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를 보니 환한 웃음 가득한 선재 스님의 모습에 밝고 건강한 기운을 전해 받는 것 같다.
<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은 조금은 특별하다.
단순히 자신이 스님이기에 절에서 만드는 음식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본인 자신이 병고를 겪었기에
몸에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을 경험을 통해 설득력 있게 소개해주시는 것이다.
간이 약해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먹으면 두드러기로 고생하셨던 스님은
본인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건강을 되찾고, 또한 지금은 아프지 않더라도 먹는 것에 주의하여
그 건강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계신다.
사실 살아가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중 하나가 먹을거리가 아니던가.
선재 스님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 중 하나는 식습관이라고 말씀하셨다.
잘못된 예는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었다.
먹기 편하고 금방 조리할 수 있어서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를 자주 사용하고
각종 식품첨가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군것질거리를 찾았던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먹는 것도 즐거움이라며 이왕이면 맛있는 것이 행복이라 여겼었는데
그 이면에는 단맛, 자극적인 맛에 중독되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었다.
선재 스님의 이야기와 요리는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살리는 사찰음식이었다.
수행에 장애가 된다 하여 육류, 술, 오신채(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를 금기음식으로
정해놓은 사찰음식. 그러나 계율을 떠나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재료를 대하는 마음부터
다루고 요리하고 먹는데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가르침이 있고 소홀함이 없었다.
출가의 길을 걷거나 걷지 않거나, 요리를 하는 사람이거나 하지 않고 먹기만 하는 사람이거나,
우리가 늘 생각해야 하는 것은 세상 만물이 부처님 이라는 것, 귀한 존재라는 것,
만나는 모든 이를 부처님처럼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25p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 자세도 마찬가지이다.
식재료도 부처님이고, 모든 사람이 부처님임을 안다면 음식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부처님을 섬기는 것이다.
그래서 삼덕(청정, 유연, 여법)을 갖춘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 먹는 사람, 음식 재료 역시 청정하고 유연하며 법다워야 한다. 55p
음식은 물론 제철음식이 좋지만 남에게 좋다고 나에게도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개개인의 체질과 건강상태에 맞게, 계절에 따라 맞는 제철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선재 스님은 그러한 부분을 자세하고 알기 쉽게 사진과 함께 설명해 주셨다.
무엇보다 그러한 재료들이 우리가 늘 먹는 것이고 시장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것들이어서
스님이 알려주신 요리법을 직접 만들어보기에도 좋은 것 같다.
정갈하고 깔끔해 보이는 음식 사진은 재료 고유의 색감이 살아 있어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음식에 사용된 재료들이 어디에 좋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설명 되어 있어 바로바로 이해가 되었다.
적혀있는 조리법 또한 어렵지 않아 쉽게 따라할 수 있기에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큰 부담이 없는 것 같다.
책 곳곳에는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정보들이 참 많았다.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떫은맛의 육미. 이 여섯 가지 맛을 체질에 맞게 골고루 먹으면 건강하다고 한다.
그리고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사찰음식답게 자연에서 어떤 음식 재료들이 각각의 맛을 가지고 있는지 잘 소개되어 있다.
약이 되는 세 가지 양념(생강, 후추, 소금)도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선재 스님께서 겪으신 일화들이 인상 깊었다.
대상포진을 아홉 번이나 걸리셨던 다른 스님께서 고구마튀김을 드시려고 하자 첫 숟가락은 맑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안 된다고 말리셨던 선재 스님.
또 다른 일화로는 성지순례동안 잘 드셨던 수녀님들은 끝으로 갈수록 힘들어 하시고
가려야 할 음식들이 많아 잘 드시지 못했던 스님들은 오히려 생생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수녀님들이 그 비결이 뭐냐고 묻자 "다만 몸에 좋지 않은 것을 먹지 않았을 뿐입니다."라고 선재 스님은 말씀하셨다.
밖에서 파는 음식은 화학조미료가 들어가 있을 것이고 과자와 아이스크림, 가공식품은 면역력을 떨어뜨렸던 것이다.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지 않은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삼소회 회원들과 함께한 성지순례에서도 절감할 수 있었다. 133p
다시 한 번 음식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건강을 위해선 몸에 좋지 않은 화학조미료, 가공식품, 청량음료는 되도록 줄이고
역시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어야 하겠구나 싶다.
그래야 음식의 기운이 그대로 몸과 마음에 전해질 것이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건강!! 이제는 건강한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