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소개로 알게 된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
1948년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베르네유쉬르아브르에서 태어난 작가이다.
음악가 집안 출신의 아버지로부터 음악적 감수성을, 언어학자 집안 출신의 어머니로부터 언어적 감각을 익힌 작가라는 점이 흥미를 부른다.
그러나 키냐르는 비극적이게도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라틴어 등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집안 분위기로 인해 자폐증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18개월의 일이었다.
외삼촌의 기지로 사탕을 빨면서 자폐증에서 벗어났던 키냐르는 17세 무렵 재차 자폐증을 앓는데 이를 계기로 작가로서의 소명을 깨달았다고 하니 전화위복의 한 사례라 할 만하다.
물론 전화위복이란 평가가 비인간적이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부를 수도 있다.
의미로운 작품세계를 드러내 보여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작가가 있겠지만 정작 그는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 수 있기 때문이다.
키냐르는 ‘메두사에 관한 소론‘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생존을 위해 글을 썼다. 내가 글을 썼던 이유는 글만이 침묵을 지키며 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읽은 프랑스 작가는 카뮈, 사르트르, 레몽 장, 르 클레지오, 파스칼 레네,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마르그리트 뒤라스, 로맹 가리/ 에밀 아자르 정도이다.
모두 작고한 문학평론가 김현 교수의 소개를 받아 읽었던 작가들이다.
첫 탐색을 위해 도서관에서 빌린 키냐르의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은 프랑스 작가들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해줄 작품이다.
˝시, 되찾은 단어, 그것은 이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하며, 어떤 이미지 뒤에나 숨어 있게 마련인 전달 불가능한
이미지를 다시 나타나게 하며, 꼭 들어맞는 단어를 떠올려 빈칸을 채우고.. 은유의 내부에서 실행 중인 단락을 재현하는 언어이다...˝
깊은 관심을 부르는 구절이다.
한 동안 키냐르를 읽게 될 것 같다. 무엇보다 분량이 적어 위압적이지 않아 좋다. 소개해준 분께 감사 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