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신간을 정리하다가 뜻밖에 작가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데이비드 그레이버와 존 르 카레,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간단한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지난 달에 존 르 카레 생전에 발표한 마지막 작품임을 내세운 번역서가 나왔다. <에이전트 러너>다. 원서는 2019년에 나온 Agent Running in the Field. 주인공 조지 스마일리가 나이가 들어 퇴물 취급을 받는다고.
스파이 소설의 대가라고 불리는 존 르 카레는 필명이고, 본명은 데이비드 존 무어 콘월. 1931년에 영국에서 태어난 그는 유럽 통합의 옹호자로 브렉시트를 비판하다가 2016년에 영국이 브렉시트 투표를 실시하자 이에 환멸을 느껴 그 해에 아일랜드 시민권을 취득하였다. (영국인으로 태어났지만 아일랜드인으로 생을 마쳤구나.)
그가 영국 외무부에 근무하던 때인 1961년에 장편 소설 <죽은 자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처음 발표하였고, 1963년에 세 번째 장편 소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을 발표하여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전업 작가가 되어 1974년에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2017년에 <스파이의 유산> 등 다수의 소설을 집필하고 수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분신으로 여겨지는 주인공 조지 스마일리가 그의 소설에 해결사로 등장한다. 브렉시트의 실망감을 표출하였다는 마지막 작품에서 역전의 용사 스마일리를 은퇴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은 작가 자신은 2020년 12월에 자신의 저택에서 추락하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타계하였다고 전한다. (2021년에 영국 BBC 다큐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들이 증언했다고.) 향년 89세. 한편, 재혼한 아내 발레리 르 카레는 남편이 죽고 두 달 뒤인 2021년 2월에 8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작가의 나이가 결코 적지 않지만 안타까운 죽음이 아닐 수 없다.
존 르 카레의 소설 중 국내 번역서로 소개된 목록을 정리한다.
러시아 하우스 (김영사, 1990) - 절판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개정판 (해문문화사, 2001) - 품절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동서문화사, 2003)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열린책들, 2005)
죽은자에게 걸려 온 전화(열린책들, 2007)
원티드 맨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개정판 (열린책들, 2009)
영원한 친구 (열린책들, 2010)
스마일리 사람들 (알에이치코리아, 2013)
리틀 드러머 걸 (알에이치코리아, 2013)
모스트 원티드 맨 (알에이치코리아, 2014)
민감한 진실 (알에이치코리아, 2015)
우리들의 반역자(알에이치코리아, 2015)
나이트 매니저 1,2 (알에이치코리아, 2016)
스파이의 유산 (열린책들, 2020)
완벽한 스파이 (열린책들, 2021)
에이전트 러너(알에이치코리아, 2021)
존 르 카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