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달 위를 걷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3
샤론 크리치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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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책을 읽기 전에 책 표지에 나와 있는 뉴베리상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이에 대해 찾아보니 뉴베리상은 독서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을 높이고 아동문학가들의 창작욕을 북돋우기 위해 제정된 미국의 아동문학상이라고 한다.

 

 또, 작가에 대해서 검색해봤더니 생각보다 많은 작품을 낸 작가였다. 주로 아동문학중 성장소설을 썼던 것 같은데 <두 개의 달 위를 걷다>는 원문을 비롯한 책과 더불어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것도 있었다. 그러니 <두 개의 달위를 걷다>만 해도 세권이나 다른 버젼으로 나와있다는 것이다.

 

 <두개의 달위를 걷다>는 엄마를 잃은 소녀가 엄마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면서 그 속에서 자신의 상처와 가족들의 상처를 이해하게 되는 서정적인 자아 성장 소설이다. 13세 소녀 살라망카와 그의 별나고 만만찮은 친구 피비, 언제나 조곤히 지켜봐주는 친구 벤.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매우 모험적이거나 초특급 말괄량이같은 일들이 아니다. 존재하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일들, 일탈, 이웃과의 교류, 가족과의 교감에 대한 공감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살라망카는 이 별난 친구 피비와 친해지면서 피비와 그녀의 가족간의 환경을 지켜보게 된다. 뭔가가 잘못된 것은 알지만 성미가 까다로운 피비에게 감히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할 수 없는 살라망카는 피비와 그녀의 가족들을 보면서 자신과 가족의 상태를 보다 이해를 두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이런 이야기를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동행한 '엄마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에 대해 더욱더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선생님이 학급 아이들의 일기장을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모두의 앞에서 읽는 부분에선 아이들 모두가 곤혹스러워하고 부끄러워한다. 일기는 그 날 있었던 일을 자신의 감정과 함께 스스로 기록하는 일인데 한 학급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라 아이들이 써놓은 일기의 내용은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해도 서로가 누구의 일기장인지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그 일로 사이가 좋았던 몇몇은 다투기도 하고 서로가 서운해하기도 한다. 작가가 이 이야기를 넣으면서 말하려고 하는 바는 개개인의 사생활 존중과 배려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좋은 취지에서 그랬다고 하지만 어른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일기장을 만인의 앞에서 줄줄 읽어나간다면 부끄러운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구나 일기장에 나온 주인공들이 앞에 있는 것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결국 피비의 터무니없는 오해의 일기로 인해 선생님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피비라는 아이는 살라망카보다도 더 생생한 개성이 살아있다. 뭔가 제대로 되지 않은 아버지의 완벽함을 동경하고 주부로써 충실한 어머니에게 냉정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부모님 모두를 사랑하면서도 허위의식부터 배운 아이. 무슨 일이 일어나면 모든 상황에 대해 부정적이다 못해 터무니 없는 근거를 들어가며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아이. 이것이 모두 그녀가 자신의 자아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부작용이 아닐까. 살라망카가 가끔 지독히도 미워할만큼 밉살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소녀가 바로 '피비'이다.

 

 벤 또한 빠질 수 없는 살라망카의 남자친구. 13세라면 이제 이성에 대한 관심이 보푸라기처럼 피어오를 시기이다. 그저 이성친구에 대한 호기심에서 자연스레 관심으로 옮겨지면서 꽃피우는 귀여운 그들의 사랑보다는 우정이야기. 그 나이때가 가장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또한 재미있고 따뜻한 캐릭터로 주인공 살라망카는 복이 많은 아인가보다. ^^ 비록 엄마를 잃고 슬픔과 반항끼를 가진 살라망카였지만 여느 성장소설처럼 살라망카 또한 이야기의 마무리쯤에 가있을 때는 부쩍 성장해 있다.

 

 마치 잔잔한 미국성장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책은 한국의 아이들에게도 감성과 공감을 충분히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된다. 어른이 이 책을 읽는다면 특히 아이를 둔 부모라면, 좀더 아이들의 시각으로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좀더 커다란 감성을 지닌 아이들의 의사를 소중히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릴 때는 '꼬마 니콜라', '빨간머리 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등과 같은 성장소설이 있었는데, 정말 재밌게 읽었었다. 아직도 좋은 책으로 꼽히고 이들 책처럼 앞으로도 더 좋고 가슴 한가득 감성을 채워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 이 시대에 자라나는 자아를 가진 생명체들이 모두 진정하게 바른 길로 성장해 나가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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