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온다 - 곧 찾아올 절호의 타이밍에 대비하는 구체적 방법
이광수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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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점에서 정확한 미래 예측은 불가능하다.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사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고 대응하는 영역이다.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확실하게 일어날지에 집중하기보다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이 가장 높은지를 고민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 전망도 마찬가지다. 가격이 몇% 오르거나 내릴 것인지에 집중하기보다 어떤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인지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 P96

대통령이 바뀌었다. 이는 곧 부동산 경기가 달라질 거라는 예보다. 윤정부는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재건축과 재개발을 촉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로 집값 상승이 일시적일 수 있다. 부동산세를 낮추고 대출 규제도 완화한다는 공약도 있었다. 규제 완화, 세금 인하, 대출 확대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은 유독 부동산이 돈 버는 수단이 되는 이상한 나라다. 때문에 집값에 예민하고 인생도 널뛴다. 집은 사는(live)가 아닌 사는(buy) 것으로 바뀌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거주의 목적에서 사고파는 투자 목적이라 말한다.

집은 현금 주고 사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낀다. 대출을 해서라도 집을 사서 차액을 남겨야 한다고들 말한다. 그래서일까. OECD 국가 중 가계 부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나라가 되었다. 1인 가구가 증가했고, 2030세대들이 집을 구입했다.

집값은 폭등했고 부동산을 투자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평범한 회사원이 수십 채 아파트를 사들인 부자가 되었고 이를 자랑했다. 사는 집 말고 집을 한 채씩 더 샀다. 2014년 부동산 규제 완화로 인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전 세계를 중심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중. 저가 주택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장기전이 될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팬데믹은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애널리스트인 저자는 투기가 아닌 투자하는 시각으로 부동산을 바라보라 조언한다. 그러면 변동 원인과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 속지 않고 시장 상황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다고 말이다. 시장의 변화를 읽기 위해서는 숫자를 만든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을 빠르게 읽어야 한다. 숫자의 의미는 변화의 속도이며 방향성을 발견하고 숨은 심리까지 읽어야 한다.

그리고 부동산 시장 전망 실패를 인정하고 이유를 분석한다. 2014년 박근혜 정부 때와 윤정부의 공약을 예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곧 찾아올 절호의 타이밍에 편승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담았다. 각종 부동산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하고 인과관계를 파악해 확률 높은 미래를 전망했다.

‘현재 집값은 정상이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급격한 우상향을 보일 것이기에 더욱 투자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시민에게 권하는 책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패다. 기회를 놓쳐 배 아픈 당신에게 꼭 필요한 집테크 처방전이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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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쇼핑목록 네오픽션 ON시리즈 2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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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우연히 보다가 원작이 있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에 읽었던 소설이다. tvN에서 이광수와 설현 주연의 드라마의 토대다. 등장인물이 은수저 물고 태어난 (쓸데없이) 기억력 좋은 남성인데 반해 소설은 자기 남편을 의부증으로 죽이고 타 도시로 온 여성 캐셔다. 드라마가 주인공의 서사에 큰 각색을 하면서 풍부해졌지만 소설은 단편이기 때문에 짧고 굵다. 웹툰은 보지 않아서 드라마에 가까운지 소설에 가까운지 모르겠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마트에서 일하는 예민하고 관찰력이 뛰어난 여성 캐셔의 이야기다. 캐셔의 본문을 잃고 손님의 쇼핑 목록을 기억했다가 혼자 소설을 써 내려간다. 이 물품을 주기적으로 사 가는 손님은 가족관계, 직업, 취미, 혹은 삶까지 유추해낸다. 혼자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잘도 써 내려간다. 우리는 이를 오지랖이라고 말해야 할까. 혼자만의 길티 플레저, 호기심이라고 말해야 할까?

앞서 말한 내 호기심, 현대 사회에서 호기심은 독이 되기도 한다. 국민 90%가 아파트나 공동주택에서 사는 현실 속 옆, 앞, 위, 아랫집에 누가 사는지 모를 때가 많다. 굳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사람과도 되도록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인사를 건네거나 말을 걸면 더 위험해질 수도 있다. 최대한 있는 듯 없는 듯, 당신이 지나가는 상황과 나와 함께 타고 있는 누군가임을 인지하지만 되도록 말을 섞지 않겠다는 의지. 그게 현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소설은 괜한 오지라퍼(차은지)가 자기 면을 재촉하는 이야기다. 소설가로 추정하는 한 남자의 쇼핑 목록이 며칠 저부터 일어나는 살인사건과 맞물린다는 의심이 더해간다. 그 남자가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그 목록으로 살해당한 시체가 보도된다. 지루한 일상에 생긴 반짝이는 사건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의 주인공으로 초대한다.

혹시나.. 만약.. 이란 단어를 좋아하는 나는 성격도 걱정투성이다. 주변인을 관찰하기 좋아하고 나 혼자 이런 사람일 라며 추리하고 정형화한다. 대부분은 그 사람과 좋은 관계일 때가 아니라 나쁜 관계 일때 못된 관찰이 시작된다. '저 인간은 왜 저러고 사나..'싶어 탐구하기 시작하는 것. 소설은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찰나를 스릴 있게 다루었다.

몰입도와 흡입력이 상당하다. 노파심이라면 나처럼 드라마를 보다가 범인이 궁금해서 원작을 찾아 읽었더라면. 미안하지만 황이라는 것. 마트 영수증으로 범인을 유추한다는 콘셉트만 빌려왔지, 거의 새로 쓴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약간씩 손님의 디테일이 섞여 있기는 하지만 짧은 시간 투자해 쫄깃하고 등골 서늘한 쾌감을 맛보는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다만, 양심이나 잘잘못을 따지려거든 권하지 않는다. 주인공이나 범인이나 나쁜 건 매한가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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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유리멘탈 개복치로 판정받았다 - 예민한 나를 위한 섬세한 대화 처방전
태지원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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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니 구구절절 내 이야기를 써 놓은 듯 화끈거렸다. 나도 예민하단 말, 걱정을 달고 산다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이런 사람이 나 말고 또 있구나. 그래서 더 공감되어 밑줄 긋고, 포스트잇 붙여가며 되새겼다. 멘탈을 강화해야겠다는 결심 말이다.

 

근래 칭찬이 크게 좋지 않았다. 예전 직장에서 여성 직원들 사이에서 미움받았던 상처가 컸었던 것 같다. 이후 칭찬받아도 내 실력과 재능이 아닌 듯. 그 공을 남에게 돌리거나 운이 좋아서란 말로 돌려 막았다. 내 성취는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거지, 온전히 내가 열심히, 잘해서 얻은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런 현상은 여성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심리적 방어 기제로 '가면 증후군'이라 부른단다.

 

유명인이 많이 걸렸고 스스로 고백하기도 했다. 나탈리 포트먼, 엠마 왓슨, 아이유 등도 성공이 가짜일까 봐, 사기꾼이란 게 들통날까 봐 더 열심히 자신을 몰아세웠다고 했다. 책에서는 이런 처방을 내린다.

 

가면 증후군 극복 방법은 이러했다.

과거의 성공 경험, 성취물을 돌아본다. 일기장에 그날 하루 동안 긍정적 피드백을 기록한다. 우연이나 운이 아닌, 실력과 노력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실패한 일이 있다면, 향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상담사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맞는 말이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해 벌어지는 현상이다. 성공한 여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니 근본적인 해결책이 시급하다. 직장인 중 가면 증후군을 잃는 사람이 약 75%나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단다. 아마 나는 완벽하지 않으면서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다 가랑이가 찢어진 게 아닐까 싶다.

 

모든 걸 잘하려고 하다 보니 과부하가 걸렸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은데 나는 완벽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마음속에 너무 높게 책정된 목표나 규칙을 낮에 설정하거나, 다 하지 못하더라도 인색하게 굴지 않도록 실천해 보려 한다. 특히 가족에게 더욱 엄격하거나, 심술을 부리거나,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희생하거나. 그런 일을 줄여야겠다. 가족이라서 편하기도 하지만 가족이라서 거절 못 하고 끙끙 앓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주말 동안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힘들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나랑 비슷하네..'하고 참고하고 넘어갔을 것 같은데, 요 몇 달 사이 심리적으로 지친 상황이다 보니 확 끌렸다. 인정하기도 벅찼고 그래서 개선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 때문에 피해받는 사람이 자신인 게 가장 안쓰럽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인 것도 아프다.

 

책은 개복치처럼 예민해서 스스로 자멸하지 말 것을 권한다. 타인의 말 한마디에 불안해질 때, 대화 도중에 쉽게 지칠 때,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느낄 때, 내면의 대화로 무기력해질 때, 사이다킥 대신 이불킥을 날릴 때 등등 읽어보면 좋겠다. 나의 예민함이 문제가 아니라, 너의 무례함이 문제임을 깨닫고 나를 괴롭히지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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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무대 위의 문학 1
하타사와 세이고.구도 치나쓰 지음, 추지나 옮김 / 다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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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사립여중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던 학생 하나가 교실에서 목숨을 끊었다. 이를 최초 목격한 도다 선생은 신고하고, 반 아이들을 불러 사정 청취를 하던 중 편지가 한 통 도착한다.

도다 선생 앞으로 온 이노우에 미치코의 편지. 이윽고 유서에 담긴 같은 반의 다섯 아이의 부모가 소환된다. 편지에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고 사과도 해봤지만 따돌림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2학년 3반. 시노, 미도리, 노도카, 레이라, 아이리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소설 속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다섯 아이의 부모와 교사만 등장한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배제되고 어른들의 목소리만 들린다. 부모들은 철저히 이기적이다. 내 아이에게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는 유서를 마음대로 태워버려 없던 일도 하자고 한다. 학교 측 입장도 난처해지니 함구하자는 거래였다. 내 아이가 괴물이면 부모는 악마가 되어야만하는걸까.

설왕설래하던 시각. 2학년 1반의 이시이 가나코와 어머니가 도다 선생을 찾아왔다. 선생이 나가자 부모들끼리 호구조사며 죽은 아이 부모 폄하까지 하기 시작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쿵저러쿵 따돌림당한 부모의 잘못까지 추궁하는 중이다.

그렇게 얼마 후 나갔던 도다와 교장선생은 그 학생에게도 고맙다는 말과 다섯 아이 이름이 적힌 편지가 왔다고 들고 왔다. 그걸 또 찢어 삼켜버리는 학부모. 어떻게든 내 아이의 허물은 없애고 싶은 비뚤어진 마음이다. 편지는 하나가 되었든 둘이 되었든 없었다고 말하자는 태도였다. 하지만 편지는 또 있었다. 미치코가 아르바이트를 했던 신문보급소 점장도 편지를 들고 학교에 찾아왔다. 이에 따라 따돌림의 전말이 드러난다.


부모 중 한 사람은 내 자식이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잔인하게 괴롭혔다는 걸 납득할 수 없었는지, 부정하다 못해 미움받을 이유가 있다고 단언한다. 괴롭힘당해도 싸다니.. 부모 인성조차 제대로 생겨먹지 않았다. 그 부모에게 태어난 아이들이 뭘 보고 배웠을까.

더 나아가 애초에 집단 따돌림은 없었고 있었더라도 우리 애들과는 상관없다는 식. 인정하면 안 된다는 태도다. 자식이 잘못했다면 꾸짖고 혼내서 바른길로 안내해야지 허물 감싸기는 옳지 않다. 잘못이라면 죗값을 치러야 하고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된다. 이 부모들은 왜 그게 힘든 걸까?

그나마 노도카의 할아버지인 시게노부만이 손녀가 힘들어했다는 말를 꺼내 사건을 반전시키지만. 할머니 도모코가 손녀에게 따로 입 다물란 말을 한 탓에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서로 모르쇠로 일관하자며 증거사진까지 지우고 함구하려 했던 거다. 조금 전까지 죽은 아이의 과대망상이라 주장했던 것도 빼도 박도 못하는 기정사실이 되었다. 부모들은 이제 어떻게 할까?

이제는 논점 자제가 옮겨졌다. 이 이야기는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 애가 가해자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마지막 보루인 부모는 잘잘못을 떠나 무조건 싸고 돌아야만 할까?부모의 정의의 새로운 시각을 던지며 큰 파장을 낸 문제작이라 할 수 있다. 정의로 내 아이를 지킬 수 없다면 갖은 편법이라도 써 지켜주는 게 맞는 걸까? 은폐하려는 갖은 방법으로 분노 유발이 장전되는 이야기다.


이 실화 같은 이야기는 먼저 일본 연극으로 만들어졌고 소설로도 각색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학교폭력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도 큰 파장이 될 작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가해 학생을 넷으로 줄이고 부모 직업을 수정, 한국 정서로 각색했다. 낭독 연극이란 독특한 콘셉트로 올려진 극을 영화로 풀어내는 데 장단점이 있을 것. 어떻게 했을지 몹시 궁금하다.

사실 영화는 5년 묵은 창고 영화다. 당시 출연 배우 사생활 논란과 팬데믹까지 겹쳐 5년 만에 빛을 보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유효한 이야기다. 내 자식만 중요,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 사라지지 않는 학교폭력은 진행형이기 때문.

김지훈 감독이 원작자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얻었던 데는 <화려한 휴가> 때문이라고 한다. 김지훈 감독은 <7광구>, <타워>, <화려한 휴가>, <싱크홀>을 만들었다. 일본에서도 영화화 논의가 많았지만 아무에게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다 김지훈 감독의 영화를 보고 마음의 문을 열었다고 한다. 원작자 하타사와 세이고는 교사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명의 연극이 올려진 바 있다. 깨어 있는 일본의 지식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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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4-24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7일 개봉이군요. 기대되는 영화네요.
일본 원작이군요. 연극에 이어 영화적인 장점이 있을 것 같아요.
일단 널리 오래 퍼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doona09 2022-05-17 11:08   좋아요 1 | URL
네 ^^ 제가 이 글을 너무 늦게 보았네요. 영화로 나온 거 저는 잘 보았답니다. ^^ 각색을 잘 했더라고요.
 
크레이지 가드너 2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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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을 기르는 일상, 여탕에 관한 소소한 추억과 이야기, 이번에는 동물에 이어 식물까지 모셔야 하는 집사가 된 마일로의 식물덕후생활 두 번째 이야기다. 앞서 말한 《여탕보고서》,《극한견주》 가 겉으로 봐서는 잘 모르는 환상을 무자비하게 깨주었다면 이번에도 우아해 보이는 홈가드닝을 전면 파헤치는 개그 만화다.

사실 식물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거의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였는데, 잔혹하게 살해되거나 해를 입는 식물을 만난 후 생긴 공포였다. 알 수 없는 다양한 동식물이 존재하는 정글만이 아니다. 도시에서도 빈번히 일어나는 공포.. <리틀 조>가 대표적이다. 아무튼 갑자기 공포 이야기를 접어두고 더 크레이지해진 식물과의 동거 생활을 탐구해 보자.

1권에서 이미 섭렵한 다양한 식물에 이에 2권에서는 마침내 다육이, 분갈이, 수초(?)까지 정복하게 된다. 물고기를 키우게 되면서 수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섭렵하는 마일로. 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걸 막을 수 없으니.. 어항 청소까지 해야 하는 탓에 일이 더 늘어버렸다.

반면 1권에서 초보자로 좌충우돌했던 유머는 줄어들었다. 대신 프로답게 죽이고, 죽일 뻔한 사연을 통해 정보를 알려주는 데 주력한다. 거의 웹툰 작업은 취미가 되고 프로 가드너가 되어가고 있는 마일로는 취미였던 게임도 농촌체험, 농장을 했다는 게 놀라울 따름.



1권보다 2권은 공감력이 좀 떨어지긴 한다. 그중에서 핵공감 했던 내용. 정말 똥손도 키우기 쉬운 스킨답서스는 자주 버림받는다. 이사해서나 처치 곤란이면 아파트 현관이나 후미진 곳, 골목 같은데 화분째로 내다 놓는다. 볕을 안 봐도 되고, 물도 자주 안 줘도 되기 때문에 초보자가 키우기 좋다. 나도 선물 받은 적이 있는데 거의 10년째 살고 있다. 다른 아이들은 다 죽었는데 그분(?)만 살아 계신다.

조금만 놓치면 번식력도 어마어마하다. 밑으로 축 늘어져서 끝도 없이 자손을 남길 것 같아 자주 잘라 주는데, 그걸 잘라서 수경재배해도 잘 산다. 요즘 유행하는 식물멍을 때리기에도 안성맞춤! 단 어린아이나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집은 독성이 있는 식물도 있으니 주의해서 키워야 한다.

오호! 빗물은 초록이에게 보약이라고 한다. 빗물은 정수된 물들과 다르게 여러 가지 영양 성분들, 식물 생장에 중요한 질소 성분이 들어있어서라고. 빗물을 받아서 줘 보거나 비가 올 때는 베란다에 내다 두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수돗물도 염소 성분 때문에 하루 정도 받아 두었다가 주어야 안전하다.

점점 식물을 키우면서 광인이 되어 가는 마일로를 보면서 중간중간 식태기(식물권태기)가 온 상황도 공감 되었다. 무언가에 열중하고 그만큼 보상처럼 커지는 기쁨에 중독되어 하루, 이틀, 일주일을 바치다가 어느순간 다 필요 없다고 느껴 버리는 상황 말이다.

요즘 나한테 또 권태기가 왔는데 정말 큰 건이다. 3월부터 시작된 우울을 이제 슬슬 버릴 때가 된 것 같다. 뭐든 잘하고 싶은 마음을 좀 접고 적당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다 잘 되면 좋고 안돼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좀처럼 잘 안되는 나야말로 인생광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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