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 - 나의 삶, 신념, 정치
조 바이든 지음, 양진성.박진서 옮김 / 김영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은 '조 바이든'이 쓴 유일한 자서전이다. 조 바이든이 어떤 사람인지 주관적인 관점을 들여다볼 수 있다. (자서전이니까. 그런가) 80 평생 겪었던 일은 어제 일어난 일처럼 생생하게 적는 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세세하다.

 

 

최근 트럼프와의 경선을 지켜본 나는 민주주의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에서도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땅덩이가 크고, 인구가 많으며 그중에서도 투표권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 미국의 이면을 배웠다. 2020 미국 대선 경향은 한마디로 조용한 안정을 취하고 싶어 했다. 오바마와 트럼프처럼 엄청난 영향력의 지도자를 겪고 나서인지 미국은 평범한 조 바이든을 통해 성난 미국을 치유하고 싶어 한다는 게 느껴졌다. 자서전을 읽어보면 알 수 있지만 참 평범하고 재미없는 집안에서 커왔음을 알 수 있다.

 

 

1942년 펜실베니아주 스크랜던에서 자동차 영업사원 아버지와 주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키 작고 왜소했던 아이였지만 현재는 183cm로 큰 키를 자랑한다. 그리고 치명적인 말더듬이 때문에 어디서나 소극적이었던 소년은 운동만큼은 자신 있었다. 특히 미식축구를 남달리 사랑했다. 학교 아이들은 라틴어로 발달을 방해하는 응어리란 뜻의 '조 임페디멘타'라고 놀려댔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고 더듬는 장애를 짊어지고 이겨냄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랐다. 사실 외삼촌도 말더듬이 심했는데 외삼촌을 보며 꼭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치미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꼭 대학에 가야만 한다는 아버지의 권유로 집안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입학한다. 1961년 델라웨어 대학에 입학해 역사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이후 시러큐스 로스쿨에 진학, 해변에 놀러 갔다가 만난 닐리아와 1966년 일찍 결혼한다. 닐리아를 단번에 짝으로 알아본 조는 세 아이(2남 1녀, 보, 헌터, 나오미)를 두었고, 본격적으로 1969년 변호사로 활동한다. 훗날 자동차 사고로 딸과 아내를 잃고 두 아들은 중상을 입는다. 그 상황에서 정치를 놓을 뻔했는데 아들의 병실에서 다시 재기를 시작한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1973년 상원 의원으로 본격 활동한다. 그로부터 36년간 2009년까지 델라웨어주 상원 의원으로 재임했다.

 

 

젊은 나이에 상원 의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내와 딸을 잃었던 그는 1977년 또다시 교사 출신인 질과 결혼한다. 질은 항상 조의 첫 번째 부인 닐리아를 마음에 새겨 두고 있었는데 그녀가 자신을 조와 맺어 주었다고 믿을 정도다. (이쯤 되면 귀신인 닐리아와 셋이 사는 것) 그녀는 보와 헌터 두 아들을 키웠고, 슬하에 딸 애슐리를 두었다. 하지만 큰 아들은 2015년 뇌종양으로 숨을 거둔다. 질은 닐리아가 환생한 것처럼 비슷한 습관과 성품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필자는 두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역시 사람은 비슷한 사람에게 또 끌리나 보다, 천생연분은 반드시 있나 보다였다.

 

 

조 바이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의 오랜 정치 경력 때문만은 아니다. 아내와 딸, 아들을 먼저 보낸 시련을 겪은 단단함, 부유한 가정 출신이 아니기에 리무진 리버럴, 칵테일 좌파(우리나라의 강남 좌파, 미국 사회 부자 좌파를 비꼼)이 아니라는 점을 든다. 때문에 여러 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란 평가다. 블루칼라와 큰 시련을 겪은 사람들과 교감도 클 거란 기대다. 힘없는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공감형 리더로 불린다.

 

 

그 후, 상원 법사위원장(1987-95), 두 차례의 상원 외교위원장 총 4년 재임, 민주당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1988) 중 연설문 표절 시비에 휘말려 중도 사퇴, 뇌동맥류로 쓰러진 인생 위기를 딛고 1년 만에 정치 복귀한다. 이후 여성폭력 방지법 통과, 코소보 내전 해결,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오바마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지명(2008) 되며 2009~2017년까지 부통령을 지낸 이력이 있다. 그리고 꾸준히 국내외 이력을 쌓았고, 이번 경성에 당선되어 78세로 최고령 대통령이 되었다.

 

 

조 바이든은 좋은 사람일지언정 카리스마 부족, 건강 이상설(치매설), 여성 신체 접촉 논란 등 완전무결한 사람은 아니다. 그렇지만 트럼프가 망가트린 미국을 회복하는 치유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을 향한 입장은 트럼프보다 한 수 위. 우리나라와의 외교정책은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지 지켜봐야겠다.

 

 

단, 내가 읽어본 자서전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 하고 로맨틱했다. 무슨 영화 찍는 줄 알았다. 그만큼 사족과 구어체가 많고, 80년 가까이 과거 시절까지도 상세히 기록한 것을 보면 상상력을 빌렸지 않나 생각해 보았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처음 번역되었지만 사실 2007년 발간된 책이다. 오랫동안 정치에 몸담았고, 주연을 받쳐주는 조연으로서 오랜 서포트로 지냈다면 이번에는 진정한 리더가 된 주인공을 미리 알아보기 좋다. 그가 꼭 지키겠다는 신념과 개인사, 정치사를 알고 싶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2-01-10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