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7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미즈레이코의 만화를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섬세한 그림체도 그렇지만 그 소재와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나를 두근거리게 했는지. 그 시절 그런 소재를 포착한 것도 설득력 있게 풀어나간 것도 참 대단하다 생각한다. 사실 나는 그녀의 단편을 초기작을 더 좋아한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 이 만화가의 개성이 얼마나 찬란하게 펼쳐지는지는 직접 봐야지만 알 수 있다. 돌려 말하면 내용이 길게 이어질수록 긴장감이 떨어진다. <월광천녀>의 결말이 산으로 가기 전에 이미 나는 소장을 중지했는데,으아 정말이지 이 만화 너무 아까웠다ㅠㅜ  그런 전례(?)가 있기 때문일까. 비밀 7권이 여전히 흥미진진했지만 뭔가 불안한 느낌도 없지 않다. 이거 그저 노파심이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특고 아이들 7 - 완결
김민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영국에 호그와트가 있다면 한국에는 강특고가 있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초능력이라는 주제를 이런 유쾌한 개그만화로 펼쳐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정말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드는 만화를 봤다 생각했다. 물론 그 끝이 이렇게 빨리 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해서, 마지막이라는 말이 참 뜬금없다 여겨졌는데. 

그럼에도 마지막 장까지 보고 나면, 그래 이 정도 마무리라면 괜찮은 편이다 느낄 것이다. 내가 아쉬운 것은 마지막 회까지 가기 전에 강특고 아이들의 에피소드가 더 들어갔어도 좋았을 법하다 이지, 그 끝맺음은 눈물 나면서도 웃음이 함께하는 인상적인 마지막이었다. 아이들 능력에서 나름의 깜찍한 반전이 있다는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 개그가 넘실대는 만화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 갑작스런 일에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랐다가 한꺼번에 눈물을 터트린 아이들의 모습이 꼭 나와 같았다. 초능력이 있건 없건, 우리는 모두 외롭고 불완전한 존재이고 또 과거를 그리워하는 망각의 동물이며, 유한한 생명이라는 점을 작가는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만화가 더 좋았던 것 같다. 

마지막은 언제나 아쉬운 법. 하지만 좋은 만화가를 알게 되어 기쁜 마음이 더 크다. 괜찮은 끝맺음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년 데트의 모험 5
권교정 지음 / 씨엔씨레볼루션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신갈나무..> 페이퍼 쓰고 났더니 기분이 좋지 않아서, 정확히는 슬프다는 게 맞겠지만... 현실도피 혐의가 짙은 리뷰를 써본다. 흑-_ㅜ 

<왕과 처녀>란 만화의 주인공이 바로 이 '데트'다. <페라모어 이야기>에서 시작된 데트의 여정은 결국, 한 나라의 왕이 되는 걸로 끝이 난다는 말이다. 그 결말을 알고 있지만 계속 보게 되는 이유는, 미녀를 구하든 용을 퇴치하든 모든 모험은 그 과정이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화가가 구축한 세계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 세계에는 4대강사업 같은 건 없으니까 어헝헝. 바람이 있다면 부디 때 맞춰 잘 나와줬으면 하는 것뿐. 

<어색해도 괜찮아> 같은 학원물도 산뜻하고 풋풋해서 좋았는데 따져보니 벌써 나온 지 후덜덜한 시간이 지났구나. 하지만 거의 변화 없어 보이는 교정님이니까 그때의 감성 돋는 학원물 하나 또 그려주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품고 있다. 물론 데트의 모험이 다 끝난 뒤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해야 하는 딸들 - 단편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시공사(만화)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나는 그의 단편을 더 좋아한다. <아이의 체온>이나 <그는 화원에서 꿈을 꾼다>, 물론 이 책도 빼놓을 수 없지. 거기에 단편은 아니지만 <플라워 오브 라이프>까지. 작품에 대놓고 혹은 살며시 드러나는 게이 코드 때문에, 꽃배경을 뒤로 마성의 게이 드립을 치는 장면을 잊을 수 없는 <서양골동양과자점>이라는 희대의 걸작(!) 때문에 야오이 작가로 알려졌지만, 나는 그가 '관계를 풀어내는 데 능숙한 만화가'라고 생각한다. 그가 그려내는, 사람과 사람이 일으키는 감정의 진동은 종이를 넘어 현실에까지 전해지는 것 같다. 적절한 대사 조절, 때론 글자 하나 없이 그림만으로 이어지지만 흐트러지지 않는 긴장감 등 이렇게 다양한 떨림을 주는 만화가도 드물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랑해야 하는 딸들>은 그가 처음으로 온전히 '여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엄마의 재혼이 마땅찮은 딸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작품은, 다양한 관계 속의 참으로 다양한 여자들을 비춘다.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만화 속 인물들이 엄마와 친구와 때론 남자를 느끼는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 살짝 눈물이 맺히기도. 하지만 다른 작품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은이의 인물들은 끈적하지 않다. 그 산뜻함이 문화적 차이 안에 깃든 '부딪힘에 대한 두려움'에서 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모녀 사이의 이 쿨한 관계는 마음에 든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때론 엄마라는 이유로 나는 소중한 분에게 상처를 주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를 사랑해주는 엄마. 이제껏 엄마란 이름으로 자신의 욕망을 강요한 적 없는 순진한 분이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이제부터라도 엄마에게 좀 쿨한 딸이 되고 싶다. 주인공처럼, 나 역시도 엄마가 죽는다면 아주 많이 슬퍼할 만큼 사랑하고 있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철의 연금술사 24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나왔구나! 설레는 마음으로 후다닥 읽은 뒤에 나온 말은 "다음 권은 언제 나와!"였다.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도, 독자들도 그토록 기다려온 '그날'이 가까워온 것 같은데, 그 결정적인 순간에 컷을 해준 얄미운 작가ㅜㅠ 

연금술이라는 허황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낱말이 제목에 박혀있어 보기 시작했는데, 그 매력에 풍덩 빠져버렸다. 22인가 23권인가 프라이드의 인간예찬은 좀 낯간지러웠지만 그 정도야 참아줄 수 있는 작품이다. 죽은 엄마와의 재회를 꿈꾸었지만 소망은 이루지 못한 채 피를 흘린 형제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상처를 안고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생각하지 못했던 엄청난 음모. 전형적인 모험만화의 전개를 따라가지만 한 번 보면 눈을 떼지 못할 것이다. 과연 형제는 몸을 되찾을까. 약속의 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큰 사건부터 인물들 하나하나에 얽힌 이야기들의 결말이 궁금해질 테니.

엄마를 그리워하는 형제의 이야기는 인간과 호문클루스의 대결로 이어지고 그 속에서는 다시 인간들이 모인 국가와 개인(들)의 대결이 펼쳐진다. 어째 많이 보아온 풍경이 아닌가. 인간들이 모여 생긴 국가라는 집단이 숭고한 희생, 영예, 찬란한 미래 등의 달콤한 말을 핑계로 개인에게 희생을 요구하고 때론 소리없이 짓밟는 모습이. 구성원들이 생각하길 멈춘, 소통없이 굳어진 집단은 인간들이 모였음에도 인간이라 할 수 없는 괴물과 같다. 그러니 이 만화는 '결국, 인간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향해 달려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말은 무엇을 보여줄까.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란 귀연 이름과 다르게 오만방자한 괴물 녀석은 어찌 될 것인지도 궁금하지만 내가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남은 인간들의 이야기다. 국가에 대한 믿음과 권력에 대한 욕망을 버린 우리 주인공들의 삶은 어찌될 것인가. 물론 그것도 살아남았을 때의 이야기지만......이라고 쓰는 사이 다시 다음 권이 궁금해질 뿐이다. 다음 권은 언제 나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