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판도라는 생각했습니다. 열지 말라고 한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있지? 궁금증은 극에 달았고 결국 열지 말아야 할 상자를 연 순간 인간은 온갖 질병과 죄악을 갖게 됩니다. 바로 상자 안에 담겨 있던 것들이 봉인 해제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상자 마지막에 있던 ‘희망’이란 녀석이 갇히게 되면서 인간의 불운한 인생 속에서도 희망은 잃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바로 '판도라의 상자'입니다.《허즈번드 시크릿》은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와도 많이 닮아 있어요.

 

작가 ‘리안 모리아티’는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로 알게 되었습니다. 서른아홉의 나이지만 기억은 스물아홉이라는 황당무계한 설정으로 앨리스의 기억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어요. 작가는 위기의 중년 부부 혹은 중년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함으로써 모든 여성들의 공감과 찬사를 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해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고, 곧 영화화도 된다고 하니,  여성들이 대리만족을 느낄 만한 롤모델로 손색없습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완벽한 남편을 둔 그야말로 평범한 가정주부 ‘세실리아’는 우연히 다락에서 낡은 편지 봉투를 발견합니다. 남편의 필체가 쓰인 손편지. 편지 봉투에는 의뭉스러운 문구가 적혀져 있죠.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여 열어볼 것”!! 아.. 이런 문구에 자극 받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요? 판도라도 ‘열지 말 것!’을 당부 했기 때문에 그 호기심이 더 커켰다는 사실.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은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결국 호기심을 누르지 못한 세실리아는 편지를 뜯습니다. 금단의 상자를 열고 벌어지는 판타지 스펙터클한 이야기들이 꽤 흥미롭습니다. 이어지는 사랑과 배신, 용서, 반전 인생의 희노애락이 이 책 한권에 집약되어 있네요. 세실리아를 포함해 남편과 엮여있는 ‘테스’와 ‘레이첼’까지 가세하여 평범했던 세실리아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습니다.

 


처음엔 ‘우리 결혼했어요’로 시작해서 ‘오로라 공주’를 거쳐 ‘사랑과 전쟁’으로 ..남편의 실수를 밝히면 자신의 삶과 주변삶이 무너지게 될 것이고, 모든 진실을 닫자니 화병이 나서 곧 죽을 것 같고.진퇴양난의 길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흥미롭습니다. 인생은 길고 선택해야할 일들은 너무나 많다는 걸 뼈저린 결론도 느낄 수 있고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많은 감정이입을 하면서 읽었던 책이에요. 모두가 꿈꾸는 평범하고 안락한 가정이 갑자기 침해 받는다면 누구든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설 껍니다. 여성이 느끼는 위기의식을 적절히 잘 골라내 이야기 거리로 삼으며 여성의 마음을 대신하는 듯한 섬세한 필체, 가볍게 읽히지만 가볍게 생각해 볼 수 없는 묵직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유별난 소설입니다. 작가의 차기작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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