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
기타노 다케시 지음, 김영희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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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으면서 다케시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이 책의 내용들 때문에 머리에 멍이 든것처럼 기분이 안좋았다. '뭐 이딴 사람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욕설만 아니다 뿐이지 많은 내용들이 잘못된 잣대로 비판해놓은 그의 비난들... 혹시 내가 잘못 이해했나 싶어서 책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도 읽어보았다.

 

 누군가 이 책의 제목이 '위험한 일본학'이 아니라 '위험한 다케시'가 맞을 것이라며 꼬집은 글을 보니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일으킨 반응의 반전의 비난이 바로 이 책이 원하는 게 아닐까하는 취지에 대한 예감도 틀렸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 책에 대한 긍정적이고 지지하는 사람들의 내용도 많아서 놀라기도 하고 답답스럽기도 했다. 어떻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

 

 사실 그는 일본이 불행한 9가지 이유를 들어대며 비판하고 있다지만 그가 비판하지 않는 세상이라면 다케시같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독재집단과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전쟁, 남자만이 세상의 주인으로써 살아가며 모든 가정의 여자나 아이들은 그 남자의 권력밑에서 벌벌 떠는 존재로 자유를 박탈 당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세상일 것이다.

 

 그가 비난하는 여자들이나 아이들은 모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그는 그 몇몇의 이상한 사람들을 근거로 모든 악의 근원이 남녀평등교육이 이루어진 민주주의 때문이며 싸잡아 모든 여성들과 아이들을 비난한다.

 

 남성위주의 사회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는 그에게 전쟁이 과연 언제 일어난 일이었는지 그 많은 목적없는 살생과 인간의 잔인함이 가장 강했을 때가 언제인지를 묻고 싶었다.

 

 전쟁과 모든 광기의 세대는 여성위주의 사회가 아니었으며 그가 원하는 모든 남성위주의 세계로 돌아간다면, 세계는 진화가 아니라 도태의 길을 가게될 것이다.

 

 그리고 세계의 어려운 상황에 놓인 나라에 대한 기부에 대해서 그가 발언한 내용을 보면 기부라는 단어의 의미의 기본도 모르는 듯 하다. 기부를 마치 보여서 인정받기 원하는 그의 주장을 보고 발끈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코소보 사태든 팔레스타인 전쟁이든 일본하고는 아무 상관없다.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아프리카 같은 곳을 본 적도 없다. 그런 나라는 우리 지도에  없다고 말해버리면 그만이다. 중략.. "자기파산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원조는 불가능합니다." 라고 선언하고 "하지만 좋은 물건은 많으니, 싸게 팝니다."라며 장사로 잇속을 챙긴다. 중략.. 덧붙여 지금까지 일본이 기부한 돈을 전부 돌려 달라고 하면 더 좋다. -

 

 또, 그가 정치에 입문하는 상황을 가상으로 엮은 부분 또한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은 잘 꼬집은 데 반해 그 자신이 공약을 내걸은 상황을 보면 그 자신 또한 비난 받을 대상임을 확신하게 해준다.
 
 - 저는 이번에 '다케시'당에서 입후보한 기타노 다케시입니다. 중략..이번 중의원 해산을 두고 어느 당의 대표는 '신의 나라 해산', 또는 '모리 감추기 해산'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총리가 "일본을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신의 나라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취소하라. 아니다. 취소하지 마라 같은 논쟁을 나카타초 선생님들은 끈질기게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적당히들 해!" 저는 그렇게 소리치고 싶습니다.

 

 모리가 무슨 일을 하든 상관없습니다. 애당초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진 말입니다. 그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일에 혈압을 올리기 이전에, 지금 정치가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중요한 문제는 내팽개쳐둔 채, 정치가들은 초등학생 같은 싸움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쿠데타나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해 입후보했으며 오늘은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께 제 소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번 연설때, 저는 몇가지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여자와 학생의 선거권을 박탈하겠습니다!"
 "매춘방지법 철폐! 도박 허가!"
 "의무교육은 초등학교까지, 중학교 이상은 사립화!"
 "노인복지제 폐지! 지방자치도 없애겠습니다!" -
 
 - 차라리 일본에도 카지노를 합법화해서 공영 카지노를 시작했으면 합니다. 중략... 덧붙이자면, 스포츠도 전부 프로화해서 공영 도박으로 만듭시다. 축구복권뿐만 아니라 야구복권이나 스모복권도 만드는 겁니다. -


 그가 내걸은 대로 공약이 성공한다면 그가 그렇게 꼬집는 일본의 사회보다 더 처참한 사회와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그가 그토록 뻔히 보이는 바보같은 말을 하는 것은 어쩌면 역으로 결코 더이상 나빠져선 안된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것일까?...
 
 - 중국과 한국이 역사교과서 같은 문제로 항의를 해오면 외교를 끊어 버립니다. 중략.. 외교도 사람 사귀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나라와 사이좋게 지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의존할 수 있는, 신용할 수 있는 나라와 긴밀하게 사귀는 게 좋습니다. 다만, 이시하라의 경우에는 미국과도 외교를 끊을 것 같아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그의 의견대로라면, 힘없는 나라와는 상종도 하지 말며, 지네들 나라에 이득이 될만한 나라에게만 굽신거리고 친구가 되게 노력하라는 건가..

 

 - 아무리 마음에 안 드는 남편이더라도 자식들 앞에선 "아버지는 훌륭한 분이시란다."라고 처음부터 각인시켜야 한다.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도 일종의 '연기'가 필요하다." -

 

 아버지라도 제대로 된 어른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제대로 보는 시각을 아이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 아버지대로 잘못된 인간으로 키울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럼에 그 일종의 '연기'라는 건 올바른 부모라면, 결코 연기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 자식한테 매를 들 때도 어디까지나 심판으로서 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아버지들은 형제들끼리도 제대로 싸워보지 않은 세대라서, 자식을 어떻게 때려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그러다 때리기 시작하면, 유아학대 직전까지 때려버린다. 그래가지곤 자식과 같은 수준밖에 안된다."


 
 형제들끼리도 제대로 싸워보지 않은 세대의 아버지들이라.. 내가 일본 사람이 아니라 그 나라의 정세에 대해 잘 모르는 수도 있다.
 
 - 일도 잘하면서 가정에도 충실한 아버지란 있을 수 없다. 내게 있어 가정이란 이미 있으니까 어쩔 수 없는 것 뿐이다. 중략.. 나에게 이상적인 부친상이란, 여차하면 아내와 자식까지 전부 팔아버리고 도망쳐버릴 수 있는 가정은 '덤'에 지나지 않는다는 자세를 가진 아버지이다.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그가 말하는 대부분의 내용이 비난의 대상을 비판하고 꼬집으면서 자신의 의견을 유머화한 것인지. 그러길 바란다. 그렇다면 그는 상당한 웃음을 주었다.

 

 그의 말 중에는 모두가 틀린 말은 아니다. 몇몇 부분은 동의하고 공감하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또 몇몇의 부분 때문에 마음이 심히 불편하고 뭐 이딴 사람이 다 있나 싶은 내용도 있었다.  

 

 일명 '프라이데이 사건' 또는 '비트 다케시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1986년 12월, 다케시가 자신과 사귀던 여대생을 무리하게 취재한 사진주간지 <프라이데이>의 발간사 고단샤를 자신의 소속사 동료들과 함께 새벽에 난입해 폭행을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징역 6년, 집행유예2년을 받은 다케시는 반 년 이상 모든 프로그램에서 물러났다고 한다.

 

 이 사건을 보면서도 다케시의 폭력적이고 다혈질인 성격이 잘 나타나있다. 그의 얼굴만 보아도 험학한 인상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인상이다. 그는 범죄자를 닮았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고 한다. 그래서 배우인 그는 범죄인 역할도 맡았다고.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무작정 환호를 하는 한국인들이 이해가 되진 않는다. 그가 마지막에 뽑은 불행의 원흉 100인에 그 자신도 포함되야 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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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달 위를 걷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3
샤론 크리치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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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책을 읽기 전에 책 표지에 나와 있는 뉴베리상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이에 대해 찾아보니 뉴베리상은 독서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을 높이고 아동문학가들의 창작욕을 북돋우기 위해 제정된 미국의 아동문학상이라고 한다.

 

 또, 작가에 대해서 검색해봤더니 생각보다 많은 작품을 낸 작가였다. 주로 아동문학중 성장소설을 썼던 것 같은데 <두 개의 달 위를 걷다>는 원문을 비롯한 책과 더불어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것도 있었다. 그러니 <두 개의 달위를 걷다>만 해도 세권이나 다른 버젼으로 나와있다는 것이다.

 

 <두개의 달위를 걷다>는 엄마를 잃은 소녀가 엄마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면서 그 속에서 자신의 상처와 가족들의 상처를 이해하게 되는 서정적인 자아 성장 소설이다. 13세 소녀 살라망카와 그의 별나고 만만찮은 친구 피비, 언제나 조곤히 지켜봐주는 친구 벤.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매우 모험적이거나 초특급 말괄량이같은 일들이 아니다. 존재하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일들, 일탈, 이웃과의 교류, 가족과의 교감에 대한 공감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살라망카는 이 별난 친구 피비와 친해지면서 피비와 그녀의 가족간의 환경을 지켜보게 된다. 뭔가가 잘못된 것은 알지만 성미가 까다로운 피비에게 감히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할 수 없는 살라망카는 피비와 그녀의 가족들을 보면서 자신과 가족의 상태를 보다 이해를 두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이런 이야기를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동행한 '엄마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에 대해 더욱더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선생님이 학급 아이들의 일기장을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모두의 앞에서 읽는 부분에선 아이들 모두가 곤혹스러워하고 부끄러워한다. 일기는 그 날 있었던 일을 자신의 감정과 함께 스스로 기록하는 일인데 한 학급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라 아이들이 써놓은 일기의 내용은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해도 서로가 누구의 일기장인지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그 일로 사이가 좋았던 몇몇은 다투기도 하고 서로가 서운해하기도 한다. 작가가 이 이야기를 넣으면서 말하려고 하는 바는 개개인의 사생활 존중과 배려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좋은 취지에서 그랬다고 하지만 어른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일기장을 만인의 앞에서 줄줄 읽어나간다면 부끄러운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구나 일기장에 나온 주인공들이 앞에 있는 것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결국 피비의 터무니없는 오해의 일기로 인해 선생님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피비라는 아이는 살라망카보다도 더 생생한 개성이 살아있다. 뭔가 제대로 되지 않은 아버지의 완벽함을 동경하고 주부로써 충실한 어머니에게 냉정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부모님 모두를 사랑하면서도 허위의식부터 배운 아이. 무슨 일이 일어나면 모든 상황에 대해 부정적이다 못해 터무니 없는 근거를 들어가며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아이. 이것이 모두 그녀가 자신의 자아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부작용이 아닐까. 살라망카가 가끔 지독히도 미워할만큼 밉살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소녀가 바로 '피비'이다.

 

 벤 또한 빠질 수 없는 살라망카의 남자친구. 13세라면 이제 이성에 대한 관심이 보푸라기처럼 피어오를 시기이다. 그저 이성친구에 대한 호기심에서 자연스레 관심으로 옮겨지면서 꽃피우는 귀여운 그들의 사랑보다는 우정이야기. 그 나이때가 가장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또한 재미있고 따뜻한 캐릭터로 주인공 살라망카는 복이 많은 아인가보다. ^^ 비록 엄마를 잃고 슬픔과 반항끼를 가진 살라망카였지만 여느 성장소설처럼 살라망카 또한 이야기의 마무리쯤에 가있을 때는 부쩍 성장해 있다.

 

 마치 잔잔한 미국성장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책은 한국의 아이들에게도 감성과 공감을 충분히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된다. 어른이 이 책을 읽는다면 특히 아이를 둔 부모라면, 좀더 아이들의 시각으로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좀더 커다란 감성을 지닌 아이들의 의사를 소중히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릴 때는 '꼬마 니콜라', '빨간머리 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등과 같은 성장소설이 있었는데, 정말 재밌게 읽었었다. 아직도 좋은 책으로 꼽히고 이들 책처럼 앞으로도 더 좋고 가슴 한가득 감성을 채워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 이 시대에 자라나는 자아를 가진 생명체들이 모두 진정하게 바른 길로 성장해 나가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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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프란츠 카프카 지음, 곽복록 옮김 / 신원문화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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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의 카프카>




<제레미 아이언스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카프카'>


<카프카가 살던 집>


 

 카프카는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그는 복잡하고 폭력적인 세계에서 태어났으며 그 세계는 역사가 그 의미를 부여한 기호들로 가득 차 있는 공황상태였다. 프라하 구시가지의 대광장은 몇세기에 걸쳐 종종 유혈이 낭자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무대였다고 하니 좁은 공간에 갇혀 살던 카프카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의 머리속에 있는 세계는 놀라운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나를 해방시킬 것이며, 어떻게 나를
괴롭히지 않고, 그것들을 해방시킬 것인가.
오히려 그것을 내 속에 간직하거나 묻어두고 괴로워하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

- 1913년 6월 21일 카프카의 일기 - 中

1910년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1912년에 작품 '변신'을 탈고했고 1914년 31살이 되면서 작품 '심판'을 기고한 것으로 기록에 나와있다. 카프카는 '가공할 이중 생활, 도피할 곳은 오직 광기뿐'이라고 외쳤으며 자신의 자아를 믿지 않았다고 하는데 시대적 상황과 연관시켜 보았을 때 그도 그럴 것이 비인간적이고 폭력으로 둘러싼 끔찍한 시대를 살았었으므로 자신의 내면으로 더더욱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며 그것이 문학에 더더욱 매진할 수 있는 이유였을 것이다. 그를 괴짜나 정상적으로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민감하고 예민했던 그가 과연 그런 시대적 배경을 안고 자아와만 조화를 이루며 정상적이었다면 더 이상한 일이 아닐까.

작품 '변신'에서는 잠자는 벌레로 변신 후 숨쉬는 생명 자체만으로도 미움을 샀다.

가족간의 절대적 사랑과 믿음이 가능한가. 작품 '변신'에서 사실 따지고 보면 가족들의 생활은 그렇게 비참하지도 또 그들의 미래가 그렇게 어둡지만도 않다. 하지만 그들은 벌레로 변한 잠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투영시켰다. 그들의 이기심은 딱히 목적은 없지만 대상을 필요로 했던 것 같다. 잠자가 변신 전에는 그들은 잠자가 벌어들이는 돈으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자유롭고 사치스럽게 생활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자 돌변한 건 잠자 자신의 벌레로의 변신만이 아니다. 나머지 가족들은 개인주의, 이기주의, 방관주의 같은 문제의 핵심에서 도피하려는 것만으로 똘똘 뭉쳐 변신하게 된다.

 

 잠자가 변신전에 가족들에게 절대적 사랑을 바친데 비하면 그 가족들은 잠자에게 그가 자신의 기능을 다 했을 때에만 의무적인 가족이 된다. 이 글을 쓴 시대가 전쟁과 폭력, 이데올로기, 모든 비이성적이 사건이 터질 때라고 하니 아마도 글쓴이는 그런 시대 속에서 인간들에게 환멸을 느끼고 가족 간에서 희망을 발견할 가능성을 찾고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결국 잠자의 변신으로써 죄책감을 느끼는 잠자에게서만 인간에 대한 동정심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잠자의 아무 관심 없는 죽음 후 마지막 장면의 여동생의 고운 자태를 그때서야 알아보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정권의 교체, 즉 새로운 시대를 의미한다고 하니, 그 시대가 밝을지에 대해서는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조상도 없이, 결혼도 안하고, 자손도 없이. 조상에 대한,
결혼에 대한, 자손에 대한 강렬한 욕망만을 지닌 채.
조상, 결혼, 자손.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손을 드잡는다.
그러나 그들은 내게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 1921년 1월 21일 카프카의 일기 中 -

 카프카는 가정에서 안식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나의 가정, 애정에 넘치는 가족들 속에서도 나는 전혀 남과 같은 기분으로 살고 있다네. 중략.. 왜냐하면 이런 속물들과는 이야기할 건덕지도 없을 뿐 아니라, 문학 이외의 이야기는 모두 나를 죽도록 지겹게 만드니까 말일세." 라고 한 것을 보면, 가족과는 친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지만 25년 이상을 누이 Ottla에게 편지를 썼다고 하니 누이하고는 친했던 것 같다.


 작품 '심판'은 처음부터 무슨 연고인지 밝히지 않고 진행되는 사건의 핵심은 마지막까지 도대체 어떤 원인 때문에 주인공 K가 처형을 당했는지 모른다는 것에 있다. 긴 서사의 이야기의 과정에서는 도대체 이런 이야기들이 서로 어떤 연관을 가지고 있고 단편적인 이야기들의 관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수가 없다.

 그가 그렇게 소송을 위해 뛰어다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전혀 보이지 않고 마치 제 자리에서 한 바뀌 돌면서 일어나는 일들 같다. 변호사들, 여자들, 화가 등이 등장해서 그를 도울 것 같이 하지만 결국 뻔지리리한 말만큼이나 아무 효과가 없다.

 거의 마지막 부분에 신부와의 대화가 인상깊다. 문지기와 시골에서 올라온 사나이의 이야기는 문지기의 입장이나 사나이의 입장에서 따로 시각을 달리 하고 본다면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결국 아무것도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한 권력의 허위에 대한 것이다. 작품 '심판'의 몽환적이고 이해하기가 다소 힘든 내용 속에서 그가 말하려고 했던 것은 바로 이 권력의 허위가 만연한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의 익명성에 대해 인간 운명의 부조리성과 인간 존재의 불안을 날카롭게 통찰하는 것이었다.

 카프카의 두 작품을 보면서의 그의 세계를 이해할 듯 하면서도 완전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마치 그의 꿈속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처럼 한참을 이야기의 꽁무니를 따라 다니느라 머리가 복잡했다.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고 책에선 세명의 연인이 있는 걸로 나오지만 그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보니 3명이 더 있는 것으로 나왔다.

 현대에 우리는 전보다 더 많은 사건사고소식을 접하고 지낸다. 뉴스를 보면 마치 19세 관람불가일 것 같은 사건들을 천지로 떠들어댄다. 인터넷의 선과 악의 정보는 누구나 쉽게 흑과 백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라 할지라도 모든 이에게 마치 판도라의 상자라도 펼치듯이 공개된다. 아이들은 저 살인자가 왜 사람들을 토막내 죽였냐고 어른들에게 물어본다.

 옛날보다 더 끔찍한 것은 공개된 해악의 내용을 자연스레 알게 되어 그에 대한 자아의 상처를 해소해줄만한 도구가 없다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카프카의 자아에 중심을 둔 인간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현대에도 다름없이 깊은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는 것이다.



        <"카프카의 어린시절 에피소드 하나">

밀레나가 읽었다고 하는 한 신문에 나오는 것이다. 밀레나는 이 이야기를 "그 보다 더 아름다운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찬양했다.

카프카의 어머니가 어느 날 20헬러 짜리 동전을 주었다. 그것은 대단히 큰돈이었다. 카프카는 무엇인가 사고 싶어서 밖으로 나갔다가 여자 거지를 보았다. 그 순간 카프카는 그 돈을 거지에게 주려고 했다.

그러나 그 돈은 소년에게나 거지에게나 너무나 큰돈이었다. 카프카는 거지가 자기에게 머리를 굽실거리며 고마워하고 칭송할 것이 겁이 났다. 그래서 그 동전을 10크로이저 짜리 동전 열 개로 바꾸었다.
카프카는 열 개의 동전을 하나씩 거지가 자신을 같은 사람으로 알지 못하게 여러 골목을 돌면서 하나씩 쥐어주었다. 열 번이나 그렇게 한 나머지, 그리고 신경을 너무 쓴 긴장 탓으로 카프카는 마침내 녹초가 되어 버렸다.

이 에피소드는 카프카의 삶에 대한 태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카프카는 남들에게,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유독 친절했다.

출처 : "카프카의 연인 밀레나", "평전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카프카에 대한 유용한 자료 사이트 - http://the_isle.hihome.com/~the_isle/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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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마르티 레임바흐 지음, 최유나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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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가끔 생각해본다. 장애를 가졌다는 건 어떤 것일까. 내 자신이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거나 어느 순간 사고로 인해 생긴 장애가 나를 어떻게 버티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멀쩡한 내 몸을 보면서 장애를 가진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곤란스럽다. 내가 그들을 쳐다보면 그들은 장애를 가지지 않은 몸을 가진 내 시선을 증오하거나 상처받을지도 모르고 내가 그들에게 위로를 하거나 동정적으로 대하면 절대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자신들의 생활에 대해 감히 위선적인 모습으로 대하는 것 같아 마음이 혼란스럽다.

 

 그렇다고 내가 장애를 겪어야 하는 몸으로 될 수도 없다. 한번 되었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이해하고 싶지만 전부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내가 만일 엄청난 공황상태를 겪고 있을 때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고 그에게 느끼게 할 수 없듯이 말이다. 그래도 나는 그들을 이해하고 싶다.

 

 책 <다니엘>은 태어날 때는 엄마를 보며 해맑게 웃고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는 눈을 마주치며 평범해 보였던 한 아이가 어느순간부터 누군가와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고 평범한 아이들처럼 뭔가를 배운다는 것이 힘들어진 주인공 다니엘이 '자폐증'이라는 병원의 진단하에 가족들이 겪는 공황과 특히 어머니가 가진 모성애의 진정한 참모습을 보여주는 가슴이 아프면서도 따뜻해지는 드라마보다 더 감동스런 마르티 레임바흐의 자전적 소설이다.

 

 '다잉 영'이라는 영화의 원작이기도 하다는데 아직 이 영화를 보지는 못했다. 책으로 그려내는 이 작품과 영화로 그려내는 그 작품은 과연 어떤 차이를 두고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다니엘'은 구구절절 가슴 아픈 이야기들로만 이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너무나도 힘든 이야기가 될 수 있는 내용을 다니엘의 엄마 '멜라니'라는 용기있는 여성에 의해 결코 자식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는 밝고 매력적인 이야기다.

 

 멜라니라는 인물은 처음부터 끝까지 결코 변하지 않는 모성애와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신념을 보여주는 여성이다. 그에 비해 그의 완벽한 남편 스티븐은 자꾸만 정상적이지 않은 자신의 아들 다니엘을 외면한다.

 

 둘의 대조는 멜라니의 모성애를 더욱더 자극시키고 더욱더 돋보이게 한다. 스티븐은 지극히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한 자신의 딸 에밀리에게만 애정을 쏟는다. 남자는 영원히 크지 않는다고 누가 그랬던가.. 스티븐은 그런 흔하디흔한 남자였다.
 
 그는 다니엘이 문제를 일으키면 일으킬수록 다니엘을 보지도 않고 오히려 문제에서 회피하려고만 한다. 그에 비해 멜라니는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는 에밀리보다는 자신이 아니면 누구도 봐주지 않을 다니엘에게 모든 정성을 쏟는다. 여기에서 어머니는 어느 누구보다 위대하다는 것을 인정할 안할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더 나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멜라니가 다니엘에게 아무런 조건없이 내리쏟는 무한한 애정은 책을 읽는 나에게로 하여금 가슴 한구석에서 뜨뜻한 온천수가 터뜨려지듯이 뜨꺼워지는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 어떤 사람에게 자신의 아이를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지 말라고, 혹은 그냥 되는 대로만 보살피라고 요구하는 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일이다. 그들에게 있어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것은 위험을 물리치고 말겠다는 굳은 의지를 꺽는 일과 같다. 불길 속을 뚫고 들어가서 포악한 마법의 용을 죽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것이다. 상황이 절망적이라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런 일이다. 나쁜 방법이라도 뭐든 해보는 것이 훨씬 낫다. -

 

 341p에는 멜라니의 동네에 사는 동네 깡패들의 칼에 찔러 죽은 아들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새 운동화를 뺏기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칼에 찔려 죽은 그 아들의 꿈을 아이의 아빠는 매일 밤 꾸었다고 한다. 밤이나 낮이나 쉴 새 없이 꾸는 그 꿈의 내용은 자신도 아들이 찔려 죽던 현장에 있었으며 깡패들 뒤로 무성하게 자란 덤불 속에서 쭈그리고 앉아 사건이 일어나려는 찰나에 자신이 아이를 구해내는 꿈을 꾸기도 하고 상황이 이래저래 바뀌더라도 어쨌든 결과는 자신이 아들을 구해냈다는 것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멜라니는 자신의 현실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그녀의 현실은, 다니엘이 비정상적인 뇌로 평화로운 삶을 누리는 동안 자폐증이라는 끔찍한 지옥에서 그 두 사람이 무사하게 빠져나올 방법을 찾아 몸이 산산이 부서지도록 돌아다닌다는 것이었다.

 

 모든 가능성과 방법에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던 그녀는 돈이 떨어지고 힘든 생활속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스티븐의 무관심과 냉담한 반응은 더욱더 그녀의 가슴을 타들어가게 하고 피를 빠짝 말린다.

 

 그러나 구원같은 빛이 있었으니 바로 '앤디 오코너'의 출연이다. 의학계에선 이단아, 초일류 사기꾼으로도 불리는 이 남자는 새로운 방식으로 그 전에는 기대도 못했을 만큼 아이의 상태를 개선시키고 드디어 한 단어조차도 배우기 힘들고 지독하게 무언가에 집착하던 다니엘이 하나씩 배워나가게 하는 기적을 일구어 내는데..

 

 멜라니와 앤디 오코너의 만남은 완벽하다. 사이에 그 끈이 되어주는 다니엘이 있기에 더욱더 찐한 감격과 성취감, 더불어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집념에 의한 감동스런 보상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자전적 소설이니마치 내용이 매우 현실적이다. 자칫 너무나도 어두워질 수 있는 내용이지만 작가가 말하려는 바는 그런 것이 아니다. 마지막의 부분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멜라니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을 시사해준다.

 

 그 새로운 인생에서는 원래 있던 멤버가 희망으로 똘똘 뭉친 신예 멤버로 바뀌긴 했지만 앞으로의 삶에는 더더욱 많은 기쁨과 감동이 일어나게 될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실망과 좌절과 두려움은 언제나 눈만 돌리면 옆에 버티고 있는 것들이기에 인생에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힘과 가능성, 구원의 빛을 생의 막바지에서 인생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긍정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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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그들의 이야기
스티브 비덜프 엮음, 박미낭 옮김 / GenBook(젠북)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전혀 색다른 목소리의 책. 페미니즘에 의해 여성해방운동이 시작되었지만 여기서 변화가 필요했던 건 여성 뿐 아니라 남성 또한 그들의 억눌리고 잘못된 관념에서 벗어나야 하는 남성해방운동이 필요했다. 여성해방운동에 의해 그동안 잘못된 남성들에 의해 학대되었던 여성은 남성 위주의 사회의 잘못된 관행들을 고발했고 이에 따라 그동안 착하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던 남성들까지 함께 죄책감과 책임을 느끼며 수치감과 열등감까지 느끼게 되는 상황으로 번졌다.
 

  "50년대 남성들은 그들이 일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모르는게 없었지만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략.. 감정이 결여된 채 행동만 있었다.(베트남전이나 걸프전, 아프가니스탄전에서는 전쟁을 시작해 놓고, 생각은 나중에 하는 식이었다.)" 59p

 

 - 아버지에게서 축복받지 못하는 것은 하나의 상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이틀 동안을 나는 아버지 곁에서 머물면서, 아버지가 내게 사랑한다고 말해주길 기다렸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 말을 해주지 않았다. 당신이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있을 수 없다면 그것도 상처가 된다. 함께 있을 수 없는 아버지, 자녀들에게 냉담한 아버지, 부재중인 아버지, 일 중독중 아버지... 또 늘 비판만 하는 아버지... 


 어머니에게서 받은 상처도 있다. "널 보면 넌더리가 난다. 저 녀석들하고 같이 좀 안 다닐 수 없니?" "그런 짓 그만두지 않으면 고아원으로 보내버린다." "어쩌면 그렇게 네 아버지하고 똑같(아버지는 도끼로 내려치지만 어머니는 수치심이라는 독약으로 천천히 죽인다.) -

 

 그 밖에 상처들로 얼룩진 삶.. 성인식의 목표는 원대한 것이다. 이 모든 상처들을 의미 있는 범주 안으로 끌어들여서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니까 말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슬픔을 되돌아보는 여행은 종종 자유와 온전함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일이 없다면 삶은 부패한다. 그러나 일에 영혼이 담기지 않으면 삶은 질식해 죽는다. -알버트 까뮈<남자가 된다는 것>에서 인용-


 십대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가장 첫 번째가 행동이나 말이나 태도를 통해 그들이 "관심 없어요"라고 말할 때 그 말의 진짜 의미는 관심이 있다는 의미라는 사실이다. 호주의 밴드 레귤지테이터의 리드싱어이자 기타리스트인 쿠안 예오안스가 지은 이 노랫말은 그런 청소년들의 상태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티끌만한 진실이 내 눈을 찌르네. 마치 지옥처럼 날 찔러 울게 만드네."

 

 110,153, 230p의 비판적이지만 위트가 있는 일러스트레이트도 재미있다.

 

 - 용기있는 남자가 누구인가 하고 묻는다면 전통적으로 사나운 짐승이나 높은 파도와 싸우는 총을 든 남자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말발굽이나 총알의 위협을 무릎쓰는 행위는 용감한 행동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런 일은 어느 정도의 시간을 버티면 끝나는 일이다. 세상에는 이와는 다른 종류의 용기가 있다. 이런 식의 용기는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그런 용기는 갑자기 일어났다 끝나는 영웅적인 행위가 아니라 매일매일 포기하지 않고 살아나가는 끈질긴 삶을 말한다. 쉽사리 눈에 띄진 않지만 둘러 보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게 바로 이런 용기다. 그리고 남녀 구분없이 모두에게서 발견되는 이 용기야말로 가장 진실되고, 가장 강한 용기일 것이다.  엘리엇 펄먼 -

 

  동티모르에서의 구출 작전에 대한 이야기와 저자가 아버지를 간호하면서 쓴 일기같은 이야기를 통해 남자냐 여자냐를 떠나서 느끼게 될 교훈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제시해준다.
 
 많은 이야기들의 사례들과 저자 자신의 이야기들로 가득한 <남자, 그 잃어버린 진실>과 <남자, 그들의 이야기> 책 두권에 나온 남성들의 상처와 그들의 진지한 이야기들 통해 진정한 남성으로 가는 앞으로의 길과 사회 전환인식의 필요성에 대해서 저자는 강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진정한 남성이 되는 길을 터줄 도우미의 역할을 하면서도 여성들이 이 사실에 대해 기꺼이 응원을 해준다면 힘을 합쳐 세상을 살 만한 곳으로 만들어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독자들 모두의 삶에도 뭔가를 이루어 내기를 소망한다.

 

 초점이 남성에 맞추어지긴 했지만 함께 살고 있는 동반자로써의 남성들의 속마음을 모르는 것도 많은 사실인게 여성들일 것이다. 하지만 전혀 그녀들에게도 이질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앞으로 세상의 밝은 진화에 대해서 기꺼이 기뻐할 것이다. 게다가 남성이 바뀐다는 것은 여성들에게는 더욱더 삶에 활기를 가져다줄 뿐 아니라 남성들 자신 조차도 하루하루를 기쁨이 만연된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럼에도 과정은 쉽지 않을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헛된 판타지로밖에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고 어떤 이는 이해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어버렸다던가, 또는 아예 이 책을 접하지 못하거나 이 남성해방운동에 대한 정보에 전혀 알지 못하다던가하는... 적극적이지 않은 운동은 결코 결과를 보기 힘들 것이다. 현주소가 어찌됐든 과정과 결과로부터 바뀌는 것과 정체된 삶의 두 부분으로 나뉘게 될 것이다.

 

 이 책이 남성을 비롯해 여성에게도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나는 이 책의 정말 진실하고 중요한 초점의 주제에 대해 응원을 메아리를 보낸다. 또한, 자라나는 세대가 올바른 가치관과 제대로 된 진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다 올바른 어른들의 지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남성과 여성이 될 우리의 아이들이 잘못된 사상의 어른들에 의해서 제대로 된 해방의 길을 가지 못하면 잘못된 관습과 습관은 반복될 수 밖에 없고 그 순환고리를 더더욱 끊기가 힘들 것이다.

 

 편집과 구성 또한 보기에 재미있게 되어 있어서 더더욱 흥미를 끌었던 이 책은 책에서보다 더 많은 긍정적인 일들을 현실 세계에서 그 가능성을 두고 있다. 책에서 나왔던 '완벽함을 찾기 어려울 때는 그게 망쳐지는 걸 감내해 낼 용기를 낸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라는 말처럼 조심스럽게 넓고 깊은 이번 여행을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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