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유리멘탈 개복치로 판정받았다 - 예민한 나를 위한 섬세한 대화 처방전
태지원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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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니 구구절절 내 이야기를 써 놓은 듯 화끈거렸다. 나도 예민하단 말, 걱정을 달고 산다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이런 사람이 나 말고 또 있구나. 그래서 더 공감되어 밑줄 긋고, 포스트잇 붙여가며 되새겼다. 멘탈을 강화해야겠다는 결심 말이다.

 

근래 칭찬이 크게 좋지 않았다. 예전 직장에서 여성 직원들 사이에서 미움받았던 상처가 컸었던 것 같다. 이후 칭찬받아도 내 실력과 재능이 아닌 듯. 그 공을 남에게 돌리거나 운이 좋아서란 말로 돌려 막았다. 내 성취는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거지, 온전히 내가 열심히, 잘해서 얻은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런 현상은 여성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심리적 방어 기제로 '가면 증후군'이라 부른단다.

 

유명인이 많이 걸렸고 스스로 고백하기도 했다. 나탈리 포트먼, 엠마 왓슨, 아이유 등도 성공이 가짜일까 봐, 사기꾼이란 게 들통날까 봐 더 열심히 자신을 몰아세웠다고 했다. 책에서는 이런 처방을 내린다.

 

가면 증후군 극복 방법은 이러했다.

과거의 성공 경험, 성취물을 돌아본다. 일기장에 그날 하루 동안 긍정적 피드백을 기록한다. 우연이나 운이 아닌, 실력과 노력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실패한 일이 있다면, 향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상담사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맞는 말이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해 벌어지는 현상이다. 성공한 여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니 근본적인 해결책이 시급하다. 직장인 중 가면 증후군을 잃는 사람이 약 75%나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단다. 아마 나는 완벽하지 않으면서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다 가랑이가 찢어진 게 아닐까 싶다.

 

모든 걸 잘하려고 하다 보니 과부하가 걸렸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은데 나는 완벽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마음속에 너무 높게 책정된 목표나 규칙을 낮에 설정하거나, 다 하지 못하더라도 인색하게 굴지 않도록 실천해 보려 한다. 특히 가족에게 더욱 엄격하거나, 심술을 부리거나,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희생하거나. 그런 일을 줄여야겠다. 가족이라서 편하기도 하지만 가족이라서 거절 못 하고 끙끙 앓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주말 동안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힘들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나랑 비슷하네..'하고 참고하고 넘어갔을 것 같은데, 요 몇 달 사이 심리적으로 지친 상황이다 보니 확 끌렸다. 인정하기도 벅찼고 그래서 개선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 때문에 피해받는 사람이 자신인 게 가장 안쓰럽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인 것도 아프다.

 

책은 개복치처럼 예민해서 스스로 자멸하지 말 것을 권한다. 타인의 말 한마디에 불안해질 때, 대화 도중에 쉽게 지칠 때,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느낄 때, 내면의 대화로 무기력해질 때, 사이다킥 대신 이불킥을 날릴 때 등등 읽어보면 좋겠다. 나의 예민함이 문제가 아니라, 너의 무례함이 문제임을 깨닫고 나를 괴롭히지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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