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lma는 손에 닿을 수 없는 보물이라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플라톤의 향연에 나오는.. 이 단어를 아이디로 하는 블로거에게 내 글에 대해 물었다. 늘 쉽게 쓰지 못한다는 자책감, 그리고 그런 까닭에 재미도 없다는 난감함에 시달리는 나를 그는 정확히 꿰뚫어 보았다.
경복궁 단청에 대해 쓴 내 글에 그는 시작 부분이 너무 흥미가 떨어진다는 말, 듣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내 관심사에 따라 쓴 글이라는 말 등을 했다.
듣는 사람에게 추억을 만들어줄 이벤트성 멘트가 필요하고 설명은 잘 하지만 듣는 사람의 흥미를 이끌 요리를 잘 하지 않는다는 것이 내 글을 오래 지켜보아온 그의 진단이다. 흥미를 이끌 메뉴를 내놓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흥미 있는 메뉴를 잘 내놓지 못한다기보다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히는 글이다.
최근 내가 읽고 있는 정도언 박사의 ‘프로이트의 의자‘(개정판)를 추천하고 싶다. 쉽고 친절하게 풀어 쓴 정신분석 책이어서 개념을 익히는데도 유용하고 비유가 풍부해 설명 능력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최근 나는 짧게 쓸 시간이 부족해 긴 글을 썼다는 파스칼의 말을 응용해 쉽게 쓸 시간이 부족해 어려운 글을 썼다는 말을 했다.
재미로 한 말이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쉽게 쓰는 것은 의지, 능력, 시간 등이 모두 필요한 과제이다. 절대적으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쉽고 친절해야 한다. 심찬이시(深撰易施)가 답이다. 깊이 연구해 쉽게 베풀자는(풀어내자는) 내 슬로건!