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가 능력이 될 때 -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법
야스다 다다시 지음, 노경아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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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른다섯에 독립해 비즈니스 커뮤케이션 전문가로 경력을 시작했다. 그때 만난 다양한 분야의 직급을 만나며 인맥을 넓혀나갔다. 임원이나 CEO와 대화를 하면 느낀 점은 성공의 기준은 '태도'임을 정립한다.

사회라는 집단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의 특징이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일은 공동의 목표를 갖 여럿이 결과물의 성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 협력을 위해서 '좋은 태도'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고 있다. 태도는 저절로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태어날 때부터 가지는 것도 아니다. 태도는 노력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어디서나 환영받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 좋은 태도를 갈고닦는 것은 필수다.

"태도란 결국 연결하는 힘이자 종합하는 힘입니다. 즉, 일의 토대이자 성과의 원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P8

좋은 태도의 비밀은 사소한 '챙김'에 있다. 조감력, 공감력, 논리력, 사교력, 존중력 이 다섯 가지 안테나를 잘 켜두고 태도를 갖춘 사회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자세히 알아볼까?

조감력은 새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전체를 한눈에 관찰하는 태도 '조감력'이다. 조감력은 행동력, 지도력, 책임감, 도전 정신을 낳고, 사람을 하나로 모아 이끄는 리더십까지 발휘하게 돕는다. '공감력'은 눈치가 빠르고 부지런하다는 평가뿐만 아니라 예의 바르고 반듯해 보인다. 상대방의 필요한 사항을 빨리 캐치하기 때문에 붙임성도 좋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논리력'은 감정적인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다. 그래서 업무의 질이 균일하며 누구에게나 설명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의견 충돌 시 갈등은 공평하게 조정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 보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 혹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 지위가 낮은 사람들과 다양하게 어울립시다. 여러 세대의 관점을 갖춘다면 사회를 더욱 넓고 깊게 볼 수 있으며 도량도 커질 것입니다."

p196

'사교력'은 누구나 되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유머러스한 말재주로 분위기를 주도한다. 낯선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붙임성 있는 호감형이다. 활기차고 밝은 표정을 하고 있어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편하게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존중력'을 들 수 있다. 언제나 상대방의 의견과 생각을 인정할 줄 아는 것은 억지로 남에게 맞추려는 게 아니다. 눈에 띄는 유형은 아니지만 온화하고 충실한 인품으로 신중하게 행동해 주변 사람에게 신뢰를 받는다. 상대의 생각과 일뿐만 아니라 존재 자체를 존중해 겸손한 자세로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는 사람이다.

책은 요즘처럼 복잡한 사회에서 어디서나 환영받는 사람,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절하다. 인싸가 되고 싶거나 많은 사람을 대면해야 하는 영업직, 서비스직. 직장, 학교, 단체 내에서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워 힘든 사람이 읽어보면 좋겠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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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명은 가족 - 어느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걸까?
류희주 지음 / 생각정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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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한두 가지, 아니 여러 가지 정신질환을 달고 사는 존재다. 물건 수집에 집착하거나 더러운 꼴을 보지 못해 너무 씻는 강박, 기분 좋음과 나쁨을 반복하는 조울, 갑자기 죽을 것만 같은 공황장애, 44사이즈가 만들어 낸 거식증, 그리고 누구고 피할 수 없는 치매, 슬프고 화난다고 마시는 술이 알코올중독이 되는 것 등. 다양한 불안과 두려움, 복잡한 관계가 공존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책은 정신과 의사가 환자들을 만나며 겪어 온 사례를 묶었다. 기자 출신의 정신과 의사. 독특한 이력 때문일까. 정신과 의사가 쓴 책, 심리학자가 쓴 책과 달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모두 다른 가정의 이야기를 듣는다. 가족은 정신질환을 낫게 해주는 둥지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정신질환을 촉발하거나 악화하는 족쇄가 된다는 아이러니를 설명하고자 한다. 바로 정신질환의 기저에는 '가족'이란 원인이 반드시 따라온다는 설명이다.

사례는 단순히 가명으로 사례를 소개하는 게 아니라 소설의 형식으로 구성해 마치 단편 소설(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다. 그리고 덧붙이는 전문의의 견해와 사적인 생각은 의사이면서도 한 개인이라 피할 수 없는 사회 속 구성원으로서의 고뇌도 담겨 있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히 서술한 부분도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알코올 의존으로 병원 문이 닳도록 입퇴원을 반복하던 박과 그의 의붓딸 영지의 이야기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중년 '박'과 '영지'는 겉으로 보이는 부녀지간과 다르다. 저자가 의심하는 것은 영지도 힘든 삶을 살았고, 아버지 약을 대신 처방받아 중독과 판매로 악용하게 된 건 아닐까였다. 가족의 불행이 대물림되고 있고, 본인 의지가 아니라면 끊을 수 없는 족쇄임을 가장 적절히 설명하고 있는 가슴 아픈 사연이다. 반복 강박. 자신에게 해로운데도 그 행위를 반복하는 경향성을 뜻하는데, 나쁜 남자만 골라 만나는 여성, 알코올의존자 남편과 헤어지고 다시 비슷한 남성과 재혼하는 경우,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여성이 폭력적인 남성과 결혼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읽으면 읽을수록 전문지식인데도 쉽고 친절하게 서술되어 있어 머리에 쏙쏙 박힌다. 환자의 삶을 측은한 입장으로 바라보면서 희망을 놓지 않는 태도를 취한다. 그래서 절대 이렇다 저렇다. 혹은 고칠 수 있다 없다는 답을 주지 않는다. 독자가 스스로 이러이러한 사례를 접하고 혹은 자신의 이야기와 접목해 생각해 보는 방법을 택한다. 정신질환은 꾸준한 자기계발과 약물치료로 완화할 수 있는 수술로 회복하기 힘든 병이기 때문일 거다.

정신적인 원인은 본인 혼자 발생한 게 아닐 수 있다는 말이 위안이 되면서도 무섭다. 제목처럼 가족이 만들어 준 병, 원인 제공자가 가족이란 소리다. 책에는 유전적인 대물림보다 후천적인 상황이 만든 정신병을 다루고 있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적혀 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저지르는 상처, 폭력, 폭언, 무관심의 행동이 어떻게 나의 부모, 자식, 배우자를 망치는지 알려주고 있다. 또한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는 정신질환의 정보도 생각보다 많다는 자각을 하게 된 고마운 책이다. 매스컴에서 자극적인 문구와 사진으로 보도되는 여러 기사의 이면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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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2-20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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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교양 - 지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위한 생각의 기술
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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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세상을 먼저 살았던 대가들의 사상을 간략하게 집약했다.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 인사 30인에게 생각의 프레임을 전수받을 수 있다. 책 디자인이 마치 호크니 작품을 연상케한다. 디자인에 공을 들이 티가 역력해 더 끌리게 되었던 인문학 도서다.

순서 대로 읽지 않아도 좋다. 끌리는 인물, 사상, 주제부터 읽으면서 흥미를 가져 보는 것도 독서의 한 방법. 휘리릭 훑어보다 눈에 들어온 사람은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과 예술가 호크니였다. 거의 몇십 년 몇 천년 전 죽은 사람들이 대다수지만 마크롱과 호크니니 현존하는 인물이었다.

호크니는 "내가 좋을 때 좋아하는 걸 그린다. 어디에 있든 그림을 그린다"라며 예술적 기질을 표현했다. 보수적인 시대에 태어나 십 대 시절부터 추상 미술이 대세였던 기성 미술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이는 자신의 성 정체성까지 드러내며 자유롭게 활동했고, 그 유명한 수영장 시리즈가 탄생한다. 회화에서부터 사진, 콜라주, 현재 80세가 넘어서 아이패드에 그림을 그린다. 꼰대와는 거리가 먼 언제나 젊음과 파격을 추구하는 예술가 중 한 사람이다.

"새로운 방법으로 본다는 것은 새로운 방법으로 느끼는 것이다."라고 말한 호크니의 어록을 떠올리며 실패가 두려워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새로움이 주는 이로움을 자신만의 화법으로 기록하고 있다. 예술이란, 견고해서 어느 것도 뚫을 수 없어 보이지만 깨어지고 말 때 비로소 역사에 기록됨을 호크니는 일찍이 알아차린 게 분명하다.

마크롱은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란 말고 확고한 원칙을 지키며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 지도자였다. 정치를 했던 사람이 아닌 금융계에 일했으며, 2017년 취임해 '마크롱 현상'을 만들어 낸 주역이다. 탁월한 결단과 신념은 파격적인 일들의 행보였다. 2016년 사회당을 나가 앙마르슈(더 나아가 전진)라는 신당을 만들어 경쟁력 있는 인재를 영입했고, 남녀 비율을 맞추었다.

젊은 정치는 고강도 개혁으로 역대 대통령 중 지지율이 가장 낮게 떨어지기도 했으나, 국가 경제의 살 빼기를 과감히 진행한 탓에 민간 일자리를 늘려갔다. 인기를 끌려는 포퓰리즘을 버리고 연듬 개혁과 실업 급여 현실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1996년 이래 실업률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그가 뜸 들이지 않고 추진력 있게 진두지휘한 결과다. 또한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게 가장 큰 죄악이라 여겨 폭력, 과격 파업과 시위에 강경하게 대처하기도 했다.

그리고 귀족 세습이라 지탄을 받았던 국립행정학교를 폐교 선언한다. 이곳을 졸업하면 정부 부처 간부급 공무원의 탄탄대로를 걷게 되는데, 이 학교 졸업과 동시에 상류층으로 고착화되는 현상을 개혁하기 위해 자기 모교도 없애버린 것이다. 우리가 지도자를 선택할 때 어떤 것에 유념할지 앞으로 우리나라 대통령을 선발할 때 생각해 봐야 할 질문의 해답은 마크롱에게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새해를 맞아 인문학 공부를 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에게 입문서로 적당한 책이다. 또한 어른과 꼰대의 차이를 확실하게 하고 싶은 어른들을 위한 지침서다. 따라서 남이 만들어 준 생각 말고, 내 만의 생각을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지적 독립과 자기 경영을 위한 생각의 기술, 《어른의 교양》에서 위대한 사상가와 대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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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녀 펭귄클래식 56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곽명단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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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적 공주 계보를 잇는 만화, 소설,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나는 원래 공주인데 지금 핍박받고 있는 거 일지도 몰라". 말도 안 되는 상상이지만 누구나 공주를 꿈꾸며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거나, 버려진 공주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 작품들이 있었다. 물론 조금만 더 크면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지만 그때만큼은 재미있고 신나는 공상도 없었다.

 

누구나 알법한 이야기지만 정작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소공녀》를 완독했다. 최근 이솜 주연의 동명 영화가 개봉했는데, 시대와 상황은 다르지만 '집 없는 여성'이란 콘셉트가 비슷하나 결말부의 완연한 차이는 동화와 현실의 극명한 거리만큼 크다.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집안은 본인 경험을 토대로 학대받았다가 나중에 보상받는 소녀의 이야기를 녹여 냈다. 원제는 'A Little Princess'이며 소공녀란 말은 일본에서 번역된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처음에는 《사라 크루》,《민친 기숙학교에서 생긴 일》이라는 제목으로 석 달 동안 '세인트 니콜라스 매거진'에 게재 다가 인기를 끌자 희곡으로 각색해 연극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그 뒤 장편 소설로 새롭게 쓴 게 바로 소설 《소공녀》다. 인도에서 부자인 아빠와 살다가 영국 기숙 학교에서 아빠와 떨어져 지내며 모진 고난의 세월을 겪는 이야기다. 《소공자》(폰틀로이공자),《비밀의 화원》도 모두 어린아이를 주인공으로 고난을 겪고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주로 썼다.

 

주인공 사라 크루는 부유한 아버지 랄프 크루 대위의 딸로 인도에서 부유하게 살다가 영국 민친 여학교에 오게 된다. 프랑스인 엄마가 죽고 재혼하지 않고 둘은 꽤 잘 지낸다. 아빠는 딸은 '꼬마 마님'이란 말로 부르며 어른스러운 사라를 밝고 품위 있게 키운다.

 

한편, 민친 여학교의 교장 민친은 돈에 환장하는 성격인데, 부유한 대위의 딸을 맡아 주는 대가로 한몫 두둑이 챙길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만. 훗날 크루 대위가 다이아몬드 광산에 투자한 게 잘 못되어 병을 얻어 죽자, 사라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다. 민친 교장의 심정도 이해 가지만 해도 너무 했었다. 투자한 돈과 학교 명성을 날리게 생겼는데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해도 너무 했었다.

 

작고 어린 것에게 입에도 담지 못할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건 애교였다. 그동안 사라에게 들인 돈의 본전은커녕 빚만 떠안은 민친은 한창 자라나는 아이에게 밥도 굶기고, 춥고 눅눅한 다락방에 살게 한다. 하루 종일 심부름, 청소, 프랑스어 가르치기 등등 사라가 그동안 배웠던 것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탈탈 털어 활용한다. 자신에게 이익이 하나라도 없으면 버리는 인정머리 없는 여성이다. 지금 생각하면 완벽한 아동학대. 돈 한 푼 주지 않고 어린아이를 돈벌이로 몰았으며 하루 종일 먹이지도 제대로 재우지도 않고 일 시키고 욕하며 구박한다.

 

"소설, 맞아. 모든 게 다 한 편의 소설이지. 너도 한 편의 소설이고, 나도 한 편의 소설이야. 민 친 선생님도 그렇고."

p143

 

하지만 사라는 기죽지 않고 품위를 유지한다. 심지어 어린아이가 자신은 사실 공주인데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거라며 주문을 건다. 몇 끼를 굶어 배가 고픈데도 맛있고 배부른 상상으로 연기하며 어려움을 이겨낸다. 이런 상상을 이야기를 지어내는 특기와 결합해 여학교에 있는 착하지만 머리가 나쁜 어먼가드의 공부를 봐주고, 엄마 없어 외로워하는 로티의 양엄마가 되어주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 하녀가 된 베키의 신실한 친구가 되어준다. 현실이 힘겨울 때마다 여긴 바스티유 감옥이라고 자조하고 애써 환상을 만들어 위로한다. 사라의 착하고 배려 깊은 심성은 동물에게도 마찬가지였는데 쥐에게 멕기세덱이란 이름을 붙여주며 음식을 나눠 주기도 한다.

 

 

이 올곧은 아이는 배가 고파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데도 길가에서 주운 동전을 두고 고민한다.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는 빵 가게에 들어가 혹시 사장님이 떨어트린 동전이 아닌지 묻고서야 빵을 산다. 하지만 올바른 성품을 알아본 빵집 주인이 덤으로 더 준 빵도 제 몫으로 하나만 남기도 나머지 다섯 개를 자기보다 더 배 고파하는 거지 소녀에게 주고야 만다.

 

그러던 어느 날(정말 우연치고는 너무 필연처럼) 옆집에 인도 출신 신사가 이사 온 후 사라의 운명은 순식간에 바뀐다. 인도 신사의 하인 람다스가 기르는 원숭이가 사라의 다락방에 오면서 알게 된 인연으로 친절을 베푼다. 사라의 딱한 사정을 알아채고 매일 따뜻한 난롯불과 빵을 제공해 주는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준다. 한편, 인도 신사 캐리스포트가 찾아 헤매던 친구의 딸이 옆집의 사라였음을 알고 친구의 보은을 사라에게 전한다. 사라는 다시 부자가 되었고, 불쌍한 베키를 하녀로 맞아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저, 저는 진짜 공주처럼 행동하려고 애썼을 뿐이에요. 도저히 견디기 어려울 만큼 춥고 배고플 때조차도." p282

 

사람은 한 편의 소설이다. 그만큼 인생이란 큰 드라마는 우여곡절, 희로애락, 엎치락뒤치락을 거쳐 한 편의 이야기로 환골탈태한다. 사라는 히브리어로 공주다. 사라가 끊임없이 힘겨운 현실을 잊기 위해 해왔던 상상, 말로 꺼냈던 공상이 현실이 된 것이다. 입버릇처럼 말하는 주문이 결국 자신의 삶이 되는 마법. '말이 씨가 된다'라는 말을 실감케 만드는 소설이다. 맛있는 음료수가 잔에 반 밖에 남지 않았는지, 반이나 남았는지 생각하기 나름이란 뜻이다.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때도 항상 긍정적 사고로 응수할 때 삶은 내 편이 된다는 교훈을 사라의 인생을 통해 느껴 볼 수 있었다.

 

참고로 1995년 알폰소 쿠아론이 만든 영화 <소공녀>를 보면 색다를 것 같다. 알폰소 쿠아론이 만들었다니 <위대한 유산> 느낌이 날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꼭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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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 삶과 책에 대한 사색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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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읽는 만큼 잘 쓴다고 했다. 작가들은 하늘에서 글 쓰는 능력이 툭 하고 떨어진 게 아니다. 그만큼 남의 글을 많이 읽는다. 유수의 문학상이란 상은 휩쓴 '어시스의 마법사'로 세계 3대 판타지 소설에 이름을 올린 '어슐러 르 귄'이 쓴 서평과 에세이는 어떨까?

 

책은 책과 작가, 문학 전반에 관한 에세이일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기록이다. 연설문과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쓴 강연용 글, 서문, 일기 등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는 판타지 소설과 SF 소설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묘미를 안겨 준다. 단, 글을 읽고 흥미로워 소설을 찾아봤다가 미번역 본도 많아 안타깝다는 말을 전한다,

 

 

 

작가가 쓴 서평은 어떤 글일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특히 주제 사라마구를 향한 솔직하고 아낌없는 찬사가 인상적이다. "내가 아직도 배우게 되는 유일한 소설가"라는 글귀는 마침표 없이 흘러가는 무미건조한 문체에도 읽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 어슐러의 수줍은 고백이다.

 

 

 

거기에 올더스 헉슬리를 향한 러브레터가 있어 글귀를 그대로 옮겨 보았다. "자신의 계급과 문화에 맞게 침착하면서도 극도로 절박하게 쓰였고, 불꽃놀이 같은 창의력 뒤에 난해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동기들을 숨겼으며, 쾌락을 혐오스럽고 모멸적인 것으로 그리고 자유를 무분별의 자격증으로 그리면서 쾌락과 자유 말고는 추악한 세계로부터 탈출할 다른 선택지를 내밀지 않는 『멋진 신세계』는 심란하고 골치 아픈 책이며, 불안의 시대가 낳은 걸작이고, 20세기의 고통을 담아낸 선명한 기록이다. 그리고 또 아마 올더스 헉슬리가 80년도 더 전에 그 태동을 보았던 길로 문명을 계속 끌고 가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아주 이른, 그리고 유효한 경고일 것이다."

 

SF 소설이 그러하듯 미래 경고가 되길 의도한 올더스 헉슬리는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읽히는 1세대 SF(당시 SF 소설은 천박하다는 의미로 쓰일 수 있었음) 작가다. 많은 소설과 영화의 클리셰가 되는 장치들을 이미 30년대 구축한 디스토피아 전문 작가. 그가 《멋진 신세계》에서 만들어 낸 '소마(그리스어로 몸)'라는 약물은 풍요가 만연한 현대 사회의 다양한 약물을 예언한 것일까, 복용하는 순간 천국이 아닌 지옥세계에 들어왔음을 풍자한 예시라고 할 수 있을까.

 

 

 

또한 서평 목록을 뒤지다 낯설지만 반가운 재미작가 이창래의 소설 《만조의 바다 위에서》가 있었다. 이를 두고 어슐러 르 귄은 "예측 가능한 주제들의 독창적인 변주로 가득하고, 디스토피아에 대한 새로운 이해처럼 보이기는 할 정도로 복잡하고 교묘한 관점에서 쓰였다"라고 평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늘 경계인의 삶을 살아온 이창래 작가는 안에서 밖으로 나와 진실을 파헤치는 한 소녀를 중심으로 디스토피아의 영웅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안과 밖으로 나누어진 세상의 기이한 모험담이 담긴 소설이다.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는 어슐러 르 귄이 책으로 세상을 읽는 법이다. "문학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최고의 매뉴얼, 우리가 여행하는 '삶'이라는 나라에 가장 유용한 안내서예요."라고 했던 거장의 어록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는다. 두고두고 곱씹어 볼 만한 화두를 던진 노장의 질문, 우리가 문학을 계속 읽어야만 하는 이유를 찾길 바라는 스무 고개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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