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가드너 2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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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을 기르는 일상, 여탕에 관한 소소한 추억과 이야기, 이번에는 동물에 이어 식물까지 모셔야 하는 집사가 된 마일로의 식물덕후생활 두 번째 이야기다. 앞서 말한 《여탕보고서》,《극한견주》 가 겉으로 봐서는 잘 모르는 환상을 무자비하게 깨주었다면 이번에도 우아해 보이는 홈가드닝을 전면 파헤치는 개그 만화다.

사실 식물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거의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였는데, 잔혹하게 살해되거나 해를 입는 식물을 만난 후 생긴 공포였다. 알 수 없는 다양한 동식물이 존재하는 정글만이 아니다. 도시에서도 빈번히 일어나는 공포.. <리틀 조>가 대표적이다. 아무튼 갑자기 공포 이야기를 접어두고 더 크레이지해진 식물과의 동거 생활을 탐구해 보자.

1권에서 이미 섭렵한 다양한 식물에 이에 2권에서는 마침내 다육이, 분갈이, 수초(?)까지 정복하게 된다. 물고기를 키우게 되면서 수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섭렵하는 마일로. 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걸 막을 수 없으니.. 어항 청소까지 해야 하는 탓에 일이 더 늘어버렸다.

반면 1권에서 초보자로 좌충우돌했던 유머는 줄어들었다. 대신 프로답게 죽이고, 죽일 뻔한 사연을 통해 정보를 알려주는 데 주력한다. 거의 웹툰 작업은 취미가 되고 프로 가드너가 되어가고 있는 마일로는 취미였던 게임도 농촌체험, 농장을 했다는 게 놀라울 따름.



1권보다 2권은 공감력이 좀 떨어지긴 한다. 그중에서 핵공감 했던 내용. 정말 똥손도 키우기 쉬운 스킨답서스는 자주 버림받는다. 이사해서나 처치 곤란이면 아파트 현관이나 후미진 곳, 골목 같은데 화분째로 내다 놓는다. 볕을 안 봐도 되고, 물도 자주 안 줘도 되기 때문에 초보자가 키우기 좋다. 나도 선물 받은 적이 있는데 거의 10년째 살고 있다. 다른 아이들은 다 죽었는데 그분(?)만 살아 계신다.

조금만 놓치면 번식력도 어마어마하다. 밑으로 축 늘어져서 끝도 없이 자손을 남길 것 같아 자주 잘라 주는데, 그걸 잘라서 수경재배해도 잘 산다. 요즘 유행하는 식물멍을 때리기에도 안성맞춤! 단 어린아이나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집은 독성이 있는 식물도 있으니 주의해서 키워야 한다.

오호! 빗물은 초록이에게 보약이라고 한다. 빗물은 정수된 물들과 다르게 여러 가지 영양 성분들, 식물 생장에 중요한 질소 성분이 들어있어서라고. 빗물을 받아서 줘 보거나 비가 올 때는 베란다에 내다 두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수돗물도 염소 성분 때문에 하루 정도 받아 두었다가 주어야 안전하다.

점점 식물을 키우면서 광인이 되어 가는 마일로를 보면서 중간중간 식태기(식물권태기)가 온 상황도 공감 되었다. 무언가에 열중하고 그만큼 보상처럼 커지는 기쁨에 중독되어 하루, 이틀, 일주일을 바치다가 어느순간 다 필요 없다고 느껴 버리는 상황 말이다.

요즘 나한테 또 권태기가 왔는데 정말 큰 건이다. 3월부터 시작된 우울을 이제 슬슬 버릴 때가 된 것 같다. 뭐든 잘하고 싶은 마음을 좀 접고 적당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다 잘 되면 좋고 안돼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좀처럼 잘 안되는 나야말로 인생광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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