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 우리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김현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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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는 사람은 주민이요,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손님이다."

-안창호-

한국 전쟁을 지나 1948년 국내 최초 근대 민주 선거가 도입되며 현재까지 50여 차례가 넘는 크고 작은 선거를 치렀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는 대표자를 선출하는 대의민주주의의 한 방법으로 불린다. 책은 70여 년 동안 여러 차례 지나온 '선거'를 통해 우리나라 현대사를 되짚어보고 미래를 그려보고자 했다. 민족의 역사와 반전 드라마가 가득한 정치와 선거판을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어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을 택하기도 했다. 잘 몰랐던 현대사를 정리해 역사 공부까지 더불어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선거와 관련된 TMI도 흥미롭다. 우리나라 선거 역사상 최연소 국회의원 당선자는 1954년 제3대 총선에서 만 25세 당선된 김영삼 전 대통령이고 3,5,6,7,8,9,10,13,14 대 총선에서 당선된 9선 의원의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상 O 표차도 있었다.

동일 득표일 경우 연장자가 당선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당선인 번복으로 엎치락뒤치락 1년에 걸친 소송이 벌어진 선거 끝판왕도 있었다. 연예인과 기업인의 정치 입문도 있었다. 이순재, 정주영, 김동길, 이주일, 최불암, 강부자 등 포퓰리즘을 반영한 문제점을 남기기도 했다.

선거야말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재검토가 필요한 박빙 승부일 때도 있다. 2018년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단 1표 차이로 당락이 갈린 경우는 총 13번이나 된다. 또한 선거만 끝나면 무섭게 고개를 드는 음모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대목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 투표함은 대형, 소형, 행낭식 투표함 이렇게 3가지인데 최첨단 칩이 내장되어 있어 과거 독재 정권 시절, 민주화 이전 시절의 영화 같은 일은 벌어질 수 없다고 한다.

 

기표 용구의 변천사도 재미있다. 동그라미에 사람인, 선거의 시옷 모양이라는 설이 분분한 모양은 '점 복()'자다. 그전에는 'O, X, V,_' 등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1952년 제2대 대선부터 기표 모형을 'O'로 통일했다. 기표 용구도 대나무와 탄피 등이 쓰이다가. 1985년 제12대 총선부터 플라스틱 기표 용구로 통일했다. 하지만 모양은 또 다른 오해를 불렀다. 김영삼 후보를 연상시킨다는 항의 때문이다. 인주로 인한 무효표, 번짐 등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2005년부터 인주가 필요 없는 만년 도장식 기표용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선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영화 <스윙 보트>가 생각난다. 미국 대통령을 결정할 수 있는 단 1표를 쥐고 있는 평범한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 선거의 의미를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다. 책을 보고 궁금하다면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2012년 작을 찾아보길 바란다.

2022년은 두 선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다. 내가 행사 할 수 있는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권을 버리지 말고 소신 있게 쓰길 바란다. 누군가의 미래를 바꿀 수도 현재 당신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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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파악하는 어지럼증의 모든 것
안중호 외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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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 중에 편두통 없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좀 예민한 편에 속하는 나는 신경 쓰이는 일이 생기면 머리 뒤편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그 어딘가의 두피가 심하게 두근거리면서 콕콕 쑤신다. 왼쪽, 오른쪽이 번갈아 아프기도 한데 이럴 때면 너무 짜증이 나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없다.

 

 

 

그 원인을 찾지 못해 그저 민간요법이나 두통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대부분 하루 이틀이면 사라지지만 최근에는 일주일가량 아파서 신경정신과를 간 적도 있다. 대체 왜 그런지 원인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하고 치료법도 시원치 않아 시간이 약이다 생각하고 참거나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러다가 내게 꼭 필요한 책을 만나 정독했다. 다양한 어지럼증과 두통에 관한 이비인후과 현진 교수들이 합심해 쓴 책이다. 전정 신경염, 메니에르병, 이석증, 편두통성 어지럼증, 심인성 어지럼증 등 귓속 평형 기관의 어떤 문제 때문이 원인인지. 기립성 저혈압, 일과성 뇌허혈증, 빈혈, 멀미 등 귀가 아닌 어떤 부분에 이상이 생기는 어지럼증에 대해 알려준다.

 

 

 

편두통은 뇌혈관의 문제다. 뇌혈관이 수축했다가 확장하면서 통증을 유발하고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경막과 뇌신경 조직을 자극한다. 뇌혈관을 자극하는 환경이나 약물이 편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너무 급격한 온도와 너무 밝은 빛, 휘발유, 페인트 냄새 같은 강한 냄새, 커피, 홍자, 콜라, 초콜릿, 에너지 드링크의 카페인 등이 문제일 수 있다.

 

 

 

그 외에도 햄, 베이컨, 통조림, 치즈 같은 발효 음식, 인공 감미료가 많이 든 음식이 유발 요인이기도 하다. 나열하고 보니 너무 일상생활이라 대체 뭘 먹어야 할지, 뭘 해야 할지 고민이지만 전구 증상이 온다면 피하는 게 좋겠다.

 

 

 

편두통 환자의 30% 정도가 선행 증상을 느낀다고 한다. 하루 이틀 전에 변비, 식욕 증진, 갈증, 소변량 증가, 하품, 감정 변화 등의 전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주로 머리 한쪽에 박동성 통증이 먼저 생기며, 양쪽 모두에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널리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등의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는 방법이 있고, 그보다 습관적으로 증상이 생긴다면 그때마다 무엇을 먹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록하길 권한다.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일시적으로 피하는 것도 좋겠다. 재발이 잦을 경우 예방적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책은 어지럼증의 원인을 귀와 귀가 아닌 외부 요인으로 나눠 설명한 뒤, 치료법과 개선책을 소개했다. 후반부에는 어지럼증을 이겨내는 운동, 귀 건강을 지키는 방법, 질문이 실려 있어 본인에게 맞는 증상을 즉각 찾아보기 쉽도록 정리되어 있다.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러운 게 뇌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귀, 눈 때문에 겪는 증상이 많았다. 귀는 신체 중에서도 보호가 등한시되는 것 중에 하나다. 오늘부터 귀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잘 살펴보는 것이 건강으로 가는 첫걸음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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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중독이다 - 정신건강전문의가 알려주는 자기 혁명 다이어트
한창우 지음 / 미다스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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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매번 실패하는 다이어트,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식단, 운동, 효과 좋다는 건 다 해보는데 의지박약이 문제인 걸까?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요요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은 바로 다이어트를 중독으로 보고 자신을 사랑할 것을 권고한다. 비만도 알코올, 마약 중독처럼 정신건강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비만은 중독 중에서도 특히 무서운 중독이다. 비만은 음식 갈망으로 인한 식이 중독이다. 따라서 식이요법, 운동요법,심리 및 약물치료, 집단치료, SNS (사회적 치료) 등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봐야 하는 다각도의 치료다. 다이어트 할 때 주의해야 하는 식단, 운동 등 이미 널리 알려진 것은 빼고 중독 치료에 초점을 맞춰 읽어보는 것도 좋다. 후반부에 다양한 약물이 제시되는데 이때는 충분한 의사와의 상담과 처방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1939년 미국에서 시작된 심리적 치료 12단계는 알코올, 약물 중독을 치료하고 회복하는 원리인데 이 프로세스를 비만에 적용해 봐도 좋겠다. 12단계 이론은 치료가 아닌 실천에 방점이 찍혔다. 이를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인정하는데 달렸다.

비만 치료에 식단, 운동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거기에 사회적 치료인 'SNS 활용'을 적극 추천한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가족, 친구, 지인에게 널리 알리자. 혼자 하지 말고 여럿이서 동기부여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통제를 부탁하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을 감시자로 만든다. 혼자 하면 나약해지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를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변에 다이어트가 시작되었다고 공표했다면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약속해라. 그래야 심리적 압박으로 행동제 제약이 생긴다. 문명의 이기를 활용해 봐도 좋다. 스마트폰 어플을 적극 사용해 봐라. 칼로리 계산, 운동 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재촉하는 어플 등으로 체크하고 분석해 보는 게 필요하다. 부록으로 들어 있는 비만 12단계 체크 리스트, 워크북, 식이요법 등이 제공되어 있으니 도움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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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 우리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김현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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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역사에는 좋든 싫든 선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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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반양장) 펭귄클래식 3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박찬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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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수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며 이중인격, 자아분열, 해리성 장애 등으로 다양한 변주로 대중문화 속에서 거듭나고 있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 관한 소설을 이제야 읽었다.

 

 

 

안개 낀 어두운 런던 거리. 새벽 3시쯤 되었을까. 한 아이가 가로등밖에 보이지 않는 거리를 지나고 있던 찰나 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녀가 온 힘을 다해 뛰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모퉁이에서 한 남자와 부딪히게 되자 그 남자는 태연하게 소녀의 몸을 밟고서는 아이를 그대로 내버려 둔 채 떠나버렸다. 대관절 이게 무슨 일인가.

 

 

 

이 광경을 보던 엔필드는 그자의 얼굴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정상이 아닐 외모로 불쾌하고 혐오스러워 이렇게 싫다는 느낌을 받은 사람은 처음이라고 말한다. 키도 작고 왜소한 체격에 어디라고 꼬집어 얘기할 수 없지만 기형의 분위기가 강하게 남는 사내였다고 회상했다. 그의 이름은 하이드였고 이상한 문을 지나다가 꺼낸 이야기였다.

 

 

 

이 대화를 나누던 변호사 어터슨과 친구 엔필드는 사회적으로 명망 높고 선행으로 잘 알려진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모종의 연관이 있음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가 소녀의 부모와 합의할 요량으로 건넨 수표에 자기 이름이 아닌 도시의 유명 인사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게 아니었던가. 이후 지킬 박사는 유산을 그에게 넘기라는 유언장을 남기기도 해 둘 사이가 혹여나 지킬이 협박 받는 상황이 아닐지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지킬 박사는 사람들과 너무 잘 지냈고, 그렇게 일단락되는 줄 알았지만 며칠 동안 두문불출한 지킬 대신 하이드가 거리를 활보하며 각종 트러블을 일으킨다. 두 사람은 수상함을 느꼈고 지킬이 살해당했다고 믿어 집에 급습하지만 그곳에서는 하이드 씨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잘 알다시피 지킬 박사는 화학적 실험으로 자신의 악한 자아를 분리했다. 어릴 적부터 무의식 저편에 도시라고 있던 악하고 어두운 면을 누르는 데 지쳤던 것이다. 충동적이고 악의적인 초자아를 절대 드러내서는 안되는 억압을 건너 후미진 뒷문을 통해 동전 뒤집듯이 드러낼 수 있는 날을 손꼽았다.

 

 

 

지킬은 도덕적이고 존경받는 사람과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무책임한 사람을 언제나 마음껏 욕구를 분출하고 싶어 했다. 이 실험은 천신만고 끝에 성공해 변신 가능한 약을 개발. 추악한 내면의 자아 하이드를 만들었지만 어느 순간 지킬은 하이드에게 잠식당하게 된다. 하이드는 지인이자 명망 높은 댄버스 커루 경을 잔혹하게 살해했고, 결국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활개 치는 하이드의 만행을 두고 볼 수 없던 지킬은 자살을 결심한다.

 

 

 

소설은 초반 두 사람이 본 것을 토대로 지킬과 하이드를 탐정소설 형태로 서술하지만 중후반부에는 지킬이 하이드로 변하는 충격적인 모습을 본 래니언의 편지, 마지막 장에 이르러 일기 혹은 회고록처럼 쓰인 지킬의 편지를 읽으면 마치 그 사람이 된 듯 이해하고 동정할 수밖에 없다.

 

19세기(1886년)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만들어 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선악이 공존하는 심리소설, 괴기 소설, SF 소설의 근간이 되었다. 지금은 흔해빠진 이중, 다중인격의 시초가 된다. 그가 만들어낸 지킬은 어쩌면 자신의 페르소나일지 모른다. 지킬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총명해 장차 큰일을 할 거란 기대에 부응해야만 했다. 하지만 내면에는 사회적인 존경과 성공 외에 하고 싶은 대로, 충동적으로 하고 싶은 방탕한 그 어떤 면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동안 잘 참아 왔지만 출세와 주변의 눈 때문에 꾹꾹 참고 살아왔었다.

 

그러던 중 19세기 유행하던 초자연적 현상의 연구를 과학적으로 이용했고 드러내서는 안되었던 하이드의 모습을 보고 은근한 쾌락, 길티 플레저를 느낀다. 누구나 마음속에 있는 본연의 모습과 사회가 원하는 모습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써 내려간 수작이 바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다.

 

과연 악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질문을 탐구한다. 그 악함과 죄라는 것이 상대적이기도 해 경중을 따지기 어렵지만, 본인 양심의 가책과 사회적인 법을 넘어선 일은 처벌받아 마땅하다. 내면에 하이드 같은 악이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 어디 있을까. 강력한 성악설을 믿는 나로서는 이 소설이 오랫동안 잔상에 남을 것 같다. 태어나면서부터 악한 인간은 선함에 가까워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하는 슬픈 존재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영화로 만들어진 1931년, 1941년 작이 가장 볼만하다. 1941년 작에는 잉그리드 버그만이 나온다. 수많은 소설, 드라마,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지만 대표적으로 인상적인 작품은 <헐크>, <파이트 클럽>,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 <23 아이덴티티>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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