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겨울이지만 오늘 날씨는 봄날 같이 화창하다. (이런 날씨에 예상하기 어려웠을 텐데) 주말을 맞아 가족들은 각자 선약한 볼일을 보러 점심 전에 집을 나섰다. 나 홀로 집에 남아 맥주를 음료로 곁들인 점심으로 피자를 주문하였다. 값에 비해 푸짐하지 않다. 피자는 값싼 음식이 아니다 싶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것인지 잠시 생각하게 된다. 스페인 여행 중에 똑같은 조합으로 먹은 적이 있었는데 피자의 비주얼(토핑, 크기)와 맛이 놀라웠고 맥주가 특히 맛있었다. 이탈리아였나… 홀짝홀짝 잔을 비우는 벨기에 맥주는 바래는 추억을 상기시켜 주는구나. 바램이 늦추어지기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맥주 한 캔을 비우니 기분 좋은 취기가 올랐다. 이러다가 졸음이 쏟아지면 주말 시간이 없어지는 만큼 억울해질 것이 뻔하니까 입가심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이 좋겠다. 물을 끓이고 원두를 갈고 커피를 내리는 동안 퍼지는 커피 향기에 다시 취하는 것 같다. 여하튼 기분이 매우 좋다. 주말이라서 긴장감이 확 풀린 탓일까. 미약한 환각 작용 탓인지 몰라도 글을 끄적거린다. 사진도 한 컷. 그나저나 어제 중고서점에서 입수한 덕에 오늘도 벗으로 삼아 <바람 부는 날 클래식을 만나다>를 더 읽을 수 있을까. 주말에 재방송하는 드라마를 시청하고 싶고… 아무러면 어떠랴, 이대로도 나쁘지 않다.
하쿠나 마타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