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교양 - 지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위한 생각의 기술
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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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세상을 먼저 살았던 대가들의 사상을 간략하게 집약했다.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 인사 30인에게 생각의 프레임을 전수받을 수 있다. 책 디자인이 마치 호크니 작품을 연상케한다. 디자인에 공을 들이 티가 역력해 더 끌리게 되었던 인문학 도서다.

순서 대로 읽지 않아도 좋다. 끌리는 인물, 사상, 주제부터 읽으면서 흥미를 가져 보는 것도 독서의 한 방법. 휘리릭 훑어보다 눈에 들어온 사람은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과 예술가 호크니였다. 거의 몇십 년 몇 천년 전 죽은 사람들이 대다수지만 마크롱과 호크니니 현존하는 인물이었다.

호크니는 "내가 좋을 때 좋아하는 걸 그린다. 어디에 있든 그림을 그린다"라며 예술적 기질을 표현했다. 보수적인 시대에 태어나 십 대 시절부터 추상 미술이 대세였던 기성 미술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이는 자신의 성 정체성까지 드러내며 자유롭게 활동했고, 그 유명한 수영장 시리즈가 탄생한다. 회화에서부터 사진, 콜라주, 현재 80세가 넘어서 아이패드에 그림을 그린다. 꼰대와는 거리가 먼 언제나 젊음과 파격을 추구하는 예술가 중 한 사람이다.

"새로운 방법으로 본다는 것은 새로운 방법으로 느끼는 것이다."라고 말한 호크니의 어록을 떠올리며 실패가 두려워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새로움이 주는 이로움을 자신만의 화법으로 기록하고 있다. 예술이란, 견고해서 어느 것도 뚫을 수 없어 보이지만 깨어지고 말 때 비로소 역사에 기록됨을 호크니는 일찍이 알아차린 게 분명하다.

마크롱은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란 말고 확고한 원칙을 지키며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 지도자였다. 정치를 했던 사람이 아닌 금융계에 일했으며, 2017년 취임해 '마크롱 현상'을 만들어 낸 주역이다. 탁월한 결단과 신념은 파격적인 일들의 행보였다. 2016년 사회당을 나가 앙마르슈(더 나아가 전진)라는 신당을 만들어 경쟁력 있는 인재를 영입했고, 남녀 비율을 맞추었다.

젊은 정치는 고강도 개혁으로 역대 대통령 중 지지율이 가장 낮게 떨어지기도 했으나, 국가 경제의 살 빼기를 과감히 진행한 탓에 민간 일자리를 늘려갔다. 인기를 끌려는 포퓰리즘을 버리고 연듬 개혁과 실업 급여 현실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1996년 이래 실업률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그가 뜸 들이지 않고 추진력 있게 진두지휘한 결과다. 또한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게 가장 큰 죄악이라 여겨 폭력, 과격 파업과 시위에 강경하게 대처하기도 했다.

그리고 귀족 세습이라 지탄을 받았던 국립행정학교를 폐교 선언한다. 이곳을 졸업하면 정부 부처 간부급 공무원의 탄탄대로를 걷게 되는데, 이 학교 졸업과 동시에 상류층으로 고착화되는 현상을 개혁하기 위해 자기 모교도 없애버린 것이다. 우리가 지도자를 선택할 때 어떤 것에 유념할지 앞으로 우리나라 대통령을 선발할 때 생각해 봐야 할 질문의 해답은 마크롱에게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새해를 맞아 인문학 공부를 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에게 입문서로 적당한 책이다. 또한 어른과 꼰대의 차이를 확실하게 하고 싶은 어른들을 위한 지침서다. 따라서 남이 만들어 준 생각 말고, 내 만의 생각을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지적 독립과 자기 경영을 위한 생각의 기술, 《어른의 교양》에서 위대한 사상가와 대면해 보자.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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