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글자를 알면 아마 천 가지 글자가 보일거야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6~10>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생각이 뛰어노는 한자 ㅣ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6
이어령 지음, 박재현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0월

이제 여섯 살인 우리 큰아이.. 유치원에 다니더니 눈과 귀로 보고 듣는게 많아졌다
어느날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가 마법천자문을 갖고 싶단다
이유를 물었더니 "불어라 바람 풍!!" "쏟아져라 물 수!!" 유치원 가서 친구들이 놀면서 하는 말이라고.. 그 책에 한자랑 주문이 나온댔다면서 목소리가 크다  

제 또래에게는 아직 어렵겠다 싶어 생각도 안하던 것들인데.. 스스로 먼저 책이 필요하다니 참으로 깜찍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가 관심 있어 하고 또 놀면서 익히는 한자니 재미있고 쉽게 익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얼마 전 1. 2권을 사주었더니 만화는 못봐도 한자카드를 갖고 다니며 놀다 읽다를 반복한다

그러다가 또 한 번은 숫자를 한자로 써보고 싶다고..
"엄마는 중학교 들어가서 한자를 배우고 어찌 써야하나 획수를 익히고 부수를 배웠더란다" 하며 종이에 써주면서 일은 하나만 긋고 이는 둘이니까 두 줄을 긋고.. 하며 열 십까지 알려주었더니 그림을 그리듯 따라쓰고 읽는다
이런 상황에 [생각이 뛰어노는 한자]책 제목을 보는 순간, 종잘종잘 뭘 알기라도 하는 양 한자를 말하는 우리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라 책을 펼쳐들었는데..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고 흥미롭다

먼 옛날 한자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시작으로 쓰인 이 책은 한자의 역사와 한자의 구조에 대해 자상히 일러준다
글자 하나하나가 뜻을 나타내는 뜻글자로 사물의 모양을 본따 만들어졌다는 한자!
나는 이 책에 나만의 부제를 단다면 '아하 그렇구나!' 하는 감탄사를 넣고 싶다
마치 수학방정식을 풀듯 해체하고 조합해보고.. 한자 속에 들어간 한자.. 글 속에 숨은 이야기등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이 책에서는 한자가 모여 하나 둘 셋 숫자를 만들고, 사람이 가족을 이뤄 사는 것처럼 한자도 가족을 이룬다고 한다. 
우주를 품은 한자에는 해와 달, 하루와 시간, 어둡고 밝은 자연현상과 날씨가 있다.
그리고 인간의 근원을 이루는 물과 불로 이루어진 한자에는 고마운 마음과 두려운 마음이 함께 담겨 있고 물과 나무가 만나 숲과 자연이 되는 이치를 담았다고 한다 . 이렇게 자연과 생명을 예찬하고..그 우주의 중심 사람을 알려준다
사람 몸에 있는 기관과 그것과 관련한 한자, 가족이 함께 머무는 집과 효도 부모 자식관계 뿐만 아니라 발과 수레바퀴로 움직이는 세상,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등 아홉가지의 마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十자에서 가로 긋는 획을 한 번 구부려 볼까?  아홉을 뜻하는 九(구)자가 돼. 구부리는 것을 빼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지. 九자가 생겨난 까닭을 달리 풀이하는 사람도 있어. 여러 길이 구불구불 엇갈린 모습을 나타냈다고도 하고, 사람 팔꿈치가 구부러진 모양을 나타낸 글자라고도 이야기해.
이처럼 사람들은 한자 한 글자를 놓고 여러 가지로 풀이하곤 해. 어느 것이 맞는지 딱 꼬집어 말할 수 없을 때가 많아. 중요한 건 그렇게 여러 방법으로 뜻을 풀다 보면 옛날 사람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는 거지.
앞서 우리가 배운 숫자를 찬찬히 들여다 봐. 一자와 八자, 그리고 十자를 알면 하나에서 열까지의 숫자를 다 알 수가 있어. 한 가지 글자를 알면 천 가지 글자를 더 알 수 있는 게 한자의 묘미지.
[본문의 내용중 p. 39]

우리 생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말! 그 요소들 가운데 쓰이는 한자..
이 책을 쓴 이어령 박사님은 어떠한 풀이방식으로든 아이들이 놀이를 하듯 한자를 요모조모 맞추어 보며 즐기기를 권한다
외우기 위해 학습하는 한자가 아니라 한자를 가지고 이리저리 그 뜻과 글을 해석해보고 재미난 놀이를 만들어 놀면서 한자를 이해하고 한자 속에 스며들어 있는 옛 사람들의 문화와 생각을 저절로 알수 있을거라는 것이다

이어령 박사님의 흥미롭고 다정한 이야기글과 더불어 이 책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깔끔하고 재미난 삽화다
글의 요지가 그림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고 아이들은 그림에서 한자를 찾고 반가워했다    

앞으로 아이들과 한자를 익힐 때 이어령 선생님의 말과 글을 빌려 단락대로 차근차근 한자를 일러줄 생각이다
오랫만에 한자의 음과 뜻을 되새겨 보는 재미난 책읽기 시간이었다

고려인들의 삶과 역사 속으로 떠나볼까

<청소년을 위한 고려유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청소년을 위한 고려유사 ㅣ 박영수의 생생 우리 역사 시리즈 3
박영수 지음 / 살림Friends / 2009년 10월

얼마전 종영된 천추태후를 보며 고려시대의 인물사와 시대를 보았다
먼 옛날의 이야기요, 허구를 띤 드라마지만 그걸 넘어 거기에는 역사적인 배경이나 인물사, 문화, 풍습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고 있었다
고구려의 영예를 회복하고 대 고려의 이상을 꿈꾸었던 천추태후의 팽팽함 삶.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고려 무신들과 관료, 역대의 왕들, 거란국 등은 오랫동안 국사에 가물했던 나에게 고려초기 왕의 연대를 살짜기 이해하게 해 주었다

그러다 읽은 청소년을 위한 고려유사..
처음엔 고려후기의 고승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가 떠올라.. '고려유사'라는 역사서가 따로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는 저자가 책머리에서 밝힌 것처럼 그 어느시대보다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가 많은 고려시대, 한 인물을 알게 되면 관련된 다른 사건과 일화가 더 새롭게 다가온다는 생각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책 삼국유사가 지닌 일화와 설화의 민담적인 요소를 장점으로 살려 일화중심으로 고려시대를 조명코자 책 제목을 썼다고 한다

고려초기와 중기, 말기로 구분해 십여 개 정도씩 일화와 설화를 전하는데 본문의 내용 아래에는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설명을 각주로 실었고 일화당 한 가지씩 가령, 앞서 말한 궁예의 관심법이나 고려시대의 성씨제도, 강조의 정변, 동국이상국집 등 단편적으로 아는 고려의 문화나 사건 등을 자세히 설명하는 문화이야기 글을 곁들이고 있다
그리고 옥새나 영광굴비, 풍수지리, 도참, 팔각정, 나례, 쥘부채, 수박, 동성애, 잔치국수 등 다방면의 풍속과 발명품 등의 유래를 알려준다   

먼저 고려초기에는 고려를 세운 왕건이 후고구려 시절 궁예의 관심법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하자 궁예의 책사 최응이 붓을 굴려 도왔다는 일화를 시작으로 거란국 소손녕의 제안을 들어주기는 커녕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청천강에서 압록강까지 영토를 넓힌 천하의 협상가 서희의 외교술, 무속신앙의 신으로까지 숭배된 위대한 작은거인 강감찬,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현종, 묘청의 서경천도와 풍수지리 이야기 등이 있다.
천추태후와 관련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반가운 것은 화면에서 보았던 연기자들의 얼굴이 떠올라 그런것인가! ^^ 

고려중기는 대부분이 잘 몰랐던 인물사가 많다. 그리고 또 당시의 시대상이 제일 많이 보여지는 대목이다
문신으로부터 천대받던 무신들의 분노.. 정중부의 수염을 불태운 김돈중 이야기, 정중부의 난과 무인집권기 배경, 공녀제도로 인해 생긴 조혼과 중매 풍습, 일부다처제를 주장했다가 혼쭐나는 박유의 이야기는 여성의 권익이나 입지가 지금에 뒤지지 않았던 시대상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혼이나 재혼까지 자유로운데다 부계와 모계가 더불어 중시되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고려후기는 무술의 달인 이방실과 문익점의 목화씨 이야기, 그리고 역옹패설의 주인공 이제현의 충성스런 거짓말, 최영장군 집 음식과 선죽교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목화씨 하면 떠오르는 이름.. 문익점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목화씨를 얻어와 키웠다고 하는데 우리는 지금껏 그가 붓두껍에 숨겨 갖고 들어온걸로 알고 있었다. 특히나 그의 후손으로써 왜곡돼 배우고 여태 그리 알고 있다는 것이 좀 씁쓸했다 
그리고 후기편에서는 지혜로운 이보림의 판결과 강물에 버려진 황금 이야기는 언제가 들어봄직한 설화를 싣고 있다   

이 책은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교과서 같은 글이 아니라 단편단편 고려시대를 살았던 인물들, 그들의 사회와 문화, 풍속, 정치, 대외관계까지 폭넓은 이야기들이 펼쳐지기 때문에 국사를 공부하는 청소년들이 어려워하지 않고 쉽고 재미나게 고려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거의 국사치였던 나도 역사 속 흥미로운 일화와 문화, 구체적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알려주어 재미와 이해를 갖고 빠르게 볼 수 있었다

[독후활동] 도깨비 방망이 - 도깨비 나와라 뚝딱!! 도깨비를 그려요~

도깨비 방망이 ㅣ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2
정차준 글, 한병호 그림 / 보림 / 1997년 1월

정차준 글 / 한병호 그림 / 보림

옛날, 가난하지만 늙은 부모님을 잘 섬기며 사는 착한 농부가 있었어
어느날 농부는 산속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날이 어두워져 하룻밤 묵어갈 빈집을 찾았지
그런데 그집은 하필 도깨비 소굴이었어
집에 들어온 도깨비들이 금나와라 뚝딱! 은나와라 뚝딱! 방망이를 가지고 주문을 외우면  주문대로 무엇이든 다 쏟아져 나왔지
신나게 노는 도깨비들을 숨어서 보다가 농부는 나무를 하다 주운 개암을 깨물었어
큰 소리에 집이 무너지는줄 알았던 도깨비들은 모두 달아나고 농부는 방망이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 모시고 행복하게 살았대

이웃에 사는 욕심쟁이 농부는 도깨비 방망이를 얻으려고 산에 올랐어
그리고 도깨비들이 오는 빈집을 찾았지.
도깨비들이 몰려와 신나게 노는 참에 욕심쟁이 농부는 개암을 깨물었어
그런데 피익~ 바람빠지는 소리가 나고.. 도깨비들은 전에 자기들 방망이를 가져간 이인줄 알고 욕심쟁이를 넙치처럼 넓혔다 장어처럼 길게 만들었다.. 방망이를 뚝딱뚝딱 두드렸어

개암 하나라도 아버지와 어머니 것을 챙긴 다음 자기것을 찾는 착한 농부와 이것도 내것 저것도 내것 하는 욕심쟁이 농부의 대조적인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따로 있어요
이 책은 앞뒤로 보는 책이라 앞에 1권은 착한 농부가 뒤의 2권에서는 욕심쟁이 농부이야기가 나옵니다
표지를 보면 앞에 착한 농부가 나오는 도깨비는 어쩐지 어리숙해 보이고 욕심쟁이 앞에 도깨비는 울그락불그락 화가 난 모습이네요
아이들은 이 도깨비들이 그다지 무섭지 않고 어느땐 겁쟁이같고 또 어느땐 심술쟁이, 장난꾸러기처럼 보여진다고 해요

이 책을 읽고 규현이는 도깨비 방망이를 만들어야 한다 하고 저와 유주는 예전에 만들었으니 다른걸 해보자 했어요
그리고 유주의 말대로 도깨비 얼굴을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자, 도깨비 나와라 뚝딱!! 

그림을 그린 다음 꾸미기를 할까 싶어 두꺼운 상자종이를 주고 아이들이 거기에 도깨비를 그려 보았어요
규현이는 도깨비를 빨강색으로 그리고 싶다 합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어떤 모양인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이야기도 하고요
귀가 크면서 뾰족하대고 뿔도 머리 위에 두 개나 나 있대요
커다란 코가 달려 있다더니 코 위에는 양촛불이 위와 옆으로 세 개 있다 합니다

쓱쓱 아빠 얼굴처럼 그림을 그리는 유주
눈 옆에 커다란 점을 찍더니 점박이 도깨비라 합니다
곱슬곱슬 머리를 그린 다음 작은 뿔도 그려주고 색칠을 후다닥 시작하더군요
흰색 크레파스로 바탕을 칠하면서 흰색이 잘 보인다며 신나하니 덩달아 규현이도 유주 그림의 바탕칠을 함께 하기도 했어요

털실을 잘라 아이들이 삐죽삐죽 도깨비 머리를 만들어주었어요
보통 도깨비는 더벅하고 삐뚤거리는 머리인데 규현이는 세워 붙이는게 아니라 선을 따라 뉘어붙여 단정하게 만들어주더군요
입이 커다래서 먹을 것을 많이 먹는 도깨비, 그래서 '먹깨비'라고 이름지었어요
유주의 도깨비는 펄펄 눈이 오는 날 도깨비라고 해요
도깨비가 무섭게 생기기는 커녕 착하게 생겼어요..

[독후활동] 색종이로 다양한 문양 만들기

그림 그리는 새 ㅣ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5
김미혜 글, 한태희 그림 / 보림 / 2007년 8월

김미혜 글 / 한태희 그림 / 보림

옛날 깊은 산골에서 스님 홀로 지키는 작은 절이 있었어요
어느날 스님은 가시덤불에 걸린 새가 가여워 두손을 가시에 찔려가며 새를 구해줍니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어느날 저녁 이 절을 찾은 한 아가씨는 다음날 법당을 둘러보다 스님께 단청을 올리고 싶다 말합니다
그리고 단청을 하는 동안 절대로 법당 안을 들여다보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고요
아가씨가 법당을 깨끗이 닦아내고 바탕칠을 하는 동안에, 그리고 본을 대고 타초 그림을 그리는동안에 스님은 법당을 들여다 보지 않고 잘 기다려 주었어요
그런데 아가씨가 단청에 색을 올리는 동안 멀리 탁발을 다녀왔던 스님은 법당 안에서 들리는 날갯짓 소리가 너무 궁금해 법당 문고리를 잡아 당기고 말았어요  
제 깃털에서 고운 빛을 뽑아 단청에 색을 입히고 있던 오색 영롱한 새 한마리는 몸숨을 구해준 은혜를 갚고자 찾아온거라며 극락정토의 새 가릉빈가라 말하고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그래서 깊은 산골 작은 절 법당에는 꽃 하나가 칠하다 만 채로 남아.. 단청이 한 곳 빠져 있답니다

단정함 속에서 돋보이는 개성, 단아함 속에서 느껴지는 화려함..
단청은 목조건축물을 오래 보존하기 위한 과학적인 방법이기도 하지만 그림과 색을 넣어 새로운 아름다움과 장엄함을 표현하고자 했던 옛 조상들의 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런 미술품을 보고 있노라면 옛 사람들은 어떻게 색을 만들어 내고 그런 문양을 생각했을까 궁금함과 감탄을 동시에 하게 됩니다 
단청에 쓰이는 색도 눈에 띄지만 그 무늬 속에 해, 달, 꽃, 구름, 용 같은 자연물에서 원, 사각형, 삼각형 같은 기하학적인 모양까지 다양하게 표현했다고 해요   

문양 색칠하기를 한 다음 아이들과 색종이를 활용해 다양한 문양 만들기를 해보았어요
책에서 보던 단청과는 다른것이지만 색깔과 모양을 두루 경험해 볼 수 있는거 같아서요..

색종이를 한 번 접고, 두 번 접고.. 세모접기를 한 다음 가위질을 해서 모양을 만듭니다
세모가 좀 비뚤어져도 그냥 그대로.. 완전 싹둑 자르지 않게 그것만 주의 하면서 이쪽 저쪽 가위질을 마음껏 하게 했어요
세모로도 잘라보고 곡선으로도 잘라보고요.. 종이가 여러 겹 겹쳐져 가위질이 안된다고 규현이 손으로 찢기도 하고 뜯어내기도 합니다

처음 규현이 만든 무늬는 커다란 구멍이 뻥 뚫려 있어서 손가락이 왔다갔다 한다고 해요^^
가위질 한 번 이어도 여기저기에 모양이 생긴다고 하네요
노랑색 색종이는 제가 조금씩 거들어 여기저기 가위질을 해보게 했어요
색종이를 펼치고는 노란 낙엽이라며 좋아합니다

유주는 색종이를 접어서 가위질을 한다고 하다가.. 막상 잘 안오려지니 가위를 내려놓습니다
그러고는 색종이 조각을 가지고 눈이 온다고 펄펄 눈이옵니다 ~♬노래를 하네요

가위질 삼매경에 빠진 규현이는 완전 집중모드입니다
어떤 모양이 나올까.. 궁금하고 기대도 되고 규현이는 그것이 재미있다고 해요
들쭉날쭉 마음대로 오리고.. 전혀 생각지 않았던 모양들이 나오고 반원만 오렸어도 동그라미가 생기니 신기한가 봅니다

유주는 규현이것이 또 좋아보였던지 '오빠꺼처럼' 오려달라고 하네요
하지만 그것이 쉽습니까? 오릴 때마다 달라지는 무늬인데 말에요
그래서 심통난 유주는 한 바탕 울고.. 나중에야 가면이 되었다고 얼굴에 쓰고는 어흥소리만 했어요 ㅋㅋ

규현이가 자기가 오린 색종이들과 제가 오린 것을 한 데 모아 자기 스케치북에 붙이고 싶다 합니다
차곡차곡 그림과 글씨 쓰는걸 모으는 그야말로 애지중지 스케치북..
풀칠이 떡칠되는 바람에 색종이가 붙기도 했지만.. 기분은 무지 좋았던가 봐요
엄마 멋지지?? 이건 참 예쁘지?? 하고 자꾸 보여주었거든요^^

네모 반듯한 색종이 속에서 기하하적인 모양의 무늬들이 새로 만들어졌어요
저마다 다른 모양, 다른 색깔인데요,,
규현이는 꽃처럼, 눈처럼, 나뭇잎처럼 생겼다고 이야기하는데 유주는 구멍이 있으니까 가면이라고 하네요^^


 

[독후활동] 전통문양 색칠하기

그림 그리는 새 ㅣ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5
김미혜 글, 한태희 그림 / 보림 / 2007년 8월

김미혜 글 / 한태희 그림 / 보림

옛날 깊은 산골에서 스님 홀로 지키는 작은 절이 있었어요
어느날 스님은 가시덤불에 걸린 새가 가여워 두손을 가시에 찔려가며 새를 구해줍니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어느날 저녁 이 절을 찾은 한 아가씨는 다음날 법당을 둘러보다 스님께 단청을 올리고 싶다 말합니다
그리고 단청을 하는 동안 절대로 법당 안을 들여다보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고요
아가씨가 법당을 깨끗이 닦아내고 바탕칠을 하는 동안에, 그리고 본을 대고 타초 그림을 그리는동안에 스님은 법당을 들여다 보지 않고 잘 기다려 주었어요
그런데 아가씨가 단청에 색을 올리는 동안 멀리 탁발을 다녀왔던 스님은 법당 안에서 들리는 날갯짓 소리가 너무 궁금해 법당 문고리를 잡아 당기고 말았어요  
제 깃털에서 고운 빛을 뽑아 단청에 색을 입히고 있던 오색 영롱한 새 한마리는 몸숨을 구해준 은혜를 갚고자 찾아온거라며 극락정토의 새 가릉빈가라 말하고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그래서 깊은 산골 작은 절 법당에는 꽃 하나가 칠하다 만 채로 남아.. 단청이 한 곳 빠져 있답니다

고운 빛깔을 모두 담아 화려한 듯 하면서도 단아하고 그 부드러움에 조용한 산사의 느낌이 묻어나는 그림이 참 좋은 그림책이에요
옛날 옛적 깊은 산골.. 로 시작하는 옛 전설이야기도 가릉빈가의 모습처럼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여러 빛깔과 무늬를 그려 건축물을 장식하고 벌레나 비바람으로부터 건축물을 오랫동안 보존하는 단청의 기능과 무늬의 종류, 단청의 제작 과정등을 아름다운 이야기와 그림을 통해 만날 수 있어요

그리고 이 책은 전라북도 부안에 있는 내소사가 새워진 내력을 담은 전설에 등장하는 이야기라고 해요
내소사는 결혼 전에 종종 친구와 가보았던 곳인데 산책로와 고운 꽃창살무늬가 기억에 남는 곳이라 책을 보며 그 때의 추억까지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가릉빈가가 미처 마치지 못하고 빠뜨린 단청 한 개.. 그 아쉬움이 더 아름답고 애틋한 여운을 남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어처구니 이야기] 책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단청무늬를 보여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 아이들은 단청 무늬가 있는 건축물이나 문을 보면 어처구니가 사는 집이라고 합니다)
전통문양을 몇 가지 준비해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그 무늬 속에서 꽃과 구름, 동그라미나 네모같은 여러 모양을 찾아보고 예쁜 색을 칠해보기로 했어요

그림책의 마지막 페이지 <<엄마랑 아빠랑>>에서 아름다운 우리 단청에 나온 사진을 보면 직선과 물결무늬 구름 무늬.. 다양한 그림이 서로 어울려 또 다른 그림을 만들어내는 단청이네요
아이들은 꽃도 있고 네모도 있고.. 구름이 있다고 그리고 빨간색, 초록색, 노랑색, 보라색.. 색깔도 찾아보고요
제가 준비한 문양을 보면서 그 안에서도 동그라미와 네모, 꽃을 보며 어떤 꽃일까 이야기도 나눠 봤어요
 
아이들이 처음엔 가릉빈가처럼 고운 색으로 천천히 칠해 넣겠다고 하더니.. 마음이 변했는가 봅니다
후다닥 쓱쓱~ 여러 색 보다는 한 두가지 색깔을 골라서 꽃과 구름에 색을 넣어주네요
더군다나 유주는 규현이 하는거 따라 하고.. 규현이는 유주가 자기것처럼 한다고 엄마한테 이르기 바쁘고요..^^
빨간 구름과 하늘색 구름이 있고 노란색을 칠하면서는 국화꽃이 피었대고.. 해바라기도 있다 해요

색칠하기를 마치고 두 그림을 보니 유주가 규현이꺼를 많이 따라 했어요
색이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그 어울림대로 단청의 느낌은 또 다를거 같고 책에서 보았던 선명한 단청색들의 정교함이 생각나더군요 ㅋㅋ
규현이와 유주, 담에 할 때는 좀 더 다양한 색으로 단청의 색을 흉내내 볼 수 있을까요..^^
봄이 오면 아이들과 궁나들이를 가서 아름다운 우리 단청을 가까이서 함께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