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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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논나 선생님의 책이 벌써 두 번째다.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이자 멋진 여성, 청년들의 롤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유튜버이기도 하다. 항상 '차오 아미치(안녕, 친구들)'하며 친근하고 정중하게 불러주면 가까운 사람인 거 같아 기분 좋다.

 

 

 

첫 번째 책은 《바다에서는 베르사체를 입고 도시에서는 아르마니를 입는다》였다. 이탈리아와 한국에서 패션 컨설턴트로 일단 30년의 인생이 압축된 에세이다. 더불어 이탈리아와 우리나라의 문화 차이를 설명한 문화교류서이기도 했다. 굉장히 술술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고, 지혜를 간접 경험했다.

 

 

 

나도 이렇게 나이 들어갈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나도 당신을 닮고 싶어요"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떨까. 항상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언정 폐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나이만 들었지 어른이 되지 못한 인생이 되지 않으려고 부단히 힘쓰고 있다. 그 길이 바르게 가고 있는지, 잘 가고 있는지 돌아볼 때면 밀라논나 선생님을 떠올리곤 한다.

 

 

 

요즘은 인스타와 유튜버로 더 친숙하게 만날 수 있다. 활자로 된 또 다른 친근함.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는 질곡을 경험한 세대가 현세대에게 나눠 주고자 한 인상이 크다. 젊은 세대에게 솔직히 비혼을 권한다거나, 두 아들을 얻었지만 유년 시절 옆에 있어주지 못해 자식 낳는 일에 신중했으면 하는 등. 멋쟁이 할머니가 "살아보니 이렇더라.. 그러니 꼭 이럴 필요는 없겠다"라는 말을 전해준다.

 

 

 

결혼은 선택사항이지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말, 살다 보니 남편과 식성이 달라 고생했지만 사상의학을 공부하며 합의점을 찾았던 일, 한국인이지만 매운 김치를 먹지 못하고 커피 최대 소비국인 이탈리아에서도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체질, 직장이었던 삼풍 백화점에서 동료들을 잃고 실의에 빠졌지만 이겨낼 수밖에 없었던 일화 등. 영화 같았던 일들이 차근차근 쓰여 있다.

 

 

 

논나 선생님이 살던 시절은 누구나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해야 할 도리를 해야 했다. 자신은 좋아하는 패션 일을 하고 싶어 부모님의 말씀을 따랐지만 지금은 남 눈치 볼 것 없이 너의 삶을 살 것을 권한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용기, 나이 들었어도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는 꾸준함이 부럽다. 어른의 지혜는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말을 논나 선생님을 보면서 되새긴다."나도 저렇게 늙어가고 싶다"

 

늘 어머니에게 너는 얼굴이 작고 입이 커서 뭘 입어도 태가 나지 않는다고 핀잔을 듣고 자랐는데, 외국 나가보니 아름다운 얼굴로 인기가 많았다. 세상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2년 전만 해도 인류가 팬데믹으로 고통과 환희를 맛보리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중국과 일본 사이의 작은 나라가 세계 문화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창구가 될지 누가 알았을까. 때문에 언제나 준비된 커리어와 적재적소에 대응할 수 있는 순발력, 그리고 약간의 운이 따라야 함을 밀라논나 선생님을 보며 깨닫는다.

 

 

 

당당하고 기품 있는 품격을 갖춘 할머니, 어른, 인생의 선배가 아낌없이 후배에게 조언해준다. 첫 번째 에세이와 겹치는 이야기도 있지만 최대한 개인사를 많이 담았다. 살면서 터득한 경험을 한 톨도 흘리지 않고 나눠 주고 싶은 어른의 마음이 전달된다. 멋있어지겠다는 신조를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탐구할 수 있는 책이다. 힘들거나 지칠 때마다 어른의 말씀으로 위로받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당신의 선택이 정답이라는 사실을 읽는 순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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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9-28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나님 덕분에, 두번째 책이라는 걸 알았어요. 이분 우아한 몸놀림이 발레리나 같다고 누가 쓰셨더라고요. 유연한 마음이 유연한 몸짓으로 드러나나봐요. 아직 두번째 책 안 읽었는데, 첫번째 책부터 찾아봐야겠네요

doona09 2021-10-18 14:27   좋아요 1 | URL
오호 ^^ 그 표현 정말 아름답네요. 저도 알라알라북사랑님 덕에 논나 선생님을 또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답니다. 즐거운 독서 되시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