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중문화 표류기
김봉석 지음 / 북극곰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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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란?  죄책감을 느끼거나 남한테 얘기하긴 부끄러운 일이지만 했을 때 즐거운 일이나 행동을 말합니다. 여러분들에게는 자신만의 길티 플레저가 있으신가요?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를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인데요. 오랫동안 씨네21등 영화기자로 살아온 김봉석 저자의 글을 보는 게 저의 길티 플래 져 이기도 했습니다. (죄책감 까지는 아니고요^^;)

다방면에 글을 쓰고 있는 저자는 자신의 유년시절부터 시작해 영화를 보고 글로 적었던 일들을 책 속에 기록해 놓았습니다.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당연히 알고 있는 저자이기도 했고, 워낙 홍콩 영화에 대한 마니아적 식견을 갖춘 분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굉장히 공감하며, 킥킥 되면서 말이죠)


책 표지는 봤을 때 '이게 무엇일까?' 한참을 들여다봤어요. 시간이 지나니 DVD 매대를 구경하는 사람을 찍은 부감 쇼트(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점)'인 걸 알았습니다. 책 속에 저자의 취향을 저격한 영화들과 그에 얽힌 에피소드를 담았기 때문에 전지전능한 신의 입장에서 많은 영화들을 아우르며 내려다보는 표지가 참! 탁월한 선택이지 않았나 생각해 봤어요.


많은 영화들이 소개되어 있지만, 첫 장에 나온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가 나오는데, 첫 장부터 저를 들었다 놨다 하더군요. 조제를 통해 알게 된 '츠마부키 사토시'는 저의 오래된 이상형 중 한 사람이거든요. 조제에서 처음 봤고 아직도 야상을 입은 풋풋한 청년을 잊을 수가 없네요. (글을 쓰는 동시에도 무척 설렙니다 ♡) 조제 역의 '이케와키 치즈루'의 단단하면서도 떨리는 눈빛도 생각납니다. 첫 장부터 잊고 있었던 감수성을 한껏 끌어올려주네요.


또한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가풍으로 어릴 적부터 접했던 수많은 만화, 책, 잡지, 음악, 영화로 인한 풍부한 식견과 다양한 시각이 참 부러웠습니다. 이런 매력이 바로 '숏 컷' 칼럼의 '김봉석 마니아'를 양산하지 않았나 싶네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영화라는 대중문화를 곁들이는 저자의 글 솜씨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에 되는 책입니다.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고, 공부하고 있는 사람, 그렇지 않더라도 읽어보면 '뭐 이런 사람이 있지? 근데 재밋네 ㅋㅋ'하면서 공감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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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 0~2세 편 - 아동발달심리학자가 전하는 융복합 놀이 103 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장유경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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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운 다는 것은 굉장한 노력과 정성을 겸비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은 '낳기만 하면 저절로 큰다'라는 말씀을 하시지만 요즘은 어디 그런가요? 아이를 가졌을 때 부터 태교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부모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무엇보다 초기가 중요한게 사실인데요. 좋다는 것은 다 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부모들을 위해 아동발달심리학자 장유경 저자의 책 《장유경의 아이놀이 백과》를 추천합니다.

 

 

첫 아이는 부모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자 기쁨입니다. 첫 아이인 만큼 원하는 걸 다 해주고 싶고, 올바르게 키우고 싶은게 부모 마음일텐데요. 이때 부모도 처음이라 많이 서툰점이 있습니다. 아기가 커가면서 나이에 맞는 신체와 감성 발달 놀이를 겸해주면 서툴지 않게 돌봐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아이와 놀아주는 방법 103개   외에도 '장 박사의 Q&A 고민상담소'에서는 또래 엄마들의 고민들을 모아 해소해 줍니다. 또한 개월 수 마다 발달 체크리스트를 써보면서 우리 아이의 성장을 유심히 관찰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발달 이야기를 통해 아기를 이해하는 시간도 함께 가질 수 가 있습니다.

요즘 부모들은 거의 맞벌이를 하고 있는 탓에 아이들과 놀아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막상 놀아주려고 해도 어떻게 놀아주는게 좋을지 망설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아이와도 놀아주고, 더불어 성장발달에 도움이 되는 놀이까지 겸해준다면 일석이조겠죠. 게다가 아동발달심리학자겸 아이 엄마이기도 한 저자가 들려주는 느낌이 살아있는 지혜와 체계적인 놀이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놀이로 채워져있어요.


아직은 아이가 없어서 쉽게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았지만, 식당에만 가봐도 아이에게 핸드폰을 쥐어주는 부모를 쉽게 만나볼 수 있어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늘어나는 맞벌이와 여러가지 이유로 아이와 놀아줄 수 없는 사정의 부모가 늘어가고 있지만, 핸드폰은 정말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적인 것 같아요. 자주, 오래 놀아주지는 못하더라도 잠깐씩 짬을 내어 내 아이와 온전한 시간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떤가요. 아이에게는  어떠한 교육보다 부모의 관심과 보살핌이 가장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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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수업 천양희 : 첫 물음 작가수업 1
천양희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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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머리로 쓰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쓰는 것이다."라고 말한 노 전 대통령의 말이 생각납니다. 글쓰기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는 말인데요. 어떻게 글을 쓴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도 바로 《작가수업 천양희》입니다.


"계속 써라!

먼가 멋진 것을 찾을 때까지


역시 작가는 써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인 듯합니다. 시인인 '천양희'의 자전적인 인생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작가의 등단과 첫 작품, 어머니, 처음 인정받은 선생님 등 처음 것들을 열거한 1부. 첫 물음이 내 문학의 '첫'이었다2부. 계속 써라! 뭔가 멋진 것을 찾을 때까지 3부. 시는 나의 생업 총 3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몸이 아파 늦게 시작한 대학 입시 공부로 남들보다 곱절은 열심히 했던 시절, 그렇게 대학에 가고 시를 배우고 시를 썼습니다. 누구든 처음을 기억하는 건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처음이 있어 끝이 있는 것처럼, 시인의 길로 인도해 준 고마운 사람들에게 헌사하듯 책은 소곤소곤 조잘조잘 읽힙니다. 시인이 쓰는 산문집이라 그런지, 은유적이고 아름다운 단어들이 춤을 추네요.



쓴다는 것은 고통의 연속. 끊임없이 자신을 옳아내고 채찍질해 연습의 연습을 거듭해 나오는 게 글입니다. 시인으로서 50년을 산 천양희 시인의 글에서 삶의 연륜을 봅니다. 한결같다고 해야 할까요? 시 창작의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창작에서 마음가짐은 똑같습니다. 수천 번 계속 되도 도돌이표처럼 매번 새롭고, 낯선 일. 그게 바로 글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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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 황경신의 한뼘노트
황경신 글, 이인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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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는 황경신 작가의 삶에 대한 단상을 기록해 놓은 한뼘 노트입니다. 어쩌면 내 이야기 같기도 해서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았던 책이기도 해요. 그저 녹록지 않은 삶의 쌉싸름하고 시큰한 맛을 책으로 느껴 볼 수 있었습니다.

황경신 작가는 《생각이 나서》,《반짝반짝 변주곡》,《밤 열한 시》등 감성을 자극하는 글귀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작가입니다. 저는 이번 책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로 처음 접하게 되었어요. 비가 오는 밤 책장을 넘기면서 곱씹었던 글귀, 가슴을 파고드는 단어들이 꿈속에서까지 찾아와 쉽게 놔주지 않더군요.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는 화가와 작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집입니다. 71편의 단편들에 화답이라도 하듯 무심한 듯 휘갈겨 쓴 붓글씨와 그림들이 한편 한편 속에서 깊은 여운을 남겨 줍니다.

특히 두 번째 장의 두 단어들의 조합이 기억에 남아요. 가령, 간섭, 운명, 기억, 시간, 소풍 등 두 단어만으로 된 제목이 특별해 보였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단어의 의미, 태생, 한자어, 조합을 생각해 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에 빠지게 만들었어요. 한자어의 특성상 각자의 뜻이 만나 다른 뜻을 이루는 특별함. 한자어를 해체할 때 나타다는 또다른 의미가 매력적이였습니다.

마지막 '희망'에서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겸비하고 있었습니다. '희망'의 '희'자가 '드물 희'인지'바랄 희'인지 의견이 엇갈리는 대화가 주를 이룹니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단어는 '희망'이란 이야기가 있지요. 인간에게 가해지는 온갖 고통 속에서도 희망이 남아 있기에 우리는 버틸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제목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처럼 내 이야기를 토끼처럼 경청해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입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온전히 나를 위해 쓰는 시간, 집중하고 싶은 때 읽어보면 좋을 책이네요. 많은 생각과 많은 울림을 안겨 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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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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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는 생각했습니다. 열지 말라고 한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있지? 궁금증은 극에 달았고 결국 열지 말아야 할 상자를 연 순간 인간은 온갖 질병과 죄악을 갖게 됩니다. 바로 상자 안에 담겨 있던 것들이 봉인 해제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상자 마지막에 있던 ‘희망’이란 녀석이 갇히게 되면서 인간의 불운한 인생 속에서도 희망은 잃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바로 '판도라의 상자'입니다.《허즈번드 시크릿》은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와도 많이 닮아 있어요.

 

작가 ‘리안 모리아티’는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로 알게 되었습니다. 서른아홉의 나이지만 기억은 스물아홉이라는 황당무계한 설정으로 앨리스의 기억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어요. 작가는 위기의 중년 부부 혹은 중년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함으로써 모든 여성들의 공감과 찬사를 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해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고, 곧 영화화도 된다고 하니,  여성들이 대리만족을 느낄 만한 롤모델로 손색없습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완벽한 남편을 둔 그야말로 평범한 가정주부 ‘세실리아’는 우연히 다락에서 낡은 편지 봉투를 발견합니다. 남편의 필체가 쓰인 손편지. 편지 봉투에는 의뭉스러운 문구가 적혀져 있죠.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여 열어볼 것”!! 아.. 이런 문구에 자극 받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요? 판도라도 ‘열지 말 것!’을 당부 했기 때문에 그 호기심이 더 커켰다는 사실.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은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결국 호기심을 누르지 못한 세실리아는 편지를 뜯습니다. 금단의 상자를 열고 벌어지는 판타지 스펙터클한 이야기들이 꽤 흥미롭습니다. 이어지는 사랑과 배신, 용서, 반전 인생의 희노애락이 이 책 한권에 집약되어 있네요. 세실리아를 포함해 남편과 엮여있는 ‘테스’와 ‘레이첼’까지 가세하여 평범했던 세실리아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습니다.

 


처음엔 ‘우리 결혼했어요’로 시작해서 ‘오로라 공주’를 거쳐 ‘사랑과 전쟁’으로 ..남편의 실수를 밝히면 자신의 삶과 주변삶이 무너지게 될 것이고, 모든 진실을 닫자니 화병이 나서 곧 죽을 것 같고.진퇴양난의 길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흥미롭습니다. 인생은 길고 선택해야할 일들은 너무나 많다는 걸 뼈저린 결론도 느낄 수 있고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많은 감정이입을 하면서 읽었던 책이에요. 모두가 꿈꾸는 평범하고 안락한 가정이 갑자기 침해 받는다면 누구든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설 껍니다. 여성이 느끼는 위기의식을 적절히 잘 골라내 이야기 거리로 삼으며 여성의 마음을 대신하는 듯한 섬세한 필체, 가볍게 읽히지만 가볍게 생각해 볼 수 없는 묵직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유별난 소설입니다. 작가의 차기작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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