 지구는 뜨거워질까? - 친환경 생활의 역설
    마이클 마니아티스 지음, 김지혜 옮김 / 황소걸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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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 전후로 기업의 친환경 정책이 유행이었다. 앞다투어 친환경 소재의 제품을 쏟아내고, 플라스틱 그릇 대신 용기나 텀블러를 쓰고, 종이 빨대를 했다. 에코백을 들고 다니고 장바구니를 챙기면 지구를 살릴 수 있다고 했다.

    지자체, 영화제 행사 기념품은 에코백 아니면 리유저블컵이었다. 친환경 제품을 쓰면 지구가 조금 덜 아픈 게 아닐까 믿었지만 거대한 산업구조에 희생된 것뿐이었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면서 개인의 죄책감은 커져갔다.

    소비를 조장하는 또 다른 가스라이팅,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된 후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것들만 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 어느 정도는 걷고, 장바구니를 생활화하고 무거워도 텀블러는 챙기다. 에코백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워싱 공정으로 물과 세제가 쓰인다는 것을 알았다. 에코백이 지구 환경에 일조한다고 생각했지만 에코백은 수백번 들어야 생기는 가치였다. 집에 쌓여 있는 에코백을 자주 쓰지 않는다. 괜한 죄책감이 몰려왔다.

    개인의 친환경 실천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었다. 기업은 개인에게 떠넘긴 죄책감으로 또 다른 상품을 사게 만들고 (주고 친환경 제품, 탄소발자국 줄인 제품) 면죄부를 주는 것이었고, 친환경 소비를 해야 의식있는 사람인 것처럼 만들었다. 2004년 영국의 석유 회사 BP가 만든 탄소발자국 개념 때문에 가속화되었다. 환경 운동 단체들은 재정난에 시민 운동 전략을 바꿔 개인 실천 중심으로 방향을 바꾼다. 개인에게 전가하는 책임의식을 '생활양식 환경주의'라고 한다.

    기업은 자사의 상품과 정책을 어떻게 지속 가능성과 재인의 윤리라는 서사로 포장해서 홍보할지 고민한다. 환경을 걱정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이용해 이윤을 추구하려는 속셈이다.

    P15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부분을 알려준다. 기분만 좋은 노력과 실질적인 정치적 전략을 구분하게 도와준다. 지금까지 방법이 잘못 된 것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에게 호소하지 않는 것이다. 작은 실천을 시작하면 지구를 지키느니, 살리느니 하면서 죄책감을 조장하게 하는 방식은 그만두자. 사회구조 자체가 변할 수 있게 경제, 정치 등 거시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이 개인을 무서워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관심있는 환경문제를 깊게 연구하거나,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밝혀 오해를 바로 잡는 것이다. 그린워싱으로 이미지 장사하려는 기업을 찾아보자. 파타고니아는 창업자의 엄청난 모토 때문에 지구가 주주인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이다. 백말 분리수거 해봤자 크게 변하는 것은 없다. 장기적인 시스템 변화를 향한 지지, 공동체 활동,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불편한 진실에 다가가는 일, 아는 게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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